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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루키 Jan 25. 2024

안나 까레니나

레프 톨스토이

나는 모든 것을 『안나 까레니나』 속에 썼다.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다. _레프 톨스토이

『안나 까레니나』, 『안나 까레니나』, 『안나 까레니나』. _윌리엄 포크너(가장 위대한 소설 세 편을 뽑아 달라는 질문을 받고)

만약 무인도에 가게 된다면, 딱 한 개의 소설만 가져가야 한다면, 『안나 까레니나』 _김영하



톨스토이는 1828년 러시아 백작 집안의 넷째 아들로 태어나 어린 시절 부모를 잃고 친척 집에서 성장했습니다. 까잔 대학교 동양학부에 입학, 이듬해 같은 대학교 법학부로 전과했지만 대학 교육 방식에 실망을 느껴 자퇴하고 귀향. 1878년(50세) 『안나 까레니나』를 출간했고, 1910년(82세) 방랑의 여행 도중 병을 얻어 역장 관사에서 숨을 거둡니다.


 크게 3개의 축으로 (재밌게) 읽었습니다.


안나 까레니나(여)와 브론스끼(남), 키티(여)와 레빈(남) 4명의 청춘남녀의 만남, 사랑, 결혼, 그리고 …

유부녀 안나는 젊고, 잘생기고, 능력 있는 브론스끼와 운명적으로 만나게 됩니다. 매우 위험하고, 중독적이며, 황홀합니다. 두 사람의 운명적 사랑은 기차로 시작해 기차로 끝을 맺습니다.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키티, 대지주 레빈은 키티에게 빠지지만 그녀는 브론스끼를 흠모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브론스끼에 외면을 당해 방황을 하다 곧 정신을 차리고 레빈의 진심에 감동해 레빈과 결혼을 합니다. 마치 소녀, 소년 같은 커플 키티&레빈, 곧 아이가 태어납니다. 그들의 사랑은 깊어만 갑니다.


마치 러시아 제국에 있는 것 같은 생생한 시대 묘사와 등장인물들의 생동감 있는 심리묘사

1875년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 그리고 시골, 그곳에 살고 있는 귀족과 농민들의 생활상과 등장인물들의 MBTI 같은 성격구분으로 비중의 크고 작음의 구분 없이 다양한 심리묘사가 생생히 그려져 있었습니다.


레빈(어쩌면 톨스토이 자신)의 노동의 신성함을 통해 깨달은 삶의 철학

인간의 욕망 중 먹는 욕망은 생명유지를 위해 필수적이며 신성한 욕망입니다. 이를 안정적으로 충족시키기 위해 인간은 대지위에서 노동, 농사를 짓습니다. 레빈은 해뜨기 전 농민들과 풀베기를 시작하면서, 신성, 숭고, 행복의 물아일체物我一體를 경험합니다. 톨스토이의 철학이 느껴졌습니다.



좋다 나쁘다 라는 표현보다는 그냥 대단한 작품입니다. 제가 읽은 「안나 까레니나」는 남녀 간의 사랑이야기라는 표면적 포장을 뜯어낸 당시 대다수를 차지한 농민(민중)의 계몽 나아가 주입 혹은 강요되는 ‘나我’가 아닌 주체적 ‘나我’로서의 삶에 대한 질문을 던진 철학 소설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나는 무엇인가? 나는 어디에 있는가? 나는 왜 여기에 있는가? 라는 문제였다. _하권 558page


#한줄감상 - “완벽할 것 같은 지위, 외모, 부. 하지만 찰리 채플린은 이렇게 말한다.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고 멀리서 보면 희극이다. 」”



1. 안나 까레니나 곳곳에 여론이나 전쟁에 대한 부정적인 묘사가 나옵니다. 소수의 권력을 쥔 이익 집단과 또 다른 이익 집단의 반목과 충돌. 서로 다른 욕구와 욕망이 모여 이루어진 인간 사회, 어떻게 평화롭게 더불어 살 수 있을까?


