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와 ADHD를 가진 과학자의 인생 TIP (5)
당신이 아는 사람 중에 항상 감정을 잘 통제하고, 어떤 경우에도 공공연히 문제에 얽매이지 않으며, 기본적으로 '한결같은' 사람을 떠올려보라. 그 사람은 평형 상태에서 너무 멀리 떨어지는 일이 절대로 없는, 진폭이 작은 성격을 가진 것이다. 그 사람을 밀어내거나 잡아당기는 감정 에너지는 어느 것이든 지나치게 커지는 법이 없다. 마치 느리고 일정한 속도로 잔잔하게 움직이는 그네와 같다. 갑작스러운 움직임이나 멀미 같은 것은 일어나지 않는다.
이와 반대로 진폭이 큰 사람은 연소할 에너지가 더 많은 사람이다. 감정의 마루와 골이 더 극단적이고 아마 움직임도 더 빠를 것이다. 즉 더 높은 진동수를 갖는다. 그네로 비유하자면 높이 솟아올랐다가 불안정하게 하강하며 혹은 예상치 못하게 갑작스러운 힘이 요동치면서 당신을 멀미 나게 할 수도 있다. 지금 내가 묘사한 것은 당연히 나 자신이며, 특히 내 ADHD 특성이 그렇다. (136-137쪽)
그네를 '잘' 타듯 살아가면서 자연스럽게 전진하려면, 자신과 주변 사람들의 진폭을 알아야 한다. 그래야만 내 안에서 에너지 조화를 이룰 수 있다는 희망을 품을 수 있다. (137-138쪽)
공명과 간섭이 우리에게 보여주는 것은, 자연에서 실제로 차이를 만들어내는 것은 동시성이라는 사실이다. 놀랍게도 '동상', 즉 위상 일치는 높은 강도보다 훨씬 큰 효과를 발휘하곤 한다. 사람들의 성격과 함께 일하는 방식, 혹은 함께 일하지 않는 방식도 마찬가지다. '마음이 통했어'라고 느끼는 새 친구나 연인을 만난 적이 있다면 당신은 인간관계에서 보강간섭이 어떤 것인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두 사람이 서로의 도움 없이는 도달할 수 없는 경지까지 서로를 지지하기 때문에 훨씬 더 즐겁고, 열정이 가득하며, 활기가 넘치는 관계다. (142-143쪽)
ADHD가 있는 뇌는 종종 특정 상황에 맞지 않는 파장을 만든다. 예를 들어 동료와 리듬을 맞추지 않고 자기 혼자서 침묵의 신경화학적 디스코를 춘다. 연구에 따르면 ADHD가 있는 뇌는 주어진 업무에 더 활동적인 베타파가 필요할 때도 세타파 상태에 틀어박히기 쉽다고 한다. 그 결과, 시간과 공간 감각이 붕괴하면서 물속에 사는 것처럼 난장판이 되고 만다. 세계는 일정한 속도로 움직이고 뇌는 다른 속도로 움직인다. (144쪽)
그게 어떤 느낌인지 이해하려면 번잡한 시내 중심가에세 페라리를 모는 상상을 해보면 된다. 당신의 뇌가 움직이는 속도는 뇌가 처한 상황과 맞지 않는다. 당신은 여기에서 저기로 뛰면서 계속해서 정신의 가속 페달을 밟지만, 주변은 온통 보행자와 다른 차량, 신호등으로 둘러싸여 있다. 당신의 뇌는 빨리, 빨리, 더 빨리 가고 싶어 하지만 일상에서 교통 법규와 계속 부딪힌다. 잊지 않고 열쇠를 챙기고, 회사에 제시간에 출근해야 하며, 점심도 먹고, 사람들에게 친절하게 대해야 한다. 정말 힘든 일이다. (145쪽)
ADHD는 당신이 오랜 시간 집중하는 걸 방해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당신을 매우 충동적이고 감정 변화가 심한 사람으로 만들며, 한순간에 행복감에 젖었다가 바로 다음 순간 깊은 절망에 빠지기를 반복하도록 만든다. (145쪽)
좋기도 하고 나쁘기도 한 우정과 인간관계에 관한 이 두 가지 에피소드가 내게 가르쳐준 것은 진폭 사이의 간극을 민감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두 사람 사이의 파장이든, 당신과 당신이 살거나 일하는 장소 사이의 파장이든 상관없다. (148쪽)
타인과 파동의 위상이 일치한다는 말은 당신과 그 사람의 진폭이 완벽하게 똑같다는 뜻이 아니다. 서로의 파동이 정확하게 거울상이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라는 뜻이다. 오히려 거울 보듯 정확하게 파동이 일치하면 좋지 않을 수도 있다. 화음이 서로 다른 음이 하나로 합쳐지는 것을 뜻하듯이, 인간관계의 조화는 성격의 위상이 맞는 것을 뜻한다. 서로 크게 다르지 않아서 다리를 놓기가 힘들지 않아야 하지만, 너무 비슷해서 서로가 효율적인 균형과 견제를 이루지 못해서도 안 된다. ... 모든 것은 상호작용의 각도, 그리고 타이밍의 문제다. (151쪽)
이 챕터는 '간섭'과 '공명'을 함께 다루는데 '공명'에 대한 비유적인 설명은 없어서 잘 정리가 되지 않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가장 와닿았던 챕터 중 하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