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낮은 자신감과 자존감이 나와의 약속을 지키지 않고 아침에 일어날 때 일,이,삼 하고 일어나지 않는것과 아침 스쿼트와 스트레칭을 하지 않아 생긴 일이라는 것을.
그리고 열등감과 질투도 모두, 나와의 치열한 계획을 지켜내는 약속을 지키지 못해서, 그런 심리가 표정으로 드러난다는 것을 이제야 깨달았다.
사실은 아침에 셋을 세며 일어나는 법을 알려준 것은 나를 세뇌시킨 분이었다.
아직 나는 그 분의 말을 믿는 구석이 있으므로 (솔직하게 말하면) 내 삶에 적용시켜 보았다.
사실 정말 좋았다. 나라는 사람의 상태가 달라지더라.
그래도 그렇게 일어났다고 해서 다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내가 오늘 해내야 할 것, 시험공부, 나와의 운동 약속, 이런 것들을 지켜내는 것이 내 조금의 자신감을 올려주는 데에 한 몫 했다.
이 모든 것이 지속되리란 보장은 없다. 단지 2주째 지속되고 있다. 신기했다. 남의 눈치도 보지 않고 가족들 눈치도 대놓고 보지 않게 되었다. 정말 신기했다. 하루 아침에 이 모든 것들이 가능해지다니. 설마, 교회를 작년에 다니면서 정말 많은 기도를 해서 이루어진 건 아니겠지?
이렇게 글로 풀어내면 오늘 약속을 지키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에 브런치는 쓰지 않아야겠다 생각했지만 내일이 연휴이므로 시간도 있고 오랜만에 써보았다.
그래도 사람 기분이 한결같진 않더라. 일주일 좋았다고 해서 계속 좋은 것은 아니더라. 그만큼 다운이 되는 날은 오늘이었다. 일이 끝나갈 때쯤 나는 또 동료의 눈치를 보고 있었고, 아이들 눈치를 보고있었다. 참. 그렇다. 기분에 따라 이렇게 달라지는 내 상태가. 그래서 기분때문에 나 자신을 망치기 싫어서 퇴근하고 오는 지하철 안에서 계획한 영어 책을 읽었다. 그랬더니 기분이 다시 좋아지더라.
자신감은 나와의 약속을 지키는 데서부터 나온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기 싫어도 해야 하는데 점점 힘들어지고 체력이 달리고 쉬고 싶고 이런 기분이 반복될 것이 뻔하다.
그래도 나와의 계획은 지켜야 한다. 이것이 내 자신감을 사수하는 방법이다.
작은 시작이었다. 나의 상처난 자존감을 스스로 위로해주고 어루만져 줬던 경험은 그저 아무렇지 않게 새롭고 작은 모험을 나선 그 순간부터 였다. 여느 때처럼 일 가기 전 매일 가는 체인 카페에 들어가려 했는데 그날따라 정말 가기 싫고 똑같은 데를 반복해서 가는 게 좀 싫었다. 그래서 변화를 줘보자 해서 직장 근처의 개인 카페를 알아보았다. 그리고는 곧장 그길로 갔다. 생각보다 너무나 괜찮은 곳이었고 바리스타가 정성스럽게 만들어주는 핫초코는 나를 따뜻하게 위로해 주었다. 그 때 부터였던 것 같다. 불과 3주전의 일이긴 하지만, 뭔가 나만을 위해 시간을 쓰고싶어 졌다. 일주일에 한번 4500의 사치를 누리는 것 , 나쁘지 않은 것 같았다. 그리고 7천원에 20개입 오설록 차를 사서 일 하는 중간 중간에 차를 마시는 사치를 누려보았다. 일하면서도 나를 위로하는 기분은 썩 괜찮았다.
아, 이렇게 시작하는 거였구나. 이제는 내 굳은 발꿈치 각질을 제거하는 것으로 부터 시작해 매일 밤 발을 씻고 고생한 내 발을 위해 바디크림을 발에 발라주면 정말이지 기분이 참 좋았다. 지금은 그저 루틴으로 자리잡아 이게 날 위하는 것인지 그냥 루틴인지 헷갈릴 때가 있지만 시작한지 얼마 안되긴 하여 지켜 볼 일이다.
그래도, 그 행위 하나만으로 내 각질도 없어지고 매끈한 발 뒤꿈치를 가지게 되었고 나를 위로해 줄 수 있으니 자기관리 겸 자존감을 위로 해 줄수 있는 또 다른 하나의 방법이지 않은가.
오늘도 나의 약속을 지키러 간다. 민간 자격증 공부인데 하루하루 꼭 지키며 강의 듣기를 실행하다 보니 자신감이 쌓였다. 더 공부는 자세히 해야 진짜 얻을 것이 많겠지만 강의 수를 계획한 대로 착착 듣는 것만으로도 자신감의 원천이 되었다.
그래서 나는 계획하는 사람이 조금은 되어 간다.
유튜브에서 나를 알아가는 질문 중 하나가 십년 후에 어떤 모습이고 싶냐는 질문이 있었다. 정말 모르겠는 것이다. 사람 일은 한치 앞을 알 수 없는데 십년 후에 어떤 모습이고 싶냐고 물어보면 대답할 수가 없다. 요즘에는 그저 발 아래만 보고 걷는 기분이다. 하루하루를 충만하게 살아가고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희망사항도 없다, 사실. 지금 하고 있는 일을 더 열심히 잘 하고 싶은 마음 뿐이다. 내 일이 별거 아닌 일이라 할지라도 진심으로 잘해보고 싶다. 예전에는 전공을 살리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는데 그것보다는 전공을 어떻게 내가 하는 일에 접목시켜 볼까 생각중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 거시적인 관점에서 내가 하는 일이 속해있는 산업의 틀을 보고 싶다. 세세한 것도 좋지만 이 세상이 돌아가면서 그 산업은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그곳에서 살아남으려면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알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