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하루키 Jan 11. 2024

심판

프란츠 카프카

우리가 길이라고 하는 것은 머뭇거림이다.”이 막막함 한가운데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희망으로 다가가려는 시도는 더욱 멀어지는 우회이며 모든 방향으로 내딛는 발걸음은 제자리에서의 끝없는 유랑일 뿐이다. “죽음의 도제 수업, 그것이 삶이다.” _작품 해설


가끔 저의 지난 리뷰를 읽습니다. “정리 잘했다.” 혹은 "부끄럽다" 등 스스로의 감정 혹은 깨달음을 즐깁니다. 『악 없는 말』에서 카프카의 『심판』이 언급된 것이 내내 신경쓰였고 저를 놔주지 않아 결국 읽기 시작했습니다. ㅡ 독일어 원제를 직역하면 ‘소송’ 입니다. 일본식 번역 제목이 『심판』 입니다. ㅡ



프란츠 카프카(1883-1924)는 프라하에서 유대계 상인의 아들로 태어났고, 프라하대학에서 법률을 전공. 법학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보험회사에 근무하면서 글을 썼습니다. 『심판』, 『변신』, 『성』, 『시골의사』 등의 다수의 작품을 남기고 1924년 폐결핵과 영양 부족으로 41세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


3개의 축이 흥미로웠습니다.


주인공 은행원 요제프 K

소설의 첫 문장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누군가 요제프 K.를 중상한 것이 틀림없다. 아무 잘못한 일도 없는데 어느 날 아침 그는 체포되었기 때문이다.”


소설의 마지막 문장은 이렇게 끝납니다.


“개같이!” K가 말했다.

그가 죽은 후에도 치욕은 남을 것 같았다.


『심판』을 두 문장으로 압축한 것 아닐까? 란 생각을 했습니다. 어쩌면… 인간의 삶生(탄생과 죽음)처럼 …


뷔르스트너 양, 숙부 - 변호사 - 레니, 화가 티토렐리, 신부ㆍㆍㆍ

다수의 등장인물이 나옵니다. 이들은 요제프 K라는 소용돌이의 중심으로 빨려 들어갑니다. 요제프 K는 ‘소송’을 해결하기 위해 이들과 자의 반 타의 반 상호작용합니다. 뒤집어 생각하면 요제프 K의 어떤 무의식적 상상 같기도 했습니다. 실재하는 걸까?


감시인 혹은 집행자

요제프 K가 등장하자마자 감시당합니다. 하지만 감시자는 곧 떠나고 요제프 K는 육체의 자유를 얻는 한편, 소송에 속박되어 집니다. 심판의 날 집행자가 나타납니다. 마치 삶의 굴레같은 …



솔직히 좋은 소설이다. 재밌는 소설이다. 판단되지 않습니다. 단순히 서사적 측면만 이해하면 ‘읽었다’라는 생각은 들지 모릅니다. 하지만 … 더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소설은 저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인간의 불안, 절망, 존재의 허무에 대한 결백함.


#한줄감상 - 주인공 요제프 K는 소송당했고, 소송에 패했다. 나는 요제프 K에게서 인간의 굴레를 보았다.



문득 『심판』의 '미완성’, ‘걸작’ 이란 수식어에 거부감이 들었습니다.


종종 번역된 책을 독자가 온전히 ‘읽었다’ 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일까? 란 주제로 친구와 논쟁을 합니다. 또는 미완성 작품 즉 작가가 완성하지 못한 작품을 특정 독자의 (미완성 작품에 감동한 전문가, 저명인사의) 영향력에 훌륭한 작품으로 칭송되고 있는 것 아닐까? 란 주제로 논쟁을 합니다. 물론 결론이 나지 않지만 ...


예전에 ‘문학적미학’ 이란 표현을 우연히 접했습니다. 예술비평에서 갈라져 나온 표현 같습니다. 그렇다면 납득이 됩니다. 걸작 혹은 최고의 작품 등 찬사를 붙이는 것. 그럼에도 덧붙이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진심으로 그렇게 느낀 독자에 한한” ㅡ 매우 주관적 생각입니다. ㅡ


20000 총.총.총.



§. 책갈피


-

‘아직도 구원의 여지는 있을까? 살려는 인간에게 논리는 저항하지 못한다. 한 번도 보지 못한 재판관은 어디 있는가? 결코 가보지 못한 상급 재판소는 어디에 있는가?’


-

“여기서 나갈 수 없소. 당신은 체포되었소.” “그런 것 같군요. 그런데 도대체 이유가 뭐죠?” K가 물었다. “우리는 그런 걸 말해줄 입장이 아니오. 방으로 돌아가 기다리시오. 이제 소송 절차가 시작되었으니, 때가 되면 모든 걸 알게 될 겁니다.”


-

“당신의 소송이 안 좋은 상황이라는 걸 알고 있나요?” 신부가 물었다. “제가 보기에도 그렇더군요.” K가 말했다. “저로서는 온갖 노력을 다했으나, 지금까지 아무런 성과가 없었습니다. (중략) 어떻게 끝날지 모르겠어요. 신부님은 아십니까?” “모릅니다.” 신부가 대답했다. “그러나 좋지 않은 결말로 끝나게 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중략) 적어도 현재 상황에서는 당신의 죄가 입증된 것으로 여겨지고 있어요.” “그렇지만 저는 죄가 없습니다.”


#심판 #프란츠카프카






책과 함께한 하루키의 재즈 디깅


 한국재즈수비대 (Korea Jazz Guardians) - All That Blues (Feat. 박재준 Park Jae Jun)


재즈 클럽에서 저는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었어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나는 누구인지... _한국재즈수비대 이하림

오직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만 나올 수 있는 음악이 펼쳐지는 공간이 재즈 클럽이에요. _한국재즈수비대 박한솔



코로나(2020) 이전 즐겼던 재즈클럽들이 하나 둘씩 사라져가고 있어요. 대부분 역사가 오래된 클럽인데... 그렇게 사라져가는 재즈클럽들이 안타까워 젊은 재즈뮤지션들이 모여 만들었어요. 한국 재즈 역사에 뜻깊은 기록이 될.

이전 10화 변신ㆍ시골의사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