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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선책, 플랜 B의 함정

by 하상인

안녕하세요, 삶을 바꾸는 5분 하상인 작가입니다.

실패를 좋아하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저도 그렇습니다. 저는 특히 실패했을 때 헛되이 시간만 보낸 것 같고 인생이 뒤처지는 기분이 들어 실패가 싫고 두렵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저는 어느 때부터 ‘차선책’이라고 할 수 있는 ‘플랜 B’를 자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지금 도전하려는 플랜 A를 실패하더라도 B를 하면 되니까’라는 생각은 이런 실패에 대한 부담감을 확연히 줄여줬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지난 몇 년 동안 플랜 A라고 생각한 일은 하나도 달성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모두 플랜 B에 해당하는 일들만 해냈죠. 심지어 올해도 그렇습니다. 확실히 뭔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 글에선 플랜 B가 원하는 목표 달성에 미치는 악영향과 목표 달성을 위해 가져야 하는 마음자세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플랜 B는 차선책, 실패 대책 등 사람마다 사용하는 다양한 이름이 있습니다. 하지만 공통점이 있습니다. 최선의 목표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물론, 어떤 사람들은 플랜 B를 갖고 있는 걸 유연하다고 표현할 수 있겠지만, 분명한 사실은 플랜 B는 최선의 결과가 아니며 그 결과를 통해 자부심이나 행복을 느끼긴 어렵다는 것입니다. 애초에 플랜 B라는 것은 최선의 목표가 달성되지 못했을 때 실패가 두려워 만든 타협점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최선의 목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은 어째서 플랜 B를 만드는 것일까요?


가장 큰 이유는 불안함 때문입니다.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을 때를 대비한다는 생각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학창 시절 시험을 앞두고 친구들과 대화하다보면, 전날 아프거나 갑자기 청소를 했다거나 혹은 잠을 자지 못했다는 등의 “~~해서 시험을 잘 못 볼 것 같아.”라는 의미가 담긴 이야기를 종종 들을 때가 있습니다. 이를 심리학에선 ‘셀프핸디캐핑’이라고 하는데 이는 최선의 노력을 했다가 실패할 경우 ‘이건 내 본 실력이 아니다’라며 자신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한 행동입니다. 이는 타인의 평가를 지나치게 의식해 하는 행동이죠. 이와 유사하게 차선책인 ‘플랜 B’를 둔다는 건, 플랜 A는 달성하지 못했지만 B를 달성하면 ‘그래도 난 A는 실패했지만 B는 했다’라며 외부에서 자신을 실패한 사람으로 바라볼 수도 있는 시선으로부터 자신의 알량한 자존심은 지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를 고수할 경우 지난 몇 년 간의 저처럼, 자신이 가진 최선의 잠재력은 절대로 발현시킬 수도 없고 늘 다른 사람들의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한 삶을 살게 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5가지 절대 법칙 : 성공하는 사람이 믿고 따르는”의 저자 잭 프리드먼은 모든 사람들이 차선책을 만들어 두진 않는다고 합니다. 자신의 삶을 누군가에게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하여 과업을 달성해 나가는 것이 인생이라 여기는 ‘범생이’ 유형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주로 하는 행동이라고 설명합니다. 늘 일이 잘못될 때를 대비해서 안정망을 쳐 둔다는 것입니다. 그는 플랜 B를 만드는 건 자신의 계획이 ‘한시적인 것’이라고 선언하는 일과 다를 바 없다고 말합니다. 양다리를 걸치고 있으면서 어느 쪽에도 최선을 다하지 않고 가짜 안정감만을 얻겠다는 마음이라는 이야기입니다.


그는 명확한 어조로 플랜 B를 만들지 말라고 합니다. 그렇다고 미래 계획을 세우지 말라는 뜻은 결코 아닙니다. 플랜 A를 만들면서 동시에 플랜 B를 만들지 말라는 의미입니다. 왜냐하면 이 계획이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정신이 팔려 최선의 목표에 전념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모두 넣어야 하는 시간과 비용이라는 자원을 한 곳에 쏟지 못하니 실질적으론 최선의 목표를 달성할 가능성이 낮아지는 것이죠. 잭 프리드먼은 플랜 B를 만드는 대신 플랜 A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여러 대안들을 검토하며 수정하는 등의 판단을 내릴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이런 그의 주장은 캐서린 밀크먼과 신지혜 교수의 플랜 B에 대한 연구결과가 뒷받침합니다. 이들은 플랜 B를 미리 세워둔 경우 성공할 가능성이 줄어들고 실제로 플랜 B가 필요해질 확률이 증가하며 우리가 가장 이루고 싶은 목표 달성을 위한 노력도 덜 들이게 된다는 것을 밝혀냈기 때문입니다. 결론적으로 우리가 만일에 최선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우리는 플랜 A를 세우는 동시에 B를 만든다면, 그건 스스로에게 “포기해도 괜찮다.”라는 변명거리를 만들어 준다고 생각하면 된다는 것입니다. 이유는 앞선 연구 결과와 잭 프리드먼의 말처럼 플랜 B를 만들어 두는 것 자체가 최선의 목표 달성에 방해되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목표를 설정하고 계시는 중에 플랜 B를 함께 고민하고 있다면 그 자체가 최선의 목표 달성에 도움이 전혀 되지 않는다는 것을 꼭 기억해주시면 되겠습니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난 위험에 대해 그리 많이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할 뿐이다.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면 그저 나아가면 된다.” - 릴리안 카터


참고 도서

5가지 절대 법칙 : 성공하는 사람이 믿고 따르는 – 잭 프리드먼 지음

그래서 어떻게 하면 집중할 수 있습니까? - 니시오카 잇세이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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