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과 비교하는 나를 멈추고 싶어

적어도 요가를 할 때만이라도

by hase

학생 시절(고등학생때까지) 공부를 잘 하는 편이었다. 그렇다고 아주 뛰어나게 잘해서 1등을 휩쓸고 뭐 이 정도는 당연히 아니었고 늘 상위권에 무난히 들어가는 성적이었다. 대학 입시도 무난하게 성공하여 이름 대면 국민 대부분이 아는 정도의 인지도가 있는 서울의 한 대학교에 입학했다. (수능이 끝남과 동시에 공부를 관두긴 했지만....) 그러니까 경쟁적이고 서열화된 대한민국 교육 제도에서 그럭저럭 잘 살아남은 인간이었다는 거다. 나름대로 그 과정에서 마음고생이 없던 것은 아니었다. 공부가 하기 싫고 어려운 것도 있었지만, 고등학생때 제일 힘들었던 것은 대부분 아는 사이인 학교 친구들을 이겨야 나의 내신 등급이 올라간다는 것이었다. 상위 4% 안에 들려면 내 점수는 몇 점이고 친구의 점수는 몇 점인지, 나도 모르게 속으로 자꾸 비교하고 비교하며 우월감이나 열등감을 느끼는 내 자신이 싫어졌다.


남과 비교하는 증상은 대학생이 된 후 성적에 신경을 훨씬 덜 쓰게 되면서 좀 나아졌지만, 여전히 내 안에 있었다. 이걸 실감하게 된 것이 요가를 시작한 이후였다. 처음 시작할 때는 왕초보니까(지금도 초보지만) 제일 못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몇 달이 지나며 점점 익숙해지니 내가 다른 회원들보다 잘하나 못하나를 신경쓰기 시작했다. 요가는 점수도 없고 등수도 없는데 말이다. 게다가 사람마다 잘하는/부족한 동작이 다르다. 누군가는 유연성이, 누군가는 근력이 좋을 수도 있고 다리/허리/골반 등등 신체 부위마다의 특성도 모두 다르다. 당연히 실력을 줄 세울 수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 그런데 나는 대체 왜 남보다 잘하는지 못하는지를 의식하는 걸까?


고등학생 시절의 내가 그토록 싫어했던 줄세우기 문화를 내면화한 것인지, 한국인이라면 남의 시선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인지...모르겠지만 요가를 할 때만이라도 남을 의식하는 습관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남보다 나의 동작, 나의 자세, 나의 몸 상태에 집중하고 오늘 잘 안 돼도 다음에 하면 된다-마인드를 가지려고 한다(쉽지 않다). 요가는 꽤 힘든 운동이지만 보통 스포츠라고 하지 않는다. 기록을 내는 분야가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요가를 하는 것을 '수련' 이라고 부르는 이유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요가뿐만 아니라 그 무엇이든 남과 나를 비교하는 것은 나를 갉아먹는 짓이라는 걸 안다. 이미 습관이 되어서 고치기 어렵지만 요가를 할 때만이라도 내가 타인으로부터 자유로웠으면 좋겠다. 산스크리트어 인삿말이며 요가 수업의 시작과 끝에 나누는 인사이기도 한 '나마스떼'는 상대에 대한 존중을 뜻한다고 한다. 함께 요가하는 모든 이들을 존중하자, 비교질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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