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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루달 Sep 20. 2022

그때처럼 책을 읽을 수 있을까

-1인 독립 학원 이야기

누구는 어릴 적 위인전이 좋아 위인전만 읽으며 힘든 시절 희망을 가졌다고 하고, 누구는 그림이 많은 그림책이  좋았다고 하고, 누구는 할머니가 들려주는 이야기가 좋았다고 하고, 누구는 역사책, 누구는 만화책을 읽을 때 재미있었다고 한다. 우리는 그때처럼 책을 읽을 수 있을까?  


대학원 1학기 과제로 읽어야 하는 책들은 수준이 높아 1장을 1시간 씨름한 적도 있었다. 이해가 되지 않아 또 읽고 답답해서 다시 읽고, 다음 장과 연결이 되지 않아 전  페이지로 돌아가며 읽었다. 문학책은 그나마 읽기 편했지만 안 읽어본 책이 많아 정말 닥치는 대로 읽은 것 같다.  시, 소설, 희곡, 수필, 전문 서적, 아동 분야 책, 다양한 책 을 읽는 동안 힘든 고비가 지나자 (사실 언제 지났는지 모르지만) 책 읽기가 조금 수월해지고 재미있는 시간이 되고 습관이 되었다. 학기가 끝나면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적도 있었지만 이제는 학기랑 상관없이 책 읽기를 즐긴다. 과거에는 부끄럽지만 논술을 가르치는 사람이 읽은 책이 한정적이었던 것이다. 지금도 다독보다는 정독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다독의 기준은 개인마다 다를 것이 고 정독도 천천히 읽는다고 정독이 아닐 것이다. 다독이 정독의 바탕이 되는 것 같다. 아무 목적 없이 그냥 다니고  싶어 다닌 대학원이었고, 지금도 어떤 목적을 달성했다는 평가를 하고 싶지는 않지만, 좋은 사람들도 남고 책도 남았다. 왜 우리는 아주 어렸을 때나 나이가 들어야만 책을  즐겁게 읽을 수 있나. 습관적으로 책을 접하는 문화가 필요하다. 누구의 추천이나 타인의 시선을 뺀 독서를 하다 보면 즐거움이 되지 않을까. 그러나 순수하게 책을 읽을  수 없는 사교육 현장에서 마냥 즐거워서 책을 읽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아직도 딜레마처럼 해결되지 않는 부분 이다) 책을 매개로 통과하는 시간은 즐거운 소통 작업임에 틀림없다.  또 주어진 지침서로만 아이들을 가르쳤다면 이렇게 책을 정독하지 않았을 것이다. 과거에 본 지침서가 물론 바탕이 되고 도움이 되었지만 정확한 지도를 하기 위해 여러 번 읽고 다시 생각하고 수정하는 작업은 분명 책 읽기에 도움을 주었다. 어느 날은 교재 만들기가 버겁고 하기 싫을 때도 있지만, 좋은 책을 함께 읽었다는 기쁨의 순간은 오래간다. 책도 사람을 만나야 하는 것 같다. 함께 하는 독서가 바로 그때처럼 책을 읽을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이 아닐까 생각한다. 아이들에게 책을 함께 읽는 어른으로 기억되고 싶다. 오늘도 나는 1인 독립학원을 운영하는 중이다.



독립출판으로 책을 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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