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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트롱사이다 Nov 11. 2020

#13. 작은 마음이 모이면..

결심이 된다.


오은 시인의 인스타에서 본 글귀였는데, 

한번에 눈에 확 박혔다. 


작은 마음이 모이면 결심이 된다....


어떤날은 이런 문장 하나에 마음을 뺏겨 많은 생각들의 흐름이 생기곤한다.

돌아보면, 아이의 장애를 마주하면서 힘들었던 포인트들이 도대체 어디서부터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를 잘 모르겠다는 점이었다.

단순히 정보를 모으는 목적으로 검색을 하는것 조차도, 두려웠다.

아마 겪어보지 않은 말은, 이게 무슨말일지 잘 모를지도..

내가 검색창에 

'자폐'라고 검색해보는것도, 굉장히 망설였다. 그걸 검색하는 순간

모든걸 내가 다 인정해버리고, 아이의 상태를 내 스스로 규정짓는거라는 무서운 마음.

지금 생각하면 말도 안되는 생각들이었지만, 그 당시 

자폐를 마주하고 싶지 않고 회피하고 싶은 나는 그런 못난이였다.


그래서 '느린아이' 관련 카페에 가입하고 정보를 얻는것조차, 발달지연 판정을 받고

한참후에야 가입하였다.

그렇게 외면한다고 해서 달라질것도 없었는데 그런 ' 두려운 마음' 들이 나를 늘

힘들게 했다. 

하지만,  아이가 점점 발달이 뒤쳐지고, 제자리 걸음이다 못해 퇴행하는 모습들.

상동행동 등이 나타나면서 나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런 순간순간의 '작은 마음'들이 모여서, 다시 바닥에서 부터 검색을 하고, 정보를 모았다.

그리고 ABA 를  시작했고 관련 책들을 모아모아 읽기 시작했다. 

선생님들과도 적극적으로 이야기를 했다. 입에서 자폐라는 단어가 자연스럽게 나올때까지

몇년이 걸린것이다. 

그게 뭐라고!

세상쿨한척은 겉으로 다해놓고, 정작 나의 문제가 될때 나는 얼마나주저하고, 마주하지 못했는지.

인간이란, 참. ...

그 덕분에 나는 나라는 사람을 아주 현미경처럼 많이 드려다보는 일이 많아졌다. 

왜 내가이런기분이 드는지, 왜 이렇게 행동하는지...

예전에는 무심코 넘어간 것들을, 아주아주 관찰하듯 , 분석해보기도 한다.

나를 잘 알아야 남도 알고 할것 아니냐.

생각해보니 나는 나를 잘몰랐더라. 

이제야 겨우 나는 나를 조금 알겠다라고 말할수있다.

아이가 아니었으면 , 이 계기가 아니었으면 나는 계속 보이는 나와 보이고 싶어하는 나라는

틀 속에 갇혀 살았을것이다. 

모든 일에는 의미가 있다는 말을 좋아한다. 

아이의 자폐를 받아들이는 동안,  나는 확실히  성장하였다. 

이러한 경험치를통해 나는 더 나은 내가 되고 있다. 그것만은 확실한 사실이다.

지금의 내가 참 좋다.

왜냐하면 나는 멈추지 않고 계속 성장하고 있다. 내면적으로 말이다. 

예전엔 보이는게 참 중요했고, 그걸 지키려고 참으로 안간힘을 쓰며 살았다.

그때의 나도 괜찮은나였지만, 늘 초조하고 불안에 시달렸다.

만족이라는게 없었다. 만족할 수준이 되면 더 높은 목표를 잡아 또 나를 괴롭혔다.

문제는 어떤 목표를 향해서 가는지 방향설정도 애매했고, 그저 좀더좀더 만 외쳤다.

심지어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만족하고 편안함을 느끼는지를 외면했다.

내가 좋다고 말하던 것들이 남들이 좋아하는 것들인 경우가 많았다.

이제는 나는 조금씩 나는 이런 사람입니다. 나는 이런것들을 좋아합니다라고

말할수 있게 되었다.

그냥 지금부터는 내가 좋아하는것. 내가 해야겠다는 것들을 바로바로 해보기로 했다.





https://youtu.be/aO5AN6YVIF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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