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무방비한 뒤통수를 가지고 있다고 여자가 생각하기 무섭게, 그걸 읽기라도 한 듯 앞서 나가던 아이가 금세 뒤를 돌아보며 웃었고, 조그마한 얼굴에 해사한 웃음이 피는 게 마치 팝콘처럼 피어나는 봄 담장의 개나리 같았다.
아이는 여자에게 쪼로록 달려와 올해는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같이 가지 않는지 물었고, 여자는 뭐라고 대답할지 잠깐 고민하다가 두 분은 아직 추위를 타서 좀 더 따뜻해지면 같이 오자고 했다.
아이는 골똘히 생각하다가 작년과 같은 봄인데 왜 두 분에겐 더 춥게 느껴지는지 궁금해했고, 여자는 그에 대해서는 핑계를 찾지 못해 잘 모르겠다고 둘러댈 수밖에 없었다.
어떤 것들이 없어져 버리거나 변하는 건 그녀에겐 너무 당연한 일이었고, 작년과 똑같이 존재하는 것들이나 새로 생겨나는 것들이 오히려 잘 이해되지 않았는데 아이에게는 그렇지 않은 것 같았다.
아이는 계속해서 물어댔는데, 아빠가 바다에서 돌아가셨으니까 어떻게 보면 아이가 물을 마실 때도 거기 아빠가 조금은 포함되어 있는 것이 아니냐는 거였다.
여자는 당황하고 잠깐 조심스러워졌지만, 천진한 아이의 얼굴을 보곤 아이가 아빠만큼 똑똑하다고, 아마 그럴 거라고 말했다.
아이는 의외로 그 얘기를 듣고는 “우웩”하며 토하는 제스처를 하곤 엄마의 표정을 슬몃 살폈다.
둘은 곧 웃었고, 여자는 그런 모습이 아빠와 똑닮았다고 말하려다가, 아빠 나이가 되면 네가 엄마를 훨씬 더 웃게 해줄 것 같다고 말했으며 그건 진심이었다.
추모관 주변에는 유난히 많은 흰나비와 호랑나비, 호박벌, 민들레와 개나리들로 봄이 더 또렷하게 느껴졌는데, 그것들이 없어진 것들을 대신해 새로 피어난 것이라 생각하니 여자는 봄이 서늘하게도 따뜻하게도 느껴졌다.
아이가 어느새 다가와 여자의 손을 잡았고, 여자가 먼저 그리고 아이가 이어서 웃으며 둘은 봄볕에 포근해진 건물 안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