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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루달 Nov 15. 2022

책 내고 싶으세요?

세 번째 단계는 고치고 또 고치기

 책을 내고 싶어 글을 부지런히 썼다. 작가라는 명함을 얻고도 싶었다. 그러나 이런 글로 책을 내도 되나 고민하는 순간이 온다. 그것도 인쇄하기 직전에, 인디자인을 다 마쳤음에도 불구하고, 부끄러움이 밀려온다. 너무나 뻔한 글인 것 같기도 하고, 이미 다른 사람이 쓴 콘텐츠가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오타가 있고 어색한 문장이 있을 것만 같고, 지인 외에는 아무도 읽어주는 사람이 없는 책이 될 것 같기도 하다. 자신감이 시간이 갈수록 떨어진다. 여러 번 읽고 또 읽어서 이제는 읽기도 지겨운데 또다시 교정, 교열을 봐야 하는데 오히려 계속 글을 읽을수록 혼란이 온다.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유명한 작가도 당신 글은 쓰레기 같다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 작가는 여덟 번의 퇴고 후에는 훌륭한 글이 되어있을 거라고 답했다. 다시 용기가 생긴다. 나의 글이 부끄럽지 않기 위해 최소한 퇴고할 부분을 생각해본다. 첫째, 좋은 글은 무슨 말인지 바로 알 수 있어야 한다. 이게 무슨 말이야? 하고 독자가 묻는다면 제대로 쓰지 못한 것이다. 너무 문장이 길거나 주어, 서술어가 맞지 않았거나, 적절한 단어를 쓰지 못했거나 이유는 많다. 좋은 글은 무엇을 말하는지 분명해야 한다. 나는 계속 무엇을 말하고 싶었나를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관성은 그렇게 나온다.


 둘째, 우리는 유교문화권에서 지식이 높은 사람을 선망하면서 자랐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잘난 척을 하는 글을 쓴다. 한자어가 많거나 어디서 들은 어려운 말을 많이 쓴다. 이오덕의 "우리 글 바로 쓰기"책을 읽고 유시민 작가도 부끄러움이 밀려와서 다시 글을 수정했다고 한다. 나의 지식을 뽐내기 위해 나도 정확히 모르는 단어, 한자를 썼다. 평소에 쓰는 일상어, 우리말로 바꿔야 한다. 힘을 빼면 더욱 솔직한 글이 된다.


  마지막으로 무엇이 나를 부끄럽게 했나 생각해 보면 내가 짧게, 게으르게 사고한 시간이다. 내가 이 주제를 충분히 사고를 한 후 나만의 것으로 만들었는가 생각해 본다. 쉽게 내린 결론, 또는 멋있어 보이는 의견에 무조건 옳다고 따라한 나의 짧은 글쓰기 시간에 대해서 다시 수정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교정, 교열은 기계 맞춤법 검사로 해결할 수 있다. 그러나 진정성에 대한 문장은 나만이 알 수 있는 무엇이다. 그것이 들통날까 봐  부끄럽다면 다시 써야 한다. 글은 오랜 고민과 생각을 한 후 나의 것이 된다. 왜 내가 그렇게 생각하게 되었는지 어떤 일이 있었는지 구체적으로 쓰고 나만의 어휘를 사용한다면 부끄럽지 않다. 나의 의견에 딴지를 걸 사람이 많다는 걸 알면서도 나의 생각을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태도가 진정한 작가라고 생각한다. 그럼 좀 문법적으로 틀린 문장이 있어도 최소한 부끄럽지는 않을 것 같다. 드디어 솔직한 나의 글 완성이다. 더 이상 교정 교열이 필요 없다면 인쇄하자.


보너스: 많은 작가들이 화면으로 된 글을 인쇄해서 교정 교열하는 방법, 소리 내어 읽기 방법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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