면허 없이 살 수 있는 직업에 도전했던 기록들
강박증이 있다. 계획을 세우지 않으면 불안하다.
당장 계획이 없으면 불안하고 인생이 망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렇다고 딱히 계획대로 착실히 산다는 것은 아니다. 계획 강박과 성실함은 매우 다르다.
퇴사를 결심하면서도 다르지 않았다. 아무도 채근하는 사람이 없었지만 나는 쫓기듯 퇴사 후 플랜 A, B, C를 급히 만들었다. 하지만 모든 게 그러하듯, 그 플랜들은 초기의 의도와는 다르게 변형되고 재 배치되고, 은근슬쩍 사라지기도 했다.
퇴사 후 5개월이 지난 지금, 이제 여기저기 뻗쳐나갔던 나의 진로 플랜을 정리해 나열해보려고 한다. 이 플랜들은 면허 없이 살 수 있는 직업들에 도전했던 간호대 졸업자의 개인적 기록이다. 스스로(얼마나 많은 삽질을 했는가) 점검하는 의미도 있지만, 나처럼 간호사 면허가 족쇄처럼 느껴지는 간호학생이나 간호사를 위해 글을 쓴다. 간호가 싫다면, 병원이 지긋지긋하다면 스스로에게 기회를 한 번 줘 보자. 100세 시대에 우리가 간호대생으로, 간호사로 살았던 날들은 생각보다 그리 길지 않다. 인생 전체를 놓고 보면 그리 지분이 높지도 않을 몇 년 때문에 평생을 간호사로 살기엔 너무 아깝다.
미리 말하건대, 이 플랜들이 당신이 보기엔 중구난방 현실성 없이 뜬금없는 이야기일 수 있을 수 있다. 혀를 쯧쯧 차면서 간호사 면허 믿고 아직 배가 불렀다고 말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나는 나름대로의 논리를 가지고 치열하게 고민해 내놓은 플랜이라는 것을 믿어 달라. 모든 플랜이 만들어지고, 없어지고, 디테일이 바뀌는 데에는 합당한 나름의 이유가 있다. 적어도 나에겐 그렇다.
* 인스타그램 계정 @writer.mon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