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사입처를 찾다.

by 하루


물고기 은반지를 팔기로 마음먹고 나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단순했다.

‘그럼 이건, 어디서 떼어와야 하지?’

처음 은반지를 팔았을 때처럼 남대문에 가면 되겠지.

가서 진열된 것들 중에 그나마 나아 보이는 걸 고르고,

사장님한테 물어보고, 현금 결제하면 된다.

실제로 그렇게 첫 사입을 했었다.


그런데, 그날 사장님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

“요즘 은값이 많이 올라서... 이것도 다 중국에서 떼와.

거래처가 있어서 거기서 받아.”

그 말이 뇌리를 스쳤다.

‘어라? 결국 이 반지도 중국에서 오는 거였어?’

그 순간, 왜 남대문에서 이걸 사야 하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똑같이 중국에서 직접 떼오면,

남대문에서 사는 것보다 단가를 낮출 수 있는 거잖아.

중간 유통마진이 빠지면, 마진 구조도 훨씬 좋아질 수 있었다.



위험은 있었다.

화면만 보고 상품을 고르는 게 처음이었고,

잘못 고르면 물건이 이상하게 올 수도 있다는 걱정도 있었다.

그래도 이제는 더 이상 눈에 보이는 것만으로는 안 된다는 걸 알았다.

‘초보라면, 오히려 더 부딪혀야 한다.’ 그렇게 스스로를 설득했다.

‘1688.’

이름만 들어봤던 중국 도매 플랫폼.

막연히 어렵게만 느껴졌던 그 사이트를, 처음으로 열어봤다.

화면은 온통 중국어였다.

일단 네이버 번역기랑 파파고를 켜 놓고,

‘물고기 은반지’를 중국어로 번역해서 검색창에 붙여 넣었다.

비슷한 디자인들이 주르륵 뜨긴 했는데,

도무지 어디부터 봐야 할지 감이 없었다.



사진을 하나씩 눌러보면서 가격, 최소 주문 수량, 판매자 등급을 확인했다.

보증서가 포함된 제품인지, 포장이 어떤 상태인지도 유심히 봤다.

그렇게 하나씩 비교하다 보니, 몇 가지는 눈에 들어왔다.

국내 스마트스토어나 도매꾹에도 비슷한 디자인은 있었지만,

단가는 확실히 1688 쪽이 저렴했다.

문제는, 결제가 안 된다는 거였다.


1688은 중국 내수용 플랫폼이라

한국 카드로는 결제가 되지 않았고,

배송도 중국 내에서만 가능했다.

그때 처음 알았다.

‘아, 그래서 사람들이 구매대행을 쓰는구나.’



그렇게 ‘1688 구매대행’이라는 키워드로 다시 검색을 시작했다.

블로그 글, 유튜브 영상, 온라인 셀러 커뮤니티까지 샅샅이 뒤졌다.

몇몇 업체들이 반복적으로 언급됐고,

사용자 후기들도 참고해서 다섯 군데 정도를 추려냈다.


그런데 막상 직접 문의를 해보니,

답변이 없거나, 수수료가 10%를 넘는 경우도 있었다.

어떤 업체는 기본 수수료에 검수비, 추가요청비, 묶음배송비까지 따로 붙는 구조였다.

그때부터 나는 ‘견적 요청’이 아니라,

‘직접 계산’으로 방향을 바꿨다.


상품 링크를 복사해서 엑셀에 정리하고,

업체별 수수료율을 적용해 총비용을 계산해 봤다.

적용 환율, 수수료, 중국 내 배송비, 국제배송비까지

모두 포함해서 따져보니 의외로 꽤 차이가 났다.




예를 들어 단가는 15위안(한화 약 3,000원)이었지만

적용 환율이 195원이냐 190원이냐에 따라

한 번에 100개를 사입하면 5만 원 이상 차이가 날 수도 있었다.

배송비도 업체마다 기준이 달랐고,

수수료는 5~10%까지 천차만별이었다.

나는 결국, 수수료가 가장 저렴한 업체 한 곳을 선택했다.

물론 이게 정답은 아니라는 걸 지금은 안다.

그 이후로도 여러 업체를 써봤고,

결국엔 수수료보다는 ‘궁합’이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됐다.

검수를 정말 꼼꼼히 해주느냐.

원산지 표시나 라벨 작업은 확실히 해주느냐.

무엇보다 문제 상황에서 내가 질문했을 때 답을 빨리, 정확하게 주느냐.

그 모든 게 다 중요했다.

하지만 그때의 나는 그런 걸 몰랐다.

그저 “가장 싸게, 가장 효율적으로”라는 한 가지 기준으로만 움직였다.

지금 생각하면,

그조차도 겪어봐야만 알 수 있는 과정이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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