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0원.
한 달 동안, 단 한 건도 매출도 없었다.
남대문까지 가서 은반지를 사 왔고, 하루 종일 사진을 찍고, 상세페이지를 만들었다. 스토어 이름도 예쁘게 지었고, 디자인도 공들였다. 그런데 아무도 사지 않았다.
밤 11시 48분. 핸드폰을 들었다가, 다시 내려놓기를 몇 번.
결국 메시지를 보냈다.
"대표님… 혹시 시간 되시면 피드백 좀 받을 수 있을까요."
잠시 후, 짧은 답장이 왔다.
"상품 키워드는 분석하고 판매하셨어요?"
그 한마디에 말이 막혔다. 분명 수업 시간에 들은 얘기였다. 근데 실전에서는, 그냥 내가 팔고 싶은 걸 팔았다.
"음… 키워드보다는 마진율에 포커스를 두고 올렸어요."
"마진율도 중요하지만, 상품이 노출되지 않으면 아무도 모릅니다. 검색량이랑 판매 상품 수는요?"
"그건 잘… 지금 보니까 검색량 2만도 안 되는데, 등록된 상품이 47만 개네요."
잠깐의 침묵이 흘렀다.
"그 시장에 47만 개나 있으면, 성민 님 상품이 눈에 띄기 쉽다고 생각하세요?"
"그래도 썸네일도 고급스럽고, 스토어도 깔끔하게 했는데…"
"사람들이 좋아하는 시장에는 이미 고수들이 꽉 차 있어요. 고래 싸움에 새우가 살아남긴 어렵죠."
말을 잇지 못했다. 대표님의 메시지는 딱 잘라 말하지만, 틀린 말은 하나도 없었다.
"촬영 잘하셨고, 구성도 괜찮아요. 그런데 네이버가 굳이 47만 개 중에서 당신 걸 상단에 올려줄 이유가 있나요? 광고를 안 쓰면, 그냥 묻히는 겁니다."
스크롤을 멈췄다. 정말 다 배운 내용이었다. 그런데 나는 그걸 전혀 쓰지 않았다.
"초보는 감이 아니라 구조로 시작해야 해요. 검색량 적고, 경쟁도 적은 틈새. 중소형 키워드요. 상품 보는 눈도 중요하지만, 키워드를 볼 줄 알아야 해요. 내가 팔고 싶은 상품이 아니라, 사람들이 검색하는데 아직 파는 사람이 적은 상품. 그걸 찾아야 팔 수 있어요."
핸드폰을 내려놓았다. 다시 내 스토어를 열어봤다.
고급스럽게 보이기만 했던 썸네일, 의미 없이 늘어진 상품명, 감성적인 이미지들.
그 안에는 ‘고객’이 없었다. 나는 파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냥 나를 보여주고 싶었던 사람일 뿐이었다.
예쁜 건 중요하지 않다. 보이는 게 중요하다.
온라인에서 중요한 건, 내가 정한 게 아니라, 고객이 선택한 것이다.
그리고, 이제야 진짜 시작이 어디인지 조금은 알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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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내가 아니라,
고객의 검색창에서부터 시작해 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