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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라고 브런치를 싫어할리가

by 작가이유리




전업주부들은 대게 내가 한 음식이 제일 맛있다고 생각.

아니 착각에 빠질 때가 있다

그럴리가. 아니 정말 요리를 기깔나게 하는 사람도 분명 있겠지만

전업주부가 되고나서 느낀 것은 맨날 하는 음식 요리 다 거기서 거기 똑같다는 것이다.

결국 내가 가장 빠르게 하고 자신있게 하고 간편 한 것들 위주로 요리를 하게된다.

(분명 예외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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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적으로 말이다. 아이들을 위한 요리를 하고 나면은 기가빨린다.

아니 기운이 다 빠져서 사실 내가 먹기 위한 음식을 할 기력이 없다.


우리엄마가 예전에 그랬다.

음식하면서 냄새 맡으면서 입맛이 돋아나는 게 아니라 사라진다고 ...


와.. 그말을 이제서야 공감하다니 ..

20년이 지난 공감을 이제서야 하고 나니 왜 엄마가 그때 그런말을 했는지 백보 이해가 가서 죄송하다.

그래서 엄마한테 매번 엄마가 잘하는 돼지 두루치기를 해달라고 조른게 한이 된다.

엄마는 그런 말을 하면 마지못해 해주시기는 했지만 ....




오랜 타지 생활로 엄마의 손맛이 느껴지는 엄마 음식이 한창 먹고싶을때가 있었다.

워킹맘이었던 엄마는 그 투정을 내내 받아주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몇달 못가서

요리를 해달라고 하기전에 "딸 외식할까?"라는 말로 선수치곤 했었다.


그건 그렇고, 요즘 와서 생각하는 건

나도 남이 차려주는 밥 먹고 싶다 이다.

정확히는 '남이 차려주는 고급진 밥' 말이다.


그래서인지 옆집 동생이 브런치를 먹으로가자고 꼬여 댈때는 그저 그 꼬임에 넘어가고 만다.


'그래 나도 이런 것을 즐길줄 아는 주부이고 싶다.'


'브런치' 'brunch'


한날은 아는 동생이 언니 브런치 좋아해? 라고 물었을 때 내가 글을 쓰는 브런치를 얘기하는 줄 알고

흠칫 했었다.

(내 주변인은 내가 글을 쓴다는 사실을 모른다)


그만큼 나는 흔하디 흔한 그 '브런치'를 즐긴 적이 없는 한낱 전업주부였다.


하지만 동생은 달랐다. 여기저기 브런치 맛집을 다니고 블로그에 기록까지 하는 멋진 주부였다.

대단하다. 나는 그런 동생이 부럽기도하고 존경스럽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난들 이 멋진 '브런치'를 즐기지 못할 이유가 있겠냐며 스스로를 다독 거렸다.


워킹맘일때는 스스로 싼 도시락을 점심시간에 먹기 바빳다.

코로나로 아이들과의 집콕이 길어질때는 아이들이 먹다 남은 밥을 먹기 바빳다.


모르긴 몰라도 결혼하고 출산하고 그저 육아를 한다는 이유로 나는 나를 아끼지 않은 흔한 주부가 되어있었다. 그러니까 말도 안되게 몸이 붓고 살이 찌고 게을러졌다.

하지만 이제는 좀 달라져야지. 깊은 동굴에서 으르렁 대기만 하던 숨어있는 용이아니라 진짜 용이 되서

날아가고 싶은 생각이 문득 들었다.


처음에는 내가 스스로 챙겨먹지 않는 습관이 배어버려서 좋은데가서 맛있는 거라도 먹자는 생각이었다.

이야기가 옆으로 좀 샌 것 같지만 그래서 나도 세상밖으로 나와서 맛있는 '브런치'라는 것도 즐기고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야 겠다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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