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물다

by 해리

푸른 잎새 사이로 밤공기가 내려앉고

노을이 지던 하늘에 한줄기 빛이 어렸다.


네가 서 있던 거리를 바라보다

문득 기우는 서쪽 끝을 바라보았다.


홀연히 떠있는 별 하나,

저무는 빛에 당신이 떠올랐다.


그날의 네 숨결, 네 향기, 목소리는 내 안에 그대로인데


너는 온데간데없이

별이 맞닿은 자리에 아스라 졌다.


별을 따라 걷던 나에게 너는 세상이

아름답다 웃었고,

아름답다 울었다.


초여름 밤의 끝.

아름답던 너는 저물고,

나는 네 자리에 홀로 서있다.

토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