랄프 왈도 에머슨의 책 <스스로 행복한 사람>에는 "어느 멋진 날"이라는 제목의 짧은 아래와 같은 글귀가 있다.
"어느 멋진 날
살다 보면 자신이 게으르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그동안 많은 일을 이루었고 새로 시작한 일도 상당히 많음을 깨닫게 된다.
하루하루가 아무 보람도 없이 흘러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지혜나 시, 미덕 같은 것들을 언제, 어디서 얻게 되었는지를 생각해보면 참으로 놀라지 않을 수 없다.(후략)"
이 글은 자신이 이룬 일들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일의 중요성을 말한다. 과거엔 당연한 일을 설명하기 위해 한 페이지를 할애하는 것이 이상하다 생각했는데, 살다 보니 우리가 이와 같이 당연하지만 '중요한 일'을 가벼이 여긴다는 걸 알고 이런 생각을 접었다.
얼마 전 가까운 동생이 뭔가 하고는 있는데 잘 되질 않다 보니 사람 만나는 것도 싫고 밖으로 나가는 것도 싫어져 혼자만 계속 있었더니 우울증이 온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그 동생에게 나는, 위의 책 내용이 생각나서 '성실히 학교도 다니며 아르바이트도 하면서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살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스스로 칭찬하고 인정해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나도 잘하지 못하는 일이지만, 스스로의 노력을 인정하고 칭찬하는 일이 위의 동생이 느끼는 우울감을 벗어나는데 가장 효과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 자신에게 엄격하다 보니, '누구나 학교를 다니고, 누구나 아르바이트 정도는 할 수 있는데 이걸 인정하고 칭찬해야 해?'란 생각이 들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버리는 게 좋다.
이룬 일을 통해 느끼는 '성취감'은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의 근원이 되어 지금까지 이룬 일보다 조금 더 큰 일에 도전할 수 있게 해 주는데, 자신이 이룬 일을 보잘것없다고 생각하거나 부정적으로 생각하면 '차라리 그 시간에 놀 걸'이라며 노력한 시간 자체를 부정하는 일도 생기기 때문이다.
자신이 해온 일들을 자신조차 부정해버리면, 허무해지고 이룬 일에서 얻어야 할 자신감도 생기지 않게 되니 다른 시도조차 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더욱 안타까운 건, 우리 모두는 자신에게 '멋진 날'이 올 거라고 기대하지만 이룬 일들을 부정하고 자신감도 잃다 보니, 그 순간이 가까이 왔음에도 알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자신의 노력을 부정하고 자신감까지 잃은 사람의 삶을 '멋지게 만들어 줄 기회'는 적어도 나를 부정하는 사람에게는 찾아오기 힘들지 않을까.
무력하고 힘도 나지 않는다면, 지금부터 자신을 인정해주고 칭찬해줄 작은 일부터 찾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