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는 워킹맘이 나에게 말했다.
-어휴~~ 00네 엄마는 좋겠다! 애 등원시키고 나면 그래도 자유잖아요
나는 또 출근해야 하니 진짜 딱 죽겠다니까요
- 그러게요 애 등원시키고 회사까지 나가야 되니 진짜 힘들겠어요.
나도 자유이고 싶은데 나는 퇴근 없는 집으로 또 출근하네요 허허허허허~~~
농담반 진담이 진하게 섞인 마치 내 앞에 소주 한잔을 걸쳐야 될 듯한 대화를 무심하게
하고는 집으로 돌아선다.
나도 워킹맘으로 살아 봐서 안다.
애들 뒷바라지하랴. 생활에 도움이 되기 위해 조금이라도 벌어야 하는 워킹맘.
남편을 외벌이를 시키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도 시댁에 눈치를 안 받는 워킹맘.
하지만 그게 뭐 워킹이 회사에서 워킹하는 것도 워킹이고 집에서 워킹하는 것도 워킹이지
그렇게 보면 딱히 보수도 없고 퇴근도 없는 전업주부 워킹은 끊임 없는 싸움같이 않은가?
그런데 왜 전업주부라고 경력단절이라는 단어로 사회에서 소외된 사람으로 치부하고
날이면 날마다 관심도 그다지 없는 이름 모를 자격증들을 따라는 시댁의 눈치를 봐야 하는 것일까.
왜 전업맘은 마치 매일매일 놀고 자빠져 있는 사람인 것처럼 그런 취급을 받아야 할까.
마치 전업맘은 행복하지 않은 사람으로 치부하는 것일까? 왜?
나는 전업주부라서 햄 볶을까?
전업주부라서 햄 볶는 게 아니다. 아이들과 더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좋다.
지지고 볶고 웃고 떠들고 울고 지지고 또 볶고
그런 시간이 참으로 햄볶이다.(행복하다)
행복이 별거인가 가족의 평안이 바로 행복이다
- 힘들다는 말의 힘
누가 더 힘들고 고된 것을 논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그저 누구든 햄 볶을 시간은 가질 수 있는 것이고 그렇게 느끼는 것 또한 자유다.
워킹맘이고 전업맘이고 다 행복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하기 나름 아닌가.
어쨌든 이런저런 이유로 왜 나는 이렇게 힘들지?라고만 생각하는 하루가 힘들어졌다.
그래서 힘들다.라는 생각과 말을 안 하기로 마음먹었다.
무심코 내뱉은 아~ 힘들어라는 말이 나를 더 힘들게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래서 선언했다.
나는 가족들에게 말했다. "우리 집에서 부정적인 말 쓰지 않기 해보자! 힘들어. 죽겠다. 등등"
그러자 아이들이 "엄마 힘들다는 말부터 하지 않기~"라고 말했다.
나도 모르게 내뱉은 말들을 아이들이 다 받아내고 있었다.
나부터 고쳐야겠네.
"엄마 이제부터 절대 힘들다는 말 안 할게! 절. 대.로!"
작심삼일이 되지 않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