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is true> 영화를 보고
한 여름의 열기를 더는 두려워 말라.
사나운 겨울의 폭풍도 두려워 말라.
그대는 속세의 과업을 끝냈도다.
집으로 돌아왔도다.
품삯도 받았도다.
빛나는 청년과 처녀 모두 굴뚝 청소부처럼 돌아가리라
엄마가 받은 품삯을 생각해보고 아름다운 청년 아빠와 빛나는 처녀 엄마의 재회를 상상해보았다. 그리고 3년이 지난 지금 다시 이 영화를 보았다. 죽은 셰익스피어의 아들이 눈에 들어온다. 그는 말한다. 이제 나의 이야기는 완성이 되었다고, 이제 쉴 수가 있다며 떠난다. 아들이 어떻게 죽게 되었는지 진실을 알게 된 아버지, 진실을 숨기고 산 자들을 위한 선택을 한 어머니, 늘 죄책감으로 살 수 밖에 없었던 누나들 모두 각자의 이야기의 진실을 가지고 있다.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이 바탕에 있었기에 그들의 이야기는 모두 진실이다. 각자의 몫을 살고 서로의 손을 잡아주는 가족이 있어 행복하다.
업어준다는 것
박서영
저수지에 빠졌던 검은 염소를 업고
노파가 방죽을 걸어가고 있다
등이 흠뻑 젖어들고 있다
가끔 고개를 돌려 염소와 눈을 맞추며
자장가까지 흥얼거렸다
누군가를 업어준다는 것은
희고 눈부신 그의 숨결을 듣는다는 것
그의 감춰진 울음이 몸에 스며든다는 것
서로를 찌르지 않고 받아준다는 것
쿵쿵거리는 그의 심장에
등줄기가 청진기처럼 닿는다는 것
누군가를 업어준다는 것은
약국의 흐릿한 창문을 닦듯
서로의 눈동자 속에 낀 슬픔을 닦아주는 일
흩어진 영혼을 자루에 담아주는 일
사람이 짐승을 업고 긴 방죽을 걸어가고 있다
한없이 가벼워진 몸이
젖어 더욱 무거워진 몸을 업어주고 있다
울음이 불룩한 무덤에 스며드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