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하루결 Sep 22. 2023

초간단 미역국

미니멀 요리



"그럼 미역국은 안 드시나요?"


아무도 안 물어봤지만 준비했다. 초간단 미역국 끓이기. 너무 간단해서 레시피라 하기 민망할 정도다. 이 매거진의 이름을 다시 한번 봐주시길 바란다.


자, 미역국 재료를 소개하자면 이렇다.


미역, 간장, 물


이렇게 세 가지만 있으면 된다. 미역과 간장만 넣고 끓여도 맛있다는 진리를 발견했다. 그래도 부족하다면 한 가지 비법을 전수하겠다. 바로 쌀뜨물.


쌀뜨물로 끓이면 더 깊은 맛이 난다. 밥을 하면서 쌀뜨물도 함께 준비하면 되니 어렵지 않다. 미역국도 이제 기름에 지지고 볶지 않고 끓인다. 더 이상 불 앞에 서 있지 마시라. 기름 둥둥 미역국은 이제 그만.






초간단 미역국


[재료] 마른미역, 물(쌀뜨물), 간장


1. 마른미역을 찬물에 10분 불린다

2. 미역을 깨끗이 헹군 다음 먹기 좋게 자른다

3. 냄비에 미역, 쌀뜨물, 간장을 넣고 센 불에서 끓인다

4. 물이 끓으면 약불로 줄이고 10분 끓이면 완성


- 간은 알아서 하기

- 조리 시간은 원하는 식감에 따라 조절하기

- 표고버섯도 넣고 끓여 봤으나 표고버섯은 향이 진해서 방해만 된다. 미역의 맛이 살아있는 오리지널 미역국을 추천한다. 간장으로 간만 잘 맞추면 끝이다.






한때 소고기 미역국을 기가 막히게 끓였던 과거가 있다. 국은 싫어해도 유일하게 미역국에 밥 말아 먹는 건 가장 좋아했다. 어쩌면 소울푸드였을지 모른다. 그런데 기름과 고기를 안 먹는 자연식물식을 시작하니 조금은 서글펐다. 아니 잠깐 울 일이 아니지(안 울었다). 없으면 없는 대로 해 먹으면 되는 거 아냐? 그래서 끓여 봤다. 미역만 넣어도 맛있을 줄 누가 알았겠는가. 덜어내지 않았다면 몰랐을 사실이다. 소고기 미역국은 지금 끓이라 해도 자신 있다. 그런데 안 한다. 참기름에 고기부터 달달 볶고 봤던 옛날이여, 안녕이다.


나는 내가 굴 미역국도 조개 미역국도 싫고 오직 소고기 미역국만 허락하는 인간인 줄 믿었건만, 그냥 미역을 사랑하는 인간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젠 정말 '미역국'만 먹는다. 이렇게만 먹어도 맛있는 이유는 입맛이 순수해졌기 때문이다. 정말 맛있냐고? 그렇다. 정말 이렇게 먹느냐고? 오늘도 먹었다. 이 레시피를 쓰다가 먹고 싶어져서 오랜만에 국을 끓였다는 후문. 밥 한 그릇 뚝딱했다. 역시나 맛있다. 믿거나 말거나. 적어도 생일날 미역국을 못 먹을 걱정은 없으니까.






미니멀 요리 레시피는 매주 금요일 찾아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제철 맞은 햇고구마밥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