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의 자료를 보면 2018년 기준 세종지역 전체 주택 중 아파트는 81.6%, 단독주택이 15.3% 비율을 차지하였다. 세종지역의 아파트 비율은 전국의 60.6%보다 높으며 단독주택 비율은 15.3%로 전국 23.1%에 비해 낮다.
쉽게 말해서 세종시 그중 행복도시는 아파트의 도시라고 보면 된다. 실제로 타 지역에서 세종시에 처음 방문한 사람들의 첫인상을 물어보면 '사방에 아파트만 보인다'는 말을 하곤 한다. 행정중심 복합도시 건설청에서 행복도시 초기 단계부터 건물의 높이제한을 했기 때문에 실제로 고층 건물은 거의 없고 요리보고 조리 봐도 모두 신축 아파트만 보인다.
행복도시 전경
세종시의 아파트 분양은 2011년 첫 마을 아파트가 그 시작이었으며 당시 아파트 분양 계약률이 79.96%로 1,582가구 가운데 1,265가구가 분양계약을 맺었고 미계약분에 대한 추가 계약 후에도 1,378가구만 계약을 맺어 204가구가 미분양으로 남았었다. 첫 마을 아파트의 브랜드가 삼성 래미안, 현대 힐스테이트, 대우 푸르지오였음에도 그러한 결과가 나온 것이다.
이후 주요 1군 건설사들이 세종지역 분양시장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으로 땅을 다 팔았고 그때 그 부지를 매입해서 이후에 엄청난 분양실적을 이룬 기업이 중흥, 호반, 한양건설 등이다. 나도 그때 당시 세종청사가 신축 중이었기 때문에 세종시에 출장을 왔다가 첫 마을 아파트 공사현장을 지나갔었는데 허허벌판에 그 아파트들만 홀로 서있다 보니 누가 저 아파트를 분양받을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행복도시는 전체 6개 생활권으로 나누어져 있다.
그중 2-3 생활권에 해당하는 첫 마을이 2011년 가장 먼저 분양을 했으나 미분양이 발생했고 이후 1 생활권 분양이 이루어질 때만 해도 큰 이슈가 되지 않았다. 세종시 아파트 분양시장이 뜨거워지기 시작한 것은 2-2 생활권이 분양을 시작한 2014년부터이다. 정부 세종청사가 1, 2단계 이전을 마치고 마지막 2014년 말 3단계 이전 및 완공을 앞두고 있었기 때문에 인구도 점점 증가하고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 시점이었다.
2 생활권은 백화점과 어반 아트리움 등 상권 활성화에 대한 기대, 3 생활권은 금강조망과 대전시민의 이주수요 등 호재가 부각되면서 세종시를 넘어 전국적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실제로 내가 처음 세종시 아파트 일반분양에 청약을 한 단지도 백화점 예정부지의 맞은편에 위치한 2-2 생활권 아파트였다. 비록 백화점에 대한 소식은 아직 없지만 그때 분양한 단지가 현재도 세종시의 대장 아파트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내가 처음 전셋집을 얻은 곳은 1-2 생활권에 위치한 아파트였다. 2015년 중반까지는 대규모 입주와 분양물량이 풀리면서 세종 아파트 시장은 불안정했다. 대부분의 집주인들은 입주시기를 앞두고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전셋값을 내리고 있었다. 34평 전셋값이 1억 3천까지 내려갔었다. 그런데 2015년 말 세종 4단계 이전이 이루어지면서 갑자기 수요가 급증하더니 한주마다 몇천만 원씩 전셋값이 오르기 시작했다.
나도 인터넷으로만 알아보고 전세물량이 많은 줄 알았다가 실제 부동산에 전화를 했더니 몇 개밖에 남지 않았다고 해서 그날로 달려가 34평 아파트를 1억 5천만 원에 계약했다. 나보다 1~2주 늦게 계약한 내 동료들은 같은 평수를 1억 8천만 원에 계약하였다.
세종시는 생활권별로 각각 장점을 가지고 있다. 1 생활권은 정부 세종청사와 인접해 있어 전세 수요가 안정적이고 세종호수공원과 국립세종도서관도 가깝게 이용할 수 있다. 2 생활권은 백화점 예정부지가 포함되어 있고 세종시에서 가장 큰 상업시설인 어반 아트리움을 이용할 수 있다. 그리고 현재 공사 중인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들이 완성되면 가장 부촌이 될 것으로 예상하는 나성동이 있다. 3 생활권은 금강조망이 가능한 아파트들이 강변에 늘어서 있고 대전으로 바로 나갈 수 있는 고속화도로가 두 개나 있어 세종으로 이주를 희망하는 대전시민들에게 인기가 좋다. 4 생활권은 금강조망 아파트가 다수 있고 근처에 괴화산이 위치하여 전원주택단지와 같은 장점이 있다. 또한 추후 대학교와 기업들이 입주할 예정부지가 포함되어 있다. 6 생활권은 이제 개발을 시작하는 단계로 오송역과 가까운 장점이 있으며, 5 생활권은 아직 미개발 중이나 스마트시티 시범지역으로 선정되어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곳이다.
