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유튜브를 많이 이용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유튜브 프리미엄 구독을 취소하지 않는 이유는 광고를 보지 않기 위해서다. 그만큼 광고가 싫다. 영상이 재생되기 전 먼저 뜨는 광고는 우리가 선택할 수 없다. 이런 무분별한 시청을 막고자 광고를 차단했다. 유튜브는 유일하게 소비하는 영상 매체이기 때문에 일상에서 광고를 접하는 일이 극히 드물다.
구매 욕구를 자극하는 광고
우리가 보는 광고 영상에는 짧은 시간 동안 소비자의 눈과 귀를 사로잡기 위한 많은 장치가 들어 있다. 요즘 제일 잘나간다는 연예인을 모델로 앞세워 예쁘든 멋있든 재밌든 결국 가장 좋은 A컷만 최종적으로 송출된다. 그렇게 잘 만들어진 광고를 보고 혹하는 건 어쩌면 당연한 반응인지도 모른다.
광고는 영상 속 물건을 갖고 싶거나 꼭 필요한 물건으로 여기게 만들거나, 그 브랜드를 이용하면 광고 속 모델과 같은 이미지를 가질 수 있다거나, 혹은 화면 속 음식을 먹고 싶거나 꼭 먹어야 하는 음식으로 보이게끔 우리의 구매 욕구를 끊임없이 자극한다. 실제로 그렇게 느끼지 못하더라도 우리가 광고에서 본 이미지는 일정 부분 우리의 무의식에 침투한다.
물론 광고가 반드시 구매 행위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광고업계에서는 소비 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도 소비자의 닫힌 지갑을 열게 하기 위한 전략을 구상해야만 한다. 그래서인지 요즘은 광고도 보는 재미가 있다. 몇 년 전부터 광고 같지 않은 참신한 광고 영상이 많이 쏟아졌다. 하지만 일반적인 광고는 어디까지나 상업적 목적성을 띤다. "그 광고 봤어? 재밌던데"라고 회자되는 것으로 그 광고는 이미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그렇게 광고는 교묘하게 우리 일상 속으로 스며든다. 그런 제한 없는 받아들임을 허락할 필요가 있을까?
지금 나에게 광고란 말 그대로 필요 없는 존재다. 애써 광고를 차단하지 않아도 기본적으로 불필요한 소비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광고를 시청할 이유가 완전히 사라졌다. 단 5초라도 말이다. 그 시간에 나는 내가 클릭한 영상을 감상한다.
같은 이유로 블로그 게시글에 광고를 달아 수익을 얻는 시스템도 이용하지 않을 생각이다. 가장 먼저 블로그를 쓰는 내가 불편하다. 내 글과 무관한 광고를 다른 사람들이 보게 하고 싶지도 않다. 내 글을 보러 온 사람들에게 광고는 방해만 된다. 블로거를 업으로 삼는 게 아니라면 불필요한 광고는 피하고 싶다. 평소 블로그에서 단순한 상품 리뷰를 게재하는 일도 자제하는 편이다. 콘텐츠 생산자 입장에서 불필요한 소비를 조장하고 싶지 않기에 주의하고 있다.
선택적 소비
우리는 대중교통 등 일상 곳곳에서 다양한 광고에 둘러싸여 살아가고 있다. 모든 광고를 피할 수는 없다. 다만 광고를 접하는 경로를 줄일 수 있다면 나는 그 선택을 할 것이다. 이것도 어디까지나 필요한 것만 취하는 선택적 소비이다. 한 달에 영상을 단 하나를 보더라도 광고 없이 시청할 수 있다면 월 8,690원의 구독료가 전혀 아깝지 않다. 그 시간에 내가 보고 싶어 하는 영상에 집중할 수 있으니 말이다. 나는 이렇게 내게 필요한 소비가 무엇인지 고민하고 선택하며 지내고 있다. 덕분에 한결 자유로워졌다.
내가 없이도 살 수 있는 것 36.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