톨스토이는 이렇게 말하는 것 같습니다. 생산적 노동의 숭고함의 각성과 목적론적 삶이 아닌 과정의 삶에 집중해야 한다. 사회의 올바른 방향은 민중(농민)의 계몽이 필히 이루어져 한다.(라고 말이죠)


2. 동시대 유명 러시아 화가 이반 크람스코이가 그린 '미지의 여인' 이란 작품이 있습니다. 소설 속 안나 까레니나의 이미지 같았습니다.


3. 19세기 영화, 드라마, 책 등에서 자주 등장하는 의상이 있습니다. ‘프록코트’ 『안나 까레니나』의 등장인물 이름만큼 자주 등장하는 프록코트! 동시대의 일부 사회 비평가들은 '부르주아'의 상징이라 말합니다.


20000 총.총.총.



§. 책갈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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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전쟁이 불가피하다고 생각하시오? 좋소, 전쟁을 선동하는 자는 특수 전위대에 입소시켜 돌격하게 합시다. 최선두에 서게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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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은 각자의 마음속에 자신만의 skeletons(비밀)을 갖고 있대요, 영국 사람들이 하는 말로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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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불행하다고요?" 그녀가 되묻고는 다가서서 기쁨에 겨운 사랑의 미소를 지으며 그를 바라보았다. "나는 마치 먹을 것을 적선받는 굶주린 사람이나 마찬가지에요. 아마도 춥고, 헐벗고, 부끄럽기도 하겠죠. 하지만 불행하지는 않아요. 내가 불행하다고요? 아니요, 여기 이렇게 내 행복이 있는걸요 ...." 안나가 브론스끼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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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베기가 절정에 다다랐을 때도 그는 그다지 힘든 줄 몰랐다. 비 오듯 호르는 땀이 그의 몸을 서늘하게 식혀 주었고, 등과 머리와 걷어붙인 팔꿈치로 따갑게 내리쬐는 햇볕은 그의 노동을 한층 더 굳세고 완강하게 만들어 주었다. 뭘 하고 있는지 생각하지 않게 되는 무의식 상태가 점점 더 잦아졌다. 낫이 저 혼자 풀을 베었다. 참으로 행복한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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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그 "민중"이란 말이 너무나 불명료하다니까요.> 레빈이 대꾸했다. <면 서기들이나 교사들, 그리고 농민 1천 명 중 한 명 정도나 일이 어찌 되어 가는 건지 알걸요. 나머지 8천만은 미하일리처럼 자신의 의지를 표명하지 않을 뿐 아니라, 도대체 무엇에 대해서 자신의 의지를 표명해야 하는지 눈곱만큼도 이해하지 못할 거예요. 그런데 그걸 민중의 의지라고 말할 권리가 도대체 우리한테 있냐고요!>



#안나까레니나 #레프톨스토이






책과 함께한 음악 디깅


차이코프스키 사계 - 1월과 12월


'12개의 성격적 소품’이라는 부제를 가진 피아노 소품집이며, 1월부터 12월까지의 각각의 계절감을 그려 내고 있다. 본래는 월간 음악 잡지 『누벨리스트』의 각 호에 싣기 위해 작곡. 널리 애호되는 소품 「트로이카」는 그 제11번이 되고, 그 밖에 제6번 「뱃노래」도 익숙하다. _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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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문학에 어울리는 차이코프스키. 그 중 『안나 까레니나』와 어울린다 생각한 차이코프스키 사계, '1월'과 '12월' 추천 드려요. 감상해 보실래요? 


12월: 크리스마스. 주코프스키의 시에서 “옛날 크리스마스의 전야에 아가씨들은 점을 쳤다네. 벗은 신발은 문밖에 던져두고”가 배경이 된 곡으로 마음이 들뜬 아가씨들이 추는 왈츠를 유쾌하게 그리고 있다.


1월: 화롯가에서. 러시아의 대시인 푸시킨의 `화롯가에서'라는 시에서 동기를 얻었다. 붉게 타는 화로의 불꽃은 북국의 겨울을 잘 묘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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