솔직하게 말하면 나는 세종시의 아파트 시장을 그리 긍정적으로 보지 않았었다. 그래서 아파트 분양도 가장 작은 25평을 분양받았고 직장동료들이 한채 두 채씩 더 아파트를 매수할 때도 걱정스러운 마음이 컸다. 태어나서 모델하우스라는 곳을 가본 것도 세종시에 내려와서가 처음이었다.
아파트를 분양받기 전에는 새로 분양공고가 나올 때마다 모델하우스에 구경을 갔었다. 그러다 보니 이 아파트는 무엇이 좋고 무엇이 나쁘구나 하는 것이 점점 보이기 시작했다. 세종시는 출산율이 높고 아이가 세명인 부부도 많아서 34평에서 40평대 아파트의 수요가 높다. 그동안 청약 경쟁률로 보면 세종에서 가장 인기가 좋았던 아파트는 34평 A타입이었고 BRT도로에 인접한 아파트는 무조건 경쟁률이 높았다. 또한 금강조망이 가능하거나 외부 테라스가 있는 구조라면 볼 것도 없이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주상복합의 경우에도 일반 아파트 수준의 저렴한 관리비만 나오도록 건축물이 계획되었고 쾌적한 단지 내부 구성으로 분양 당시 인기가 높았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내가 세종시 아파트에 대해서 부정적이었던 것은 단기적인 측면만 봐서였다. 지속적으로 공급되는 그 많은 분양물량을 과연 누가 받아줄 것인가. 이전 공무원들의 숫자만 가지고는 한계가 있을 것이고 아이들이 중고등학교에 다니는 공무원들은 세종으로 이주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내가 한 가지 간과한 부분이 있었다. 세종을 둘러싸고 있는 대전, 공주, 청주 등의 도시에는 신축 아파트 공급이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지어진지 20~30년 된 아파트에만 살았던 사람들은 세종에 와서 신축 아파트를 보면 모든 것이 새롭고 좋아 보이는 것이다.
실제로 대전청사에 근무하는 내 직장동료들도 계속 구축 아파트에만 살았기 때문에 세종의 신축 아파트에 사는 것을 굉장히 부러워한다. 특히 구축 아파트는 대부분 지하주차장이 없기 때문에 지하주차장에서 바로 세대로 올라가는 구조와 아파트 실내에서 엘리베이터를 호출할 수 있는 기능을 이용해 보는 것을 간절히 원한다.
내가 처음 세종에 내려왔던 2016년에만 해도 아침에 대전, 공주, 청주에서 세종으로 들어오는 차량이 나가는 차량보다 훨씬 많았다. 그런데 지금 아침 출근 시간을 보면 세종에서 대전, 공주, 청주로 나가는 도로가 꽉 막혀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만큼 몇 년 사이에 대전과 충청권 도시의 많은 시민들이 세종에 집을 사고 이사를 한 것이다.
신축 아파트는 다른 도시에도 많은데 세종이 뭐가 특별하냐고 생각할 수도 있다. 내가 그동안 살면서 느낀 몇 가지 다른 점을 말해보겠다.
첫째, 행복도시의 신축 아파트는 초기부터 행정중심 복합도시 건설청에서 아파트 브랜드를 외부에 표기하지 못하도록 했기 때문에 외부에서 볼 때 산만하지 않고 00 마을로만 구분되기 때문에 시각적인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
행복도시 아파트 외부
둘째, 행복도시의 대부분 아파트는 지상에 차량이 출입하지 않는다. 모든 차량은 지하주차장으로 바로 진입하고 지상에는 사람과 자전거만 다니도록 계획되어 있다. 비록 택배차량과 이사 차량 그리고 배달 오토바이의 지상 출입이 일부 있긴 하지만 구축 아파트들에 비하면 아파트 단지 내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의 안전성이 굉장히 향상되었다고 생각한다.
행복도시 아파트 단지 내부
셋째, 행복도시의 모든 아파트에는 자동크린넷이 설치되어 있다. 크린넷은 음식물쓰레기와 일반쓰레기 등을 투입구에 넣으면 진공청소기처럼 빨아들여 지하관로를 통해 집하장으로 이동시키는 시설이다. 장점은 냄새나는 쓰레기는 모두 투입구로 들어가고 재활용 쓰레기만 단지 내에 남아 있기 때문에 악취와 벌레가 없다는 것이다. 서울에 살 때 출근하는 길에 음식물쓰레기를 통에 넣다가 손에 묻어서 기분이 상하거나 쓰레기 분리장을 지날 때마다 악취와 벌레에 시달렸던 것을 생각하면 너무도 만족스러운 시설이다.
행복도시 자동크린넷 시스템
세종시 특히 행복도시는 하루가 다르게 성장해 나가는 도시다. 그래서 앞으로도 수많은 신축 아파트가 더 건설될 것이다. 그간 설계공모를 통해 다양한 디자인과 독특한 평면의 아파트가 시도되었으며 올해 9월에 첫 입주를 시작하는 6 생활권과 스마트시티로서의 특성을 반영한 5 생활권의 아파트는 더욱 최신의 기술과 새로운 디자인이 적용될 것이다. 그만큼 기대가 되고 그 발전을 함께 지켜볼 시민들이 더욱 많이 늘어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