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과 소녀
에곤 실레
<죽음과 소녀> _마티아스 클라우디우스Matthias Claudius*
(소녀)
Vorüber! Ach, vorüber! 가거라! 아, 가거라!
Geh, wilder Knochenmann! 난폭한 죽음의 신이여 가라!
Ich bin noch jung, geh, Lieber! 나는 아직 젊으니 어서 가라!
Und rühre mich nicht an. 내게 손대지 말지니.
(죽음)
Gib deine Hand, du schön und zart Gebild'! 네 손을 다오, 아름답고 우아한 소녀여!
Bin Freund und komme nicht zu strafen. 나는 네 벗, 너를 벌하려 함이 아니다.
Sei gutes Muts! Ich bin nicht wild! 명랑해지거라! 나는 난폭하지 않도다!
Sollst sanft in meinen Armen schlafen! 내 품 속에서 편히 자게 할 뿐이다.
* 독일의 서정시인 클라우디우스가 쓴 서정시. 슈베르트의 가곡 《죽음과 소녀》 의 가사가 된 시
*
(작가, 미술 기법, 역사적 배경 등 일체의 객관적 사실을 배제한 하루키의 감각과 추상표현으로 쓴 감상입니다.)
Egon Schiele <Death and Girl>, (1915) 출처: Wiki+ 하루키 감상
1915년 에곤 실레는 연인 발리와 결별하고 비엔나 출신 중류층 여인 에디트 하르스와 결혼합니다. 제1차 세계대전이 한창인 시기. 실레는 군에 입대해 복무했지만 사무병으로 배치되어 그림을 그릴 수 있었습니다. 그해 늦가을 한 장의 편지를 받습니다.
안녕하신가요?
당신이 결혼해 비엔나 근처로 이사했다는 소식 들었습니다. 군에 입대했다는 소식도. 군인이 된 당신을 상상하면 슬그머니 입꼬리가 올라갑니다. 한편으로는 당신이 언제라도 죽을 수 있다는 두려움에 잠 못 이룰 때도 많습니다. 이곳은 매일 총성과 대포 소리, 비행기 소리가 들립니다. 그때마다 당신을 떠올려요. 괜찮은 거죠?
. . .
용기 내어 편지를 씁니다. 당신과 떨어져 있지만 마음만은 당신과 함께입니다. 당신의 예민함이 당신을 아프게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중략) 매일 밤 촛불을 켜고 당신의 안녕을 위해 기도를 합니다. 타나토노스(죽음) 신에게, 기도가 끝날 즈음 가끔 촛불의 흔들림을 흉내 내는 그림자를 쫓습니다. 흔들림을 따라가다 보면 당신이 나타났다 사라지곤 합니다. 보고 싶어요.
영원한 당신의 연인 발리
실레는 손이 벌벌 떨렸습니다. 오한이 엄습해 두 팔로 몸을 감싼 채 한참을 가만히 있었습니다. 시선은 발밑 검은 바닥에 고정된 채. 말로 설명 못할 불안. 발리가 보고 싶은 건지, 발리의 집착이 두려운 건지, 타나토노스(죽음)를 본 것인지. 알 수 없는 불안은 곧 두려움이 되었고, 실레는 곧바로 스케치를 시작해 밤새 그림을 그립니다. <죽음과 소녀>를, ㅡ 3년 후 실레는 스페인 독감으로 사망합니다. ㅡ
&
1. 에곤 실레와 발리는 짧은 기간 연예를 했습니다. 실레는 발리의 풍부한 감수성, 소녀 같은 외모를 사랑했고 발리는 실레의 원초적 감성, 그림, 슈베르트를 좋아해 사랑했습니다. 둘의 대화 소재는 항상 같습니다. 일상, 그림, 슈베르트.
2. 전날 비가 많이 내려 하늘은 맑았고 공기는 깨끗했습니다. 화창한 오후 둘은 비엔나 거리를 걷고 있습니다. 발리가 실레의 눈을 보며 묻습니다.
"실레, 슈베르트가 몇 살 때 죽은 지 알아?"
"31살?"
"(까르르) 어떻게 알았어?"
"음 ... 나는 30이 되기 전에 죽을 거야. 낭만적이잖아^^ 슈베르트는 낭만 자체야"
"(눈을 동그랗게 뜨고) 왜 그래! 난 오래 살 거야. 나랑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아야지!"
"(미소 지으며) 그래, 나의 소녀여"
"까르르"
3. 1915년, 헤어진 발리에게 편지를 받고 본 어렴풋한 죽음의 그림자. 강렬한 영감. 곧 그림 작업을 시작합니다. 실레는 작업 때마다 축음기로 슈베르트 <죽음과 소녀>를 듣습니다. 실레는 혼잣말을 내뱉습니다. "이 그림 제목은 '죽음과 소녀'다"
1823년 병원에 입원한 슈베르트는 자신이 오래 살지 못할 것을 직감했고 가곡 <죽음과 소녀>를 다시 꺼내 1824년 그 곡을 모티브 삼아 현악 4중주 <죽음과 소녀>를 작곡하게 됩니다.
* 2.Andante con moto 11:30 부근 연주 시작.
2악장은 장송곡을 연상케 한다. 가곡 <죽음과 소녀>의 선율을 변주하는 악장이다. 슈만은 이 변주곡을 모든 음악 중에서 가장 영감이 넘치는 곡이라고 극찬하였다. _위키피디아
3. 자신을 위한 레퀴엠(진혼곡)도, 그녀(발리)를 위한 사랑의 헌정도 아닙니다. 실레가 본 죽음과 소녀(그가 추구한 아름다움)를 그릴뿐. 소녀는 매달립니다. 죽음에. 죽음은 한 손으로 소녀의 머리를 쓰다듬습니다. 아름다움은 한순간 붉게 타오르다 꺼진 불꽃, 검은 심지. 떠나지 못하는 소녀.
