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말을 하지 않아도 될 시절에
굳이 많은 말을 하였다.
부질없이 아름다운 것들 앞에서
사악하게 탕진되어버린 아름다움 앞에서,
굳이 아름다움에 대해
말해야 하는 순간들이 있었다.
그것은 어떤 삶의 아이러니들이었고,
이루어지지 않아도 될 것들에 대한
쓰잘데 없는 집착 같은 것이었다.
어떤 이들은 이미 알고 있었다.
한번도 아름다운 적이 없었다면
추해질 일도 없다는 걸.
해서 그들은 애초에
아름다워지는 길 따위는 탐하지도 않았다.
그것은 또
그것대로 아름다웠고
또 그것대로 추악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