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채팅방은 생각보다 조용했다.
요란한 상술도, 현란한 유혹도 없었다.
그저 강의 오픈 일정과 가끔 올라오는 뉴스 링크 몇 개가 다였다.
강의비는 30만 원.
매주 1회, 4시간, 4주간의 일정.
적다면 적었고, 크다면 컸다.
나는 이미 부동산 강의에 2천만 원을 쏟아부었던 사람이었다.
거기에 비하면 터무니없이 저렴한 금액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망설여졌다.
나는 매달 이자로 마이너스를 찍는 통장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편의점에서 삼각김밥과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던 날들도 있었다.
지금의 나에게 30만 원은 절대 가벼운 돈이 아니었다.
주변에서는 200만 원짜리 강의를 듣는 사람들이 많았다.
나도 흔들렸다. 비쌀수록 더 좋을 것 같았다.
하지만 그 강의는 매달 고정비로 20만 원 이상이 추가됐다.
이미 대출이자로 허덕이는 내 삶에서 ‘고정비’는 공포였다.
더는, 어떤 고정지출도 감당할 수 없었다.
결국 나는 스스로 타협했다.
‘속는 셈 치자. 이거라도 안 하면, 나는 아무것도 바뀌지 않을 테니까.’
그렇게 강의를 결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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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강의는 기대와 달랐다.
나는 당연히 ‘바로 돈이 되는 기술’을 알려줄 줄 알았다.
어떻게 팔고, 어디에 올리고, 어떤 상품이 잘 팔리는지
그런 정답을 듣고 싶었다.
그런데 강의의 시작은 ‘자기소개’였다.
서로 어떤 삶을 살아왔고, 왜 이 자리에 왔는지.
사람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꺼냈다.
나는 실망스러웠다.
내가 듣고 싶었던 건 그런 게 아니었다.
나는 절박했다. 당장 돈이 필요한 사람이었다.
그런데 돌아오는 건,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였다.
호기심에 들어온 사람, 부업으로 시작하려는 사람, 뭔가 시도는 해보겠지만 간절함은 없어 보이는 사람들.
다들 너무 평범해서, ‘이 사람들이 과연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조차 그랬다. 나도 뜨내기일 뿐이었다.
그런데 놀라운 건, 그들 중에는 이미 빅파워 스토어를 운영하는 사람도 있었다는 사실이었다.
티를 내지 않았던 것뿐이었다.
나는 처음으로 ‘겉으로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구나’라는 걸 배웠다.
그리고 2주 차.
역행 전략.
그때부터 강의가 조금씩 흥미로워지기 시작했다.
내가 처음 접하는 ‘온라인 유통 생태계’라는 세계.
판매방식, 판매채널, 키워드, 전략.
하나하나 노트에 적어가며 따라갔다.
그중에서도 ‘역행’이라는 단어가 박혔다.
‘남들이 다 가는 길’은 결국 경쟁이 치열하고, 수익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말.
나는 부동산에서 이미 그런 실패를 경험했다.
‘지금 안 사면 손해’라는 말에 휘둘렸고, 남들이 가는 길에 묻어갔다.
결과는 참담했다.
이번엔 달라야 했다.
무턱대고 따라가선 안 된다는 걸, 뼈저리게 배웠다.
나는 스스로에게 질문했다.
‘나는 어떻게 팔 것인가?’
‘남들과 무엇이 달라야 하는가?’
특히 인상 깊었던 건, ‘시급의 구조’였다.
위탁-사입-제작.
어떤 상품을 파느냐에 따라 내 시급이 달라진다는 것.
단순히 물건을 떼다 파는 게 아니라, 나만의 상품을 기획하고 만들어내는 단계로 갈수록
내 시간의 가치가 올라간다는 걸 처음 이해할 수 있었다.
나는 머릿속으로 계산했다.
사입상품 25개, 제작상품 2개.
이 조합이면 월 100만 원 순이익은 가능하겠다.
처음으로 숫자로 목표가 보였다.
그것만으로도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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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4주가 끝났다.
정확히 말하면, 강의는 여기까지였다.
사업자등록, 스토어 개설, 상품 올리기
그 모든 실전은 내 몫이었다.
막막했다.
뭘 먼저 해야 할지,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아무것도 몰랐다.
그래도 유튜브를 보고, 블로그 글을 찾아 읽고, 하나하나 해냈다.
처음엔 스토어 개설만 하는데도 반나절이 걸렸고, 사업자등록은 두 번 세 번 찾아보며 겨우 해냈다.
그렇게 서툴지만 내 손으로 첫 상품을 올렸다.
그날의 설렘은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무엇보다 달라진 건, 이제 물어볼 곳이 있다는 사실이었다.
나는 혼자가 아니었다.
필요할 땐 질문할 수 있었고, 답을 찾을 수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게 무엇보다 든든했다.
지금 돌아보면,
이 강의는 내게 ‘방법’을 가르쳐준 건 아니었다.
대신 ‘방향’을 줬다.
나는 더 이상 아무 생각 없이 무턱대고 달리지 않았다.
어떻게 팔 것인지, 무엇을 팔 것인지,
내가 가야 할 길을 스스로 찾아가는 힘.
그 힘이, 나를 바꾸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게, 내 진짜 도전의 시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