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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바트로스 Apr 13. 2021

희생과 헌신이라는 이름의 폭력

진정으로 남을 행복하게해 줄 유일한 방법

얼마 전 ‘국제시장’이라는 영화를 보고 나는 감동보다는 시종일관 불편함을 느꼈다. 특히 주인공이 여동생의 결혼을 위해서 평생의 꿈이었던 항해사를 포기하고 베트남전에 참전하는 장면에서는 울화통이 터졌다. 저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자신에게 너무나도 큰 죄를 짓는 것이다. 고작 결혼식 때문에 그 돈을 받은 여동생도 평생을 죄책감에 살아갈 것이다.


“자신들은 못 먹고 못 입어도 자식을 위해 희생하는 부모님의 은혜...” “사람들의 죄를 대신 짊어지고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신 예수 그리스도...” 나는 이런 종류의 말을 들으면 마음이 편하지 않다. 뭔가 깔끔하게 떨어지지 않고 찝찝한 기분이 든다.


물론 감사함도 느껴지지만 희생과 헌신은 받는 사람으로 하여금 어딘가 죄책감을 강요하고 그 주체로 하여금 원망과 보상심리를 불러일으키는 말이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희생과 헌신은 하는 사람과 받는 사람 모두에게 건강하지 않으며 어떤 행위의 궁극적인 수혜자는 반드시 자기 자신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평생 일군 수십수백억의 자산을 쾌척하는 부자들의 동기는 분명히 희생과 헌신이 아니다. 내가 아는 한 그들은 자신이 행복하기 위해 기부를 한다. 마찬가지로 아이를 키우는 이유나 누군가를 부양하는 일 역시 나 자신의 행복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희생과 헌신에는 자기 자신이라는 가장 중요한 주체가 빠져있다. 그리고 자기 자신의 존재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숭고하고 중요하다. 우리가 스스로 자존감 높고 행복한 삶을 살 때에만 우리는 진정하게 남을 행복하게 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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