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 등 SNS를 보면 좋은 글귀를 쉽게 만날 수 있다. 자극이 되는 경우도 있고 생각하지 못한 부분을 긁어주기도 한다. 그런데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보니 받아들이는 것에 있어 조금은 주의가 필요하단 생각도 든다. 최근에 내가 본 글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진짜는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취지는 자기가 집중해야 할 '본질적인' 것에 초점을 맞추면 외부의 의견, 시선 등으로 나아가지 못할 일이 없음을 보여주고자 한 것이다.
여기까지만 생각하면 괜찮다. 그런데 누군가 '진짜는 흔들리지 않는다고 하는데, 나는 흔들리는 걸 보면 아직 진짜를 찾지 못했나 봐'라는 생각을 하는 건 위험하다.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결코 단순하지 않기 때문이다. 좋아한다고 할 때, 그 '좋다'라는 것엔 여러 이유가 존재한다. 그리고 그 이유 중엔 언어로 설명할 수 없는 것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정말 '진짜'가 있는 것일까?, 만약에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인간이 본질적인 것에만 초점을 맞추는 게 가능할까?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가 볼 때 흔들리지 않는 사람은 없고, 외부의 시선에서 자유로운 사람도 없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인생의 중요한 결정을 할 때 뭔가를 단정 짓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몇 초 밖에 집중하지 않는 SNS 게시물의 특성상 여러 가능성을 감안해 설명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그럴 거면 책을 읽든 홀로 깊이 생각하는 게 맞다.
멋지고 단정적인 표현에 이끌리는 건 자신이 그러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결단력 있고 자신감 있는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항상 그런 것만은 아니듯, 결단력과 자신감이 없는 사람도 어떤 찰나에는 그런 순간이 있을 수 있다. 이런 생각을 해보면 누군가의 표현이나 이야기에 너무 매몰될 필요도 없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