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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트롱사이다 Nov 23. 2022

 #31. 너에게 가는길

알고 싶어 너의 세상.

넷플릭스에서 보게된 다큐멘터리 영화 <너에게 가는 길>.

자식들의 커밍아웃에 관한 퀴어영화 이자, 가족영화다.

커밍아웃을 한 자식들을 이해하는 과정, 그리고 그들을 지지하는 지원군이 되기까지의 엄마들의

여정을 그려내었다. 어디서 본 기억이 나서..찾아보니

  EBS <다큐프라임>-'부모와 다른 아이들' 3부작 중  1부 '나는 내 자식이 자랑스럽습니다'-

성소수자자녀와 부모 이야기' 에서도 나온 이야기들이었다.

그때 너무 인상깊은 분이셨던 비비안 . 부부가 아이의 커밍아웃에 대해 받아들이는 과정과

성소수자 부모모임에서 활동하는 모습이 놀라웠다.  예준의 엄마인 비비안. 다큐 영화의 주인공이 되었다. 

소방공무원이신 나비는 FTM 트랜스젠더 한결의 엄마로 또다른 주인공이다. 


'시작은 아이의 커밍아웃이었지만, 결국에는 제가 성장했습니다"라고 말하는 엄마 비비안.

이 영화를 보면서 나는 우리아이와 나를 많이 생각했다. 

이 이야기가 소수자의 이야기이다 보니, 자폐 스펙트럼으로 살아가는 우리의 이야기와 접점이 참으로 많았다.


" 이런 세상에서 애들이 살고 있었단 말이야?" 그때부터 부모는 투사가 되었다. 

성소수자라는 이유만으로 공포를 떠는 아이의 손을 힘껏 잡고 같이 행진하기 시작했다. 

내 아이가 힘겹게 커밍아웃하며, 사회의 문을 겨우 열었는데... 그 문앞에서 

부모들은 도망치지 않았다. 


이런  '부모의 용기'를 보며 다시 내마음을 돌아보게 되었다. 

영화감독 변규리는 이렇게 말한다. 

"엄마이자 여성, 노동자로서의 사회를 겪어낸 나비와 비비안의 영화입니다. 

한번 보면 퀴어영화 두번보면 가족영화 세번 보면 여성영화 그리고 네번 보면 인생영화이지요" 

이 영화는 용기에 관한 기록이다. 


성소수자들이 살아가고자 하는 움직임에는 어김없이 사회는 혐오와 차별로 대한다. 

그래서 성소수자들의 부모가 모여 < 성소수자 부모모임>을 만들었고,

부모들은 아이를 다시 바라보며, 이해와 노력을 시작한다. 

그리고  사회에서 아이들이 겪을 고통 등을 공부하며, 가치관이 전혀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들의 아이를 어떻게 이해시킬지를 고민한다. 

아이를 있는그대로 받아들이는것을 넘어서, 아이와 같은 편에 서서    생각해주는것.

<아이와 같은 편에 서는것>


다시 한번, 마음에 새겨본다.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것, 그 옆에서서 손을 꼭 잡아 나란히 걸을것!


영화 중 인상깊었던 장면이 엄마가 아이에게 사과를 하는 모습이었다.

내가 널 부정했다고...생각해보니 너의 존재자체를 부정한것이었다고


"..이건 나의 잘못도 너의 잘못도,아니고, 

너를 못받아들이는 이사회가 잘못되었다고 이야기했었어야 하는데..정말 미안해..."


글로는 아이 자체를 사랑하세요, 존재로 감사하세요 그렇게나 많이 보고 듣고 하는데 

실제로 이런 문제에 맞닥뜨렸을때는 남들과 다르지 않았으면, 튀지 않았으면....정상적이었으면...하는

그런 마음이 앞선다. 더 솔직하게  내 머릿속에 그려놓은 이상적인 '내 아이상'이 무너지는것이 

너무 싫을것이다. 아이는 소유물도 아니고, 내 이상형도 아닌데 말이다. 

이 과정 속에 비비안이 말한대로....부모도 자란다. 

(나 역시도 참 많이 자라고 있다 ^^)


나비와 비비안 , 성소수자의 부모들은 말한다. 

사람 그 자체로 존중하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다양성이란 무엇인지 이제야 알게되었다고 말이다. 

그래서 그들은  '침묵하는 다수'에서 '목소리내는 소수'가 되기로 했다.

성소수자 부모 모임은 2014년 2-3명 자조 모임으로 시작했다가 지금은 120명이 넘는 회원이 있다.

커밍아웃의 뜻은 벽장에서 나온다는 뜻...얼마나 그 벽장이 어둡고 답답했겠나...사회적 소수자가 되어 보니 다른 소수자와 약자가 보인다고 , 그래서 아직 인정받지 못한 또다른 아들 딸들을 보며 다 자기 자식 같은마음이라고 말한다 . 

소수자의 삶. 나도 아이도 지금 겪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될것이다. 이런 영화들이 더더 많아졌으면 한다. 

동시에 나도 이러한 기록들을 해야겠다는 다짐도 해본다. 이러한 기록들이 레퍼런스로 많이 많이 남아서

퍼지고 알게 되고, 그 다음 단계의 성숙한 사회로 나아가는 계기가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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