* 화가 - 에곤 실레Egon Schiele(1890 ~ 1918, 오스트리아)
+ 전기(1890-1908)
실레는 비엔나 근교의 툴른에서 철도 공무원 아버지와 보헤미안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납니다. 실레는 공부를 잘하는 학생은 아니었지만, 초등학교 미술 교사가 그의 그림에 대한 천부적 재능을 알아보고 정식 미술 교육을 권합니다.
1906년(16세) 빈 미술 아카데미에 지원하여 합격합니다. 그곳에서 그의 재능을 알아보고 재정 지원한 구스타프 클림트와 만납니다. 또한 보수적인 학계에서 탈피한 진보적 미술 운동인 비엔나 그룹에 합류합니다.
+ 중기(1909-1914)
실레는 1909년 아카데미를 떠나 불만을 품은 다른 학생들과 함께 노이쿤스트그루페(신미술 그룹)를 설립합니다. 그는 비엔나 근처의 작은 마을인 노이렝바흐로 이주하여 스튜디오를 차리고 모델이자 연인인 월리 노이질과 함께 삽니다.
이 시기 그의 유명한 작품을 많이 그립니다. 또한 판화와 수채화를 실험하기도 합니다. 그의 작품은 노골적인 성행위와 누드 묘사로 논란이 많았으며, 1912년에는 에로틱한 그림을 전시한 혐의로 체포되기도 합니다. 그는 24일 동안 감옥에 수감되어 '감옥 시리즈'로 알려진 일련의 스케치 작품을 제작합니다. 클림트는 실레를 위해 석방을 돕습니다.
+ 후기(1915-1918)
실레는 1915년 비엔나 출신의 중류층 여인 에디트 하르스와 결혼합니다.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면서 군에 입대했지만, 사무직에 배치되어 그림을 계속 그릴 수 있었습니다. 아내, 친구, 동료 군인들의 초상화에 집중하면서 그의 스타일은 더욱 세련되고 덜 도발적이 됩니다. 또한 (전쟁) 전선의 풍경과 여행의 영향을 받아 풍경화를 많이 그리게 됩니다.
1917년 비엔나로 돌아와 많은 인지도와 인기를 얻습니다. 1918년에는 비엔나에서 개인전을 열어 당대 최고 예술가 중 한 명으로 칭송받기도 합니다. 하지만 (스페인 독감에 걸린) 임신 6개월인 아내 에디트는 10월 28일 사망하였고, 실레는 3일 후 사망합니다. 그의 나이 28세,
+ 비평적 관점
일부 비평가들은 실레의 작품을 외설적이고 논란의 여지가 많은 도발적 작품으로 비판합니다. 자기 과시적이고 자기 연민적인 방식으로 자신을 묘사하는 등 나르시시즘인 한편, 동시대 예술가들의 스타일을 모방하거나 과장하는 파생적이고 미성숙한 예술로도 치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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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요 특징
1. 에로티시즘
실레는 그의 친구이자 스승인 클림트의 장식적인 스타일과 금박, 꽃 모티프 등의 상징적인 이미지의 사용에 영향을 받았고, 피사체는 대부분 여성 누드로, 에로틱한 포즈와 과장된 비율로 묘사합니다. 그의 그림은 여성의 신체와 섹슈얼리티에 대한 그의 매혹과 아름다움, 도덕에 대한 전통적인 규범에 도전하려는 그의 열망이 담겨 있습니다.
2. 표현주의
실레의 그림은 피사체의 심리적 측면에 초점을 맞춘 보다 표현적이고 개인적인 접근 방식을 보여줍니다. 실레의 피사체는 대부분 자신과 연인, 친구들이며, 종종 친밀하고 솔직하게 묘사합니다. 그의 그림에는 내면의 혼란, 외로움, 실존적 불안, 사회적 관습과 권위에 대한 반항이 표현됩니다.
3. 더 사실적, 더 조화로운
실레는 결혼 후 부드럽고 따뜻한 색감, 사실적이고 조화로운 구도, 낙관적이고 고요한 분위기로 성숙하고 세련된 스타일을 보여줍니다. 이 시기 그림에는 현실에 대한 수용, 자연과 삶에 대한 감사, 미래에 대한 희망을 표현합니다.
+ 의식 안의 미술관
에곤 실레는 자화상을 많이 그린 화가로 유명합니다. '나' 나는 도대체 누구일까? 궁금합니다. 그의 자화상을 보고 있으면 그에 대한 궁금증은 작아지고, 점차 스스로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는 것 같습니다 ...
"모음곡 중 오늘 듣는 첫 번째 곡은
아주 환상적인 음악은 아니라고 해도
'스페인적인 것'을 대표할 만한 성취를 이루었다." _1일 1클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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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같다고 해야 할까, 남미의 음악과 다른, 아직 방문해 본 적 없지만, 그라나다가 느껴진다. _하루키
* 아이작 알베니스Isaac Albéniz 의 스페인어 모음곡 Op. 47은 피아노 독주를 위한 모음곡입니다 . 주로 1886년에 쓰인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스페인 여왕을 기리기 위해 1887년에 함께 묶였습니다. 알베니스의 피아노 작품 중 다수와 마찬가지로 이 작품도 스페인의 다양한 지역과 음악 스타일을 묘사합니다.
삶이 고양될지 혹은 무해할지, 의식 안의 미술관을 꿈꾸며 ... 감사합니다. 하루키
+ 출처
[1] 위키피디아: Egon_Schiele
[2] Wikiart: Egon_Schiel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