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에서 총대 매고 말하시나요?

직장에서 주의할 점

by 보이저

예전에 팀원들에게 미움을 받는 팀장님이 있었다. 견디다 못한 많은 팀원들이 팀을 옮기거나 이직했다. 팀장은 공개적으로 팀원들을 지적하고 마음에 안 드는 팀원들에게 나가라고 압박하는 사람이었다. 나 역시 자주 표적이 될 수 밖에 없었다.


어느 날 팀원 두 명이 조용히 나에게 말을 걸었다.


"OO씨가 먼저 나서서 감사팀에 팀장님 고발할 수 있을까요?"


나 역시 팀장이 싫었지만 내가 총대 매고 팀장을 고발을 해야 할지 망설여졌다. 내가 망설이니 그 두 명은 나를 설득했다.


"저희는 계약직이라 말해도 별 소용이 없을거예요.
OOO씨가 대표로 말해 주실 수 있으실까요? 서로 좋은 일이잖아요."



나는 고민해 보겠다고만 말하고 곰곰히 생각했다. 내가 총대를 메는 것이 과연 옳은걸까?





총대를 매는 것, 어려운 일입니다


톰 행크스가 주연으로 나온 ''라이언 일병 구하기'에서 존 밀러 대위는 기꺼이 총대를 맨다. 네 형제가 모두 참전했는데 이 중 세 명이 전사하고 막내만 남았는데 노르망디 전장에서 행방불명이 된다. 한 명을 구하기 위해 밀러 대위는 대원 일곱명을 이끌고 독일군 깊숙히 잠입하게 된다.


결국 라이언 일병을 구하지만 밀러 대위를 포함한 대원 여덟명은 모두 전사하게 된다.




현실에서도 종종 총대를 매는 일이 있다. 공익 제보를 하는 용기있는 분들이시다.


이 중 대표적인 분이 이문옥 감사관이다. 감사원 감사관이었던 이문옥 감사관은 당시 재벌기업들이 불법으로 비업무용 토지를 대량으로 보유했음에도 감사원이 로비를 받고 무마했던 것을 폭로하였다. 그로 인해 감사원에서 해임되고 말았다. 나중에 복직되기는 했지만 6년 간을 밖에서 법정투쟁을 벌여야만 했다.


총대를 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엄청난 피해를 감수해야 할 경우도 있다. 태풍의 소용돌이 속으로 뛰어드는 일인 것이다.




총대 매고 말할지 고민할 때 판단 기준



1. 가장 중요한 판단기준은 '옳은 일인지, 아닌지' 여부이다.


일단 합리적인 이유가 있어야 한다. 확인되지 않은 일을 공개하거나 과장하거나 누군가를 모함하는 일이라면 해서는 안된다.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쓰는 것 같은 의심이 드는데 증거가 없다면 고민해야 한다. 사적으로 쓴 것이 확실한 것인지, 이걸 공론화해서 끝장을 보는 것이 옳은 것인지 판단하고 결정해야 하는 것이다.




2. 꼭 내가 나서야만 하는지도 생각해 보자.


자기는 안 하면서 남을 총알받이로 내세우는 비겁한 사람들이 있다. 막상 일이 커지면 나는 몰랐다는 듯이 발을 빼버린다. 그러면 총대를 맨 사람만 희생양이 되는 것이다.

회사에서는 함부로 남의 부탁을 들어주면 안된다. 남을 이용해서 자기 이익을 챙기려는 사람들이 늘 존재한다. 나는 손에 피 묻히기 싫고 피해보기 싫은 것이다.


학창시절에도 이런 아이들은 항상 있었다. 장난을 칠 때 본인이 직접 하지 않고 만만한 아이한테 네가 해보라고 꼬시는 것이다. 그러면 선생님께 혼나는 것은 그 만만한 아이 하나였다.


내가 꼭 나서야 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굳이 나서지 말자. 앞선 사례에서 나는 결국 총대를 매지 않았다. 계약직이라고 직장 내 괴롭힘 신고를 못 할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 나를 내세우고 자기들은 뒤에 숨으려는 의도가 보였기에 나는 거부하게 되었다.




3. 후폭풍에 대해서도 고민하자


총대를 매는 일은 예기치 않은 후폭풍이 따르기 쉽다. 내가 앞서서 말하는 것이기에 가장 먼저 내가 표적이 되는 것이다. 이 일을 내가 나서서 했을 때 나에게 어떤 이익이 있을지, 어떤 피해가 있을지 면밀히 살펴보자. 기회주의적이라고 생각될 수도 있지만 당장 직장생활에 큰 지장을 초래할 수도 있기에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





마무리하며


함부로 총대를 매어서는 안된다. 특히나 주변 분위기에 휩쓸려서 떠밀리듯이 총대 매는 일은 절대로 하면 안된다. 세상에는 자기 목적을 이루기 위해 남을 총알받이로 내세우는 악한 인간들이 많다. 그들의 꼭두각시가 되어서는 안된다.


다른 사람이 아닌 내 판단에 따라 정말 올바른 일이고 꼭 필요한 일일 때 총대를 매자. 그래야 설령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기꺼이 결과를 수용하게 된다.


총대를 매는 일은 일 못하는 사람에게 주어지는 경우가 많다. 평소 사이가 좋지 않았던 팀장이나 선배가 다가와서 좋은 평가나 관계 개선 등 당근으로 유혹하는 경우 넘어가기가 쉽다. 나쁜 평가와 단절된 관계로 고통받는 일못러들에게 이런 당근은 뿌리치기 힘든 유혹이다.


그러나 약속은 지켜지지 않을 가능성이 많다. 애초에 계약서를 쓴 것도 아니고 그 사람들이 계속 이 부서에 붙어있는 것도 아니다. 공염불이 될 가능성이 크다. 문제가 커지면 나 몰라라 침묵하거나 오히려 나를 공격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니 순간의 유혹에 넘어가지 말자.


총대를 매는 일은 남들을 위한 희생이 되어서는 안되고 내 신념에 따른 행동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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