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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루아 Mar 03. 2016

소중한 사람일수록

익숙함이 부르는 헛점


아픈들..

                                     미운들..


                                      그래도, 사 랑


봄 햇살이 참 따스했던 오늘..시작의 의미를 가지고

해야 할 일과 하고 싶은 일로 나누어 봄 햇살을 온전히 느끼고픈 하루였다.


그렇게 순서대로 일을 진행하던 중, 누군가의 청이 들어왔다.

부탁이 아닌 당연하다는 식의 통보.


나는 시작된 3월의 생기가 그냥 흘러가는 게 아까워

까페에서 조용히 책을 읽기 위해 조금은 멀지만

다시 가고픈 까페를 일부러 찾아 갔다.

이제 막 까페에 도착해 커피를 주문하려는데 걸려오는 전화.

까페에서 언제 나올거냐

몇시에 저녁을 먹을거냐 등등의

나의 저녁 스케줄을 묻기 시작한다.


난,,,

내가 가진 나의 한가로운 시간을 방해 받고싶지 않아서

일부러 시간을 정해놓고 움직이지 않는다.


"글쎄? 책 읽고싶은 만큼 읽다가 배고프면 그 때 밥을 먹겠지?"


상대방은 안심하는 눈치다.

내가 바빠보이지 않은 거에 안심이요,

자신의 청을 거절하지 않을거란 믿음이 있어서 또한 안심이었을거다.

나는 언제나 흔쾌히 청을 들어주던 사람이었으니까..



나는 평소 분주함이 싫어서 조금의 분주함이라도 있을 땐,

꼭 조용한 시간을 따로 가지며 나에게 쉼을 준다.

그래서 해야할 일을 하고 난 후의 분주함을

내가 하고싶었던 일을 하며 조용하게 마음을 가다듬곤 한다.

그렇게 나는 오늘..내 하루를 되도록 지혜롭게 나에게 할애하고 있었다. 그러고 싶었다.

긴 기다림 끝에 찾아 온 봄 햇살에 충분히 행복하고 싶었다.



자신의 스케줄때문에 1시간 후에 나오란다.

'이제 도착했는데? 1시간이면 책 읽을 시간도 턱없이 부족한데?

그럴거라면 일부러 여기까지 올 이유가 없는 거였는데? 그런데 왜 내가 그래야 하지?'

대화가 오가는 짧은 순간에도 무수히 많은 생각들이 내 머릿 속을 훑고 지나갔다. 머릿 속이 분주해지기 시작했다.

이 순간부터 이미 나의 쉼은 금이 가기 시작했다.

흠..

내 상황 전달을 했음에도

자신의 시간에 맞지 않기 때문에 시간맞춰 나오란다.

헉..

이런..

뭐지..?

나의 의견과 상황은 무시된 채

사전의 소통도 없이 전화로 전달된 상대방의 통보에..

그 스케줄에 내가 맞춰야하는 상황이 당황스러워 순간 나의 모든 세포들의 움직임이 멈춰버렸다.


멍~..



사람은 때때로..정말 소중한 것을 간과할 때가 있다.

다른 것에 집중하느라 정말 지켜야 할 것을 잃어버릴 때가 있다.

하지만..

그마저도 깨닫지 못하는 그 모습이 참으로 안타깝다.

그래서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그 모습이 참으로 안타깝다.

수없이 말을 해줘도 듣지 못하는 그 귀가 안타깝다.


나 또한 그 모습에서 자유롭진 못할 것이다.

나 또한 실수 투성이의,,헛점 투성이의 사람이니까..

하지만, 우리는 사람이기에 바꿀 수 있고 변화될 수 있고 노력할 수 있다.

또한 그래야만 한다.

나 있는 그 모습 그대로가 완벽할 수 없는 피조물이니까..


나는 오늘.. 내가 없는 것 같은 이 느낌에 마음이 서늘하고

내 하루가 뒤엉켜 짜증이 났다.

사람을 좋아하지만,

그 미운 행동에 화가 났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지 않는 나이기에

사람을 만나는 일이 힘들 때면

슬프다.

그게 소중한 사람일 땐 더더욱..



이 밤..글에 나의 어지러웠던 하루를 풀어내고

생각을 정리한다.


그래도, 사랑.


널 사랑한다. 그래서 더 아프고, 더 미웠다.

하지만 난..널 위해 말을 하려 해.

네가 지나치고 있는 소중한 사람의 마음 얘기를..


-3월의 깊은 한 밤중, 너에게 나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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