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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니 May 17. 2020

#딴짓에 #레버리지를 적용해보자

과거의 내가 벌인 딴짓 때문에 현재의 내가 번아웃 직전이라면


요즘 많이 지쳐있다. 배터리가 딱 10% 남은 핸드폰처럼, 꺼질 듯 말 듯 깜박거리는 정신을 이끌고 닥친 일을 쳐내고 있다.


회사 업무가 많은 건 그렇다 치고, 이렇게 된 건 그동안 벌여 놓은 각종 딴짓의 지분이 크다. 과거의 내가 벌여놓은 일을 수습하는데 정신이 없어 제대로 충전할 새가 없다. 회사 일은 회사 일대로, 벌려 놓은 일은 벌여 놓은 대로 일을 쳐내며 몇 달을 살다 보니 올해 초, 선배가 내게 했던 말이 생각난다.


"모니야, 다른 것 하지 말고 돈 되는 거 해."


팟캐스트를 시작할 거라고 말했다가 들은 핀잔이다. 이 말이 요즘 들어 왜 자꾸 생각이 나는지. 분명 하고 싶어서 시작한 일이이었는데, 일에 끌려다니는 요즘은 뭔가 단단히 잘못된 것 같다는 생각이 떠나지 않는다.


선배 조언처럼, 슬슬 딴짓들은 정리하고 돈 되는 일을 해야하는 걸까.





얼마 전 '직장에서의 레버리지 전략'에 대한 글을 읽었다. 글에 따르면, 레버리지의 본래 뜻인 빚을 내어 다른 사람의 돈으로 투자하고 수익을 창출한다는 뜻처럼 다른 사람의 노력으로 내 업무 효율을 높이는 것을 '업무 상의 레버리지'라고 한다.


'레버리지'라는 개념을 곱씹으면서 내가 벌여 놓은 일들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걸 응용하면, 내가 벌여 놓은 각자의 일이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조금씩 조정할 수 있지 않을까? 



딴짓들에 레버리지 개념을 적용하기 위해, 먼저 현재 진행 중인 딴짓을 나열해 보았다: 에어비앤비, 팟캐스트, 브런치, 글쓰기 모임, 업무 관련 공부 등. 언뜻 보기에도 상당히 결이 다른 것들이 많은데, 아마도 '하고 싶다'는 단순한 생각으로 미친 추진력을 동원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지 싶다.


우선 내 딴짓들의 대 목표를 세웠다. 목표는 '업무 역량 키우기' 또는 '개인 포트폴리오 만들기'. 그리고 각각의 일을 큰 목표를 향해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결을 다듬었다.



먼저, 업무 관련해 하고 있는 공부는 글로 정리해 브런치에 업로드하기로 했다. 업무 관련한 공부는 지속하면서, 브런치 업로드 주기를 향상시키고, 내 브런치에서 다루는 콘텐츠의 폭을 넓히는 레버리지 전략이다. 


글을 쓰는 것은 운영하고 있는 글쓰기 모임을 최대한 활용한다. 멤버들과 글을 쓰는 한 시간 동안, 최대한 효율적으로 글을 쓸 수 있도록 개요와 참고자료 정도는 미리 정해서 참여해야겠다. 모임에서 쓴 글은 가능하면 브런치에 업로드할 예정이다.


팟캐스트는 콘텐츠를 기획하고, 사람을 만나는 데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콘텐츠를 만드는 것은 내 업무에서 떼려야 뗄 수 없기에 팟캐스트는 좋은 실험의 장이 될 것이다. 게다가, 인터뷰 핑계로 다양한 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인맥을 넓힐 수도 있다니 파워 E성향인 나에게 이건 그냥 흥이 나는 일이다. 이런 인연들은 언젠가 꿈인 탈간호인의 커뮤니티를 만드는 데 필요한 레버리지가 될 수도 있겠다.


그리고,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에어비앤비 운영은 과감히 포기하기로 했다. 애정을 갖고 운영한 에어비앤비지만 생각보다 품이 많이 들어서 지쳤기도 했고, 요즘은 코로나19로 인해 운영을 지속할 이유도 없어졌다. 예상보다 빠르게 접게 되었지만 오랫동안 하고 싶었던 버킷리스트를 해결했으니, 이쯤에서 미련 없이 떠나보내기로 한다.




이번 기회에 내가 하고 있었던 일들을 점검하고, 레버리지 개념을 적용해보면서 그동안 내가 왜 그렇게 허덕였는지 알 수 있었다. (...) 목표가 다른 각각의 일들은 한눈에 파악이 되지도 않고, 개별적으로 카운트되기 때문에 부담감이 상당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 일을 최소 일 년에서 서너 달을 계속해 왔던 내가 지쳐버린 것은 당연했다.


지치기 직전, 우선 급한 불은 껐다. 그래도 언젠가 하고 싶은 일은 계속해서 생겨날 것이다. 


그래도, 이번 계기로 달라진 것이 있다면 이제는 불같은 추진력을 무기로 다짜고짜 시작해 버리기 전에, 살짝 퍼즈를 줄 예정이라는 것. 그리고 그 잠깐 동안에는 시작하려는 일이 지금 하고 있는 일들과 어떻게 서로 레버리지 할 수 있을지 구상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


아직은, 다짜고짜 시작하는 것이 익숙하고 편하다. 하지만 이 잠깐의 퍼즈가 미래의 나의 유일한 구원자라는 것을 너무나 잘 알기에, 나는 딴짓의 레버리지 원칙을 다시 확인해 본다.



병원 밖으로 나온 간호사 ; 전 간호사, 현 마케터의 탈간호 후 격한 방황기 및 두 번째 신입 생활

인스타그램 계정; @writer.mo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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