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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트롱사이다 Sep 19. 2020

#11. 유투브로 자폐 마주하기.

멈추지 않고 이야기하는 사람들.

 요즘 나는 자폐 관련 유투브 영상을 많이 보고 있다.

재미있는건 이렇게 보다보니 알수 없는 알고리즘으로 유툽 ai가 열심히 관련영상을 추천해준다.

그 덕분에 여러 자폐아이를 키우고 있는 부모 유투브들을 많이 발견하게 되었다.


사실, 건우와의 미래를 떠올리면, 잘 그려지지 않을때가 많다. 마음 한구석이 돌덩이 처럼 묵직하기도 하다.

하지만, 즐겁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자페가족들의 유투브를 통해서 우리 가족의 미래도 엿보았다.

그냥. 하루하루 소소하고 즐겁게 저렇게 살면 되겠네.

특히 자폐 한나씨의 유투브를 보면서 어느순간,,

아 특별할게 없는 가족의 모습이구나.

https://youtu.be/eO825T3wQjc


자폐라는 무게를 너무 힘겹게 생각한 나의 부담감이 한나씨를 통해서 많이 없어졌다.

그리고 이런 한나씨를 잘 키우고 계시는 멋진 부모님과 언니와 동생. 특히 여기 언니분은 드라마 작가 분이셔서 개인적으로 한번 만나보기도 하였다.

(네네. 제가 태평양 오지랍입니다.ㅋㅋ)

그언니를 만나본 이유는 장애동생을 대하는 비장애 형제자매들의 마음을 알고 싶어서였다.


나도 요즘, 첫째아이가 부쩍 동생이 다르다는걸 알고

이것저것 많이 물어보고 있고 그때마다 일곱살 눈높이로 설명은 해주고 있는데 그래도 잘 이해가 안가는 눈치다.

한나씨언니와의 만남은 나의 이러한 걱정과 근심을

한번에 웃음과 같이 날려주었다.

여느 다를게 없는 그냥 보통의 언니였고, 자기는 태어났을때 부터 동생은 ‘그러한 존재’였기에 부모가 생각하는 만큼 애틋하지도 특별하지도 않았다며 담담하게 이야기하더라.

그러니 너무 애틋하게 첫째를 바라보지 마셔도 될것,

사춘기는 힘들었으니 마음의 준비를 하실것.ㅋㅋ

(그건 비장애인아이도 힘든시기니 비슷한거 같아요 라는 현실 첨언과 팩폭을 해주었다)

그속에서 자폐를 받아들이고,여느 일반가족과 다를바 없는 모습에서 안도감을 느꼈다.

다시 한번 내마음속에 아직 자폐를 무언가 특별하고도

힘든 것이라는 태도를 들킨것 같아 다시한번 반성했다.

이런 태도들의 변화는 시간이 걸릴것 같다.

하지만 일년전의 내모습을 떠올려보면 정말, 많이

변했다. 그 당시엔 막연한 두려움과 공포에 압도되어

꽤 많이 힘들었고 방황했었다.


그리고 보무리 유투브를 통해 20대 성인으로 자란 남자 자폐인의 일상도 볼수 있는데, 운영은 엄마가 하신다

https://youtu.be/IvEzoO6p3_4


그엄마가 자폐아이를 키우면서 일년여만 치료에 매진하고 그 이후엔 시골로 내려가 엄마표로 아이를 키웠는데,

그 결단에도 놀랐고, 그 과정의 힘듦을 감히 상상이 안되었다. 보무리님은

지금 운전도 가능하고 대화에 크게 문제없는 모습이 매우 놀랍다. 내가 본 자폐청년 중 이렇게 말을 잘하고, 운전까지하는건 처음 보았다.

보무리님을  보면서, 건우의 장미빛 미래도 그려보게 된다. 보무리 어머니 말씀 중 인상깊은 부분이

‘자폐아이라고 너무 한계를 두지 마세요. 모두 다

반복하고 가르치면 할수 있습니다. 할수 있어요.

미리 엄마가 그 한계를 긋지 마세요’

정말 순간 어찌나 뜨끔하던지...

나는 어느순간 ‘우리 건우가 할수있을까요? 못할거 같은데요...’라는 말을 자주 하고 있더라.

이 역시 자폐라는 장애 앞에 내 스스로 한계를긋고

이정도만 해도 얼마나 좋냐고 자기합리화를 하고 있던거다.

정말 건우에게 미안하다. 엄마가 비겁했다. 엄마가

경험치가 낮았다.

이렇게 자신의 이야기를 유투브에 기꺼이 선뜻 나누어주시는 분들 덕에 오늘 자폐를 안고 사는 우리에게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선한영향력이란게 바로 이런 것이구나 싶다.


이렇게 공유하는 삶 덕분에, 많은이들이 나만 힘든것이 아니고 한계는 없고, 앞으로 쉬지않고나가면 분명

길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장애라고 일상이 다르지 않고 특별하지 않으며,

그저 하루하루를, 소소하고 평온하게 살아가고 있는것이다..

이러한 것들을 보면서 나의 마음속에

작은 목표들이 하나둘씩 생겨나고있다.

그 계획들만 생각하면 참으로 두근두근 한다.

자폐의 인식개선과 제도 변화를 위한 ‘행동’이

꼭 필요하다. 이에 따른 것들을

하나씩 하나씩 해나갈 생각이다.

먼지같은 움직임이지만, 뭐라도 하는게 어디인가.

나 역시 공유받은 삶에서 나의 삶도 공유하고

지식과 정보를 기꺼이 나누는 삶을 살아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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