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이상하게 내가 해온 생각을 다시 살펴보는 일들이 많다. 얼마 전에 쓴 '진짜는 정말 흔들리지 않을까?'도 같은 맥락이다. 이번에는 '효율'에 대한 이야기다. 나는 항상 조바심이 있었다. 빨리 뭐든 하고 싶고 빠르게 이뤄내고 싶었다. 이유는 효율적이지 못한 삶은 실패한 인생 같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짧은 시간에 뭐든 해내야 인생은 성공한 것이라 믿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처음 사회에 나와보니 그렇게까지 아등바등했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원하는 곳에 도달하진 못했다. 나쁘지 않은 상황이었으나 머릿속에는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지?'라는 생각이 가득했고, 겉으론 의욕이 가득해 보였지만 언제든 그만하고 싶다는 사실상 의지가 바닥난 상태였다.
지금까지 해온 게 있고 살아온 방식을 부정하고 싶지 않았기에 나를 돌아볼 생각은 절대 하지 않았다. 돌아보는 순간 '틀렸다'는 걸 인정하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이런 아집 때문에 몇 년 동안 스스로를 괴롭히며 크게 발전도 없는 상태로 지냈다. 그러면서 하나씩 내려놨고, 어느 날 하루는 동생으로부터 내 인생이 허무할 것 같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인생이 안 풀린다는 생각이 가득하고, 더 이상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없으며 나의 한계가 명확하다고 생각되니 그때가 돼서야 나는 내 방식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내가 한 생각들의 문제는 다음과 같은 유형으로 나눠볼 수 있었다.
1. 근거가 명확하지 않음
2. 표현의 의미가 정확하지 않음
2. 나도 인간이라는 점을 간과함
언제나 효율적이어야 한다는 생각은, 무엇이 효율적인가에 대한 진지한 답이 없는 채 막연하게 했던 생각이고, 효율에 대한 의미도 정확하지 않았다. 또한 내가 한 생각이 틀릴 수도 있는데 그 점을 부정했다.
나는 내 인생 안에서 큰 일을 이루기 위해 자신감이 필요하다는 말을 받아들이면서도, 동시에 자신감으로 포장된 일 이면에는 원하지 않는 일이 일어나도 그것이 인생의 일부라는 점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미가 있음을 이해하지 못했다.
사람은 잘 변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그 이유 중 하나는 자신의 사고방식에 의문을 갖지 않기 때문인 것 같다. 나 역시 내가 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생각했으나, 그것은 무엇이 효율적인지 생각해보지 않은 행동이었다. 하지만 그게 문제가 있다는 의심은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다. 그렇게 발버둥을 쳤건만 근본이 잘못된 줄도 모르고 허공에 발을 휘젓고 있던 것이었다.
바꿀 수 없는 근본적인 것에 대해선, 깊이 고민하고 여러 각도로 봐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