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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루키 Jan 18. 2024

프란츠 카프카

유시민 작가(독일 유학파)가 지금까지 읽은 책 중 제일 어려운 책 2권을 뽑았는데, 한 권은 『성』, 다른 한 권은 칸트 『순수 이성 비판』 _네이버


1920년부터 1년 정도 휴식기를 갖고는 새 소설 집필에 매진하게 되는데, 이 작품이 그의 마지막 장편소설인 『성』이다. 당시 카프카는 자신의 건강 상태와 글쓰기를 일컬어 “지상의 마지막 경계선을 향한 돌진”이라 표현했다. _책서평



+

노벨 연구소 선정 최고의 책(등수를 매기지 않음) 중 카프카의 작품이 3개 있습니다. 『단편집』, 『소송』, 『성』. 이번에 『성』을 읽음으로써 모두 읽게됩니다. 전지적 하루키 시점으로 읽겠습니다.



프란츠 카프카(Franz Kafka, 1883~1924)를 간단히 3개로 요약하면,

1. 체코에서 태어나 독일어를 사용한 유대인

2. 법학박사 학위 취득 후 노동자 산재보험공사에서 14년간 일하며 작가 생활을 병행

3. 40세 요절


+


“책이란 우리 안의 얼어붙은 바다를 깨는 도끼가 되어야만 한다.” _1904년 1월, 친구 오스카 폴락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카프카의 말.


&


『성』은 미완성 소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결말보다는 과정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내용 자체는 심플합니다.


눈이 내리는 겨울. 어떤 성. 그곳의 백작에게 측량 기사로 임명된 ‘K’. 그는 성 근처 마을에 도착합니다. 마을 사람들이 그를 인정하지 않아 증명하기     위해 성에 들어가려는 약 일주일 간의 여정 … 모두 수포로 돌아갑니다.


3개의 축으로 읽었습니다.


성, 불명확한 이미지.

1장 ‘도착’에서 시작해 제목 없는 25장에서 이야기는 끝?이 납니다. 시종 ‘성’이 등장합니다. 노골적인 은유, 상징, 전지적 이미지.


1. 카프카의 절친 막스 브로트는 ‘신 혹은 절대자’라는 해석(카프카는 무신론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2. 카프카를 평생 구속한 ‘아버지’라는 해석(많은 비평가들은 『성』을 ‘카프카의 자전적 소설’이라 평합니다.)

3. 자신이 소속된 ‘시스템’이란 해석(카프카는 실제 국가, 언어, 민족 등 정체성 갈등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고독, 내면의 방황

주인공 K는 처음인 성 아랫마을에 도착합니다. 자신을 백작(성의 주인)에게 임명받은 측량사로 설명하지만, 마을 사람들은 불신과 의심을 합니다. 그는 편지, 전화, 특정 인물을 통해 마을 사람들에게 증명과 설득을 해 나갑니다. 이방인 K는 독백과 고독. 불안으로 부유합니다.


관료, 미증유의 불합리

관료, 성의 작은 일부. ㅡ 인간을 성으로 비유한다면 세포쯤 되지 않을까 … ㅡ 관료들은 규정에 따라 움직이고 관료가 있는 곳에는 서류가 생성, 저장, 관리됩니다. 하지만 서류에는 오류가 많습니다. 기계 속 톱니바퀴가 아니기에,


여기서 중요한 것은 관료들의 시스템은 성 주인인 백작을 위해 움직입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인간다운 삶을 살기 위해 관료(성에서 일하려는 자)가 되고 싶어 합니다. 이상합니다.



책을 다 읽고 3가지 상징에 끌렸습니다. ‘눈’, ‘눕다’, ‘조수’


▶ 눈 - 다양한 풍경에 눈이 묘사되고 썰매, 마차가 등장합니다. 분명 눈이 내리면 동화적이거나 낭만적이어야 하는데 … 기괴했습니다.

▶ 눕다 - 일종의 꿈의 상징 아닐까. 무엇보다 초월적(시공간) 가능성 같았습니다.

▶ 조수 - K는 멋대로 이름을 붙인, 마을에 와서 처음 만난 자에게 조수라고 지명한 2명의 인물. 이들은 분명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 같은데. 『성』을 모호하게 하는 함정trap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당신들은 더 깊은 미스터리에 빠질것이다-”


#한줄감상 - “미완성 소설이다. 그렇기에 어떠한 해석도 가능한. 권위(전문가)의 눈치 없이 자신만의 해석으로 읽을 수 있는. 카프카가 카프카한 소설”



"요제프입니다." K가 말했습니다. _65p


인터넷 검색으로도 발견할 수 없는 마이크로 발견.(전공자 혹은 논문에는 있을 수 있겠지만) 『소송』의 주인공 '요제프 K'는 소설과 소설을 초월해, 이름을 줄여서 K라는 인물로 『성』에 등장한 건 ... (상상입니다.) 인간 재등장 기법*?


* 이전 소설 등장인물이 다른 작품에 등장


20000 총.총.총.



§. 책갈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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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난 무지와 그로 인해 빚어질 좋지 않은 결과마저도 힘이 남아 있는 한 잠시나마 참고 견디려고 합니다. 하지만 이런 여러 가지 결과란 본질적으로 나에게만 해당되는 일이지요. 그래서 나는 왜 당신이 나에게 애원하는지 이해가 안 돼요.


-

“미치.” 촌장은 아내에게 말했다. 그녀는 아직도 남편의 품에 꼭 안긴 채 몽상에 잠겨 클람의 편지로 조그만 배를 만들어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

지금 내 기억으로는 봄과 여름이 어찌나 짧은지 한 이틀밖에 안 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이 이틀 동안조차 아무리 날이 좋더라도 가끔 눈이 내려요.”



#성 #프란츠카프카






책과 함께한 음악 디깅


임윤찬 - Ludwig van Beethoven : Piano sonata no.14 in c# minor “Moonlight(월광 소나타)”


시인 루트비히 렐스타프가 ‘달빛이 비치는 루체른 호수 위에 떠있는 조각배’라는 비유를하면서 '월광(달빛) 소나타'란 별명이 붙었습니다.


상상해 봤습니다. 만약 카프카가 베토벤의 월광(달빛) 소나타를 들으면서 『성』을 집필했다면, 이런 느낌을 가지고 음악에 대한 표현을 하지 않았을까?


추운 겨울. 눈이 내리는. 시야 저편에는 크고 기괴한, 날이 흐려 성이 흐릿하게 보이는 오후. 구름에 가린 태양의 실루엣을 보고 있자니, 달 같기도 하고. 갈까마귀가 조각배처럼 월광소나타를 떠다니는구나.


임윤찬 버전 들어보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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