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과 경험의 필요성
인간은 부정적인 생각과 긍정적인 생각을 동시에 할 수 없다고 한다. 그렇기에 긍정적인 생각을 많이 할 수 있다면, 그만큼 부정적인 생각을 하는 시간이 짧아지므로 부정적인 시간은 더 많이 줄어들게 된다. 이렇게 산술적으로 본다면 부정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이 긍정적인 생각으로 하루를 사는 것이 그리 어려워 보이지 않는데 실제론 걱정과 불안으로 괴로워하는 경우가 많다.
나는 자주 불안하고 걱정을 사소하게라도 달고 다니는 사람이라 걱정과 불안으로 힘들어하는 사람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때문에 많은 책이나 강연에서 그리고 SNS에서 스쳐 지나가는 가벼운 글들에서까지 삶에 감사하고 긍정적인 태도로 살아가라고 이야기하지만 그것이 왜 좀처럼 쉽지 않은지도 경험으로 느낀 바 있다. 개선하고자 시도는 해보지만 며칠 지나지 않아 그만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변화를 위해 몇 차례 시도하긴 했지만 흐지부지된 경험만 남은 것 같아서 솔직히 실패한 원인을 면밀히 살펴보기보다는 '긍정적으로 사는 건 어려운 일'이라고 혼자서 답을 내려놓은 것 같기도 하다.
그런데 이번에 우연히 본 책의 다음과 같은 문구에서 나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어째서 긍정적으로 살아가는 게 어려운 일인지 답을 얻은 것 같다.
"일상에서의 차별은 이게 나야 하고 내세울 만한 확고한 것이 없다는 불안에서 비롯된, 타인과 자기 자신을 비교하고 그 차이점을 유난히 강조하여 자신의 윤곽을 돋보이고 싶은 심리가 남몰래 작용한다. 즉, 자신을 전적으로 긍정하고 싶다는 강한 욕구가 꿈틀거리고 있는 것이다. 왜 자신을 긍정하고 싶은가 하면 그들의 내면에는 자신을 부정하고 비난하는 심리가 있기 때문이다." - 책 <철학자의 질문: 생각이 혼란스러울 때마다 꺼내 먹는 한입철학> 중
기본적으로 자신을 긍정하고 싶은 사람은, 자신을 부정하고 비난하는 심리가 큰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애초에 긍정하려고 할 필요가 없을 테니 말이다. 그러니 긍정적으로 살아가려고 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오랜 시간 그러지 못한 삶을 살았을 것이고 이미 사고방식 역시 고착화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누군가의 말에 의해 변화의 시작점을 가질 수 있어도 결국 긍정적인 태도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그간 대척점에 가까운 삶을 살았기에 경험과 시간이 필요하다. 위의 인용한 책의 저자도 자기 긍정을 하기 위해선 '경험과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어떤 일이든 배울 때 그 시작은 어설프고 부자연스럽기 마련이듯, 긍정적인 삶도 방법과 함께 시간이 가며 조금씩 경험으로 터득하는 것이다. 그러나 태도는 선택의 영역에 있다고 생각하기에 시간과 경험을 덜 고려하는 것 같다. 긍정적인 삶을 위해 생각과 태도를 바꾸기 어렵다면 이런 점을 감안해 장기적으로 생각해 보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