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생각하며 사세요?

저 말입니까?

by 하상인


개인적으로 얼마 전 너무 당황스러운 경험을 했다. 낯선 상황이긴 했지만 특별히 불편함을 느껴야 한다거나 누군가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것도 아니었으면서 '입'이 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속으로 뭔가 안 풀리고 있다는 생각은 계속했지만 그 원인이 무엇인지도 모르겠고 더 큰 문제는 이 상황이 아직 끝나지 않았는데 뭘 어떻게 해야 할지 스스로 너무 망설이고 있다는 점이었다.


너무 답답한 나머지 같이 있던 사람은 "왜 아무것도 안 하고 그렇게 가만히 있어?"라고 결국 내게 한 소리 했다. 충분히 들을만한 상황이었고 나도 이런 적이 없어서 집에 돌아왔을 땐 피곤했지만 잠이 오지 않았다. 그렇게 새벽 내내 나는 혼자 대화하는 시간을 가지며 '자신감' 결여라는 결론을 내렸다.


"자신이 없는 세상은 결코 자기 자신에게 존재하지 않는 것이 절대 진리다. 자신 없는 세상은 자신에게 이미 죽은 세상으로 살아 있어도 죽은 것이며 자기로 사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일부분으로 사는 것이다. 그러므로 지금 이 세상을 살고 있다면 자신 없다 절대 말하지 마라. 사람의 삶에 있어서 최고의 믿음은 스스로를 믿는 것이며 최고의 신 역시 부처님도 하나님도 조상님도 아닌 바로 자신이다." - 책 "자신없다 절대 말하지 말라"(안관호 지음) 중


낯선 상황이라고 하더라도 내가 이렇게 해도 괜찮다, 아니다라는 명확한 판단만 내린다면 큰 문제 될 것 하나 없었는데 나는 그렇게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결여는 내가 나를 '별 볼일 없는 인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는 것도 알게 됐다. 내가 나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다는 건 어느 정도 알고 있었는데 '별 볼일 없다'라고 생각하는 줄은 몰랐었다.


이건 조금은 나를 두렵게 하는 일이라 누구에게라도 도움을 받고자 책을 읽어보기 시작했다.(지금 생각하면 외부에서 자꾸 답을 찾지 말고 내가 왜 그런 생각을 하는지 더 살펴보려고 했어야 했다.) 당연하게도 마음은 다른 곳에 가있으니 책이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그래서 빈 종이를 꺼내 생각나는 것들을 적었다.


먼저 보이는 문제는, 개선해야 할 점이 있었고 나는 그걸 해결할 능력이 부족하다고 보고 있었다. 더 깊게 가보니, 나는 내 생각이 없었다. 이 세상에 영향을 받지 않은 개념은 없고 완벽히 새로운 것도 있을 수 없는데, 그럼에도 내 생각이라고 말할 수 있으려면 내가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취사선택한 이유를 밝힐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나는 그러지 못했다.


그래서 이 글을 쓰게 됐다. 읽는 것도 좋은데 이제는 가급적이면 그 읽기를 내가 어떤 이유로 시작하는지 파악하고 다음 단계는 무엇인지 결정하고 읽자, 쓴다면 어떤 목적을 갖고 있는지 파악하고 쓰자.


이런 결론에 이르러보니 결국 내가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미지라고 표현했다)은 선택의 문제였다. 왜 선택했는지 스스로를 납득시킬 수 있다면 앞선 내 문제도 해결할 수 있어 보였기 때문이다. 2020년부터 독서 후 기록을 블로그에 남기기 시작했고 지금까지 400권 이상이 기록되어 있는 것 같은데 그 과정에서 나는 내 생각으로 정리한 일이 별로 없다는 게 놀라웠다.


너무 생각없이 오래 지냈나란 걱정이 든 순간이다.


"부산을 가고자 했으면 제일 좋은 방법을 찾아 그 방법을 믿고 반드시 가야 한다. 그래야 부산에 도착할 수 있다. 자신이 성공할 수 있다 생각하고 믿고 실행해야 성공할 수 있는 것이지, 성공할 수 없다고 생각하면 절대 성공할 수 없다. 자신이 패할 것이라 생각하면 이미 스스로 패한 것으로, 당연히 패할 수밖에 없다." - 책 "자신없다 절대 말하지 말라" 중





KakaoTalk_20230801_084909954.jpg?type=w580



keyword
작가의 이전글신혼일기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