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 지시사항, 한 번 더 확인합시다!

일못러에서 벗어나기

by 보이저

오전 시간, 별안간 팀장이 나를 회의실로 불렀다.

"무슨 일이지? 뭐 안 좋은 일이라도 생긴건가?"

회의실로 들어가니 팀장은 속사포처럼 말을 쏟아낸다.

"기술지원그룹 구성원 대상으로 AWS 자격증 교육을 진행해야 하는데 그거 희망자가 누구이고, 원하는 등급은 무엇이고, 어디서 교육받기를 희망하고~"

정신없이 말이 쏟아진다. 녹음 앱이라도 켤걸..후회가 밀려온다. 나처럼 ADHD가 있는 사람은 저렇게 한 번에 밀어닥치는 낯선 정보 처리가 힘든데..내 탓이니 누구를 원망할 수도 없다.

겨우겨우 다이어리에 기록하고 기술지원 쪽 담당자에게 일단 전화로 팀장 지시사항을 전달했다. 그리고 팀장에게 그 내용을 말했다. 팀장은 갑자기 큰소리를 쳤다.

"왜 비용 이야기는 말 안했어? 그거 전체 한도가 있으니 그 안에서 신청해야 한다고 아까 말했었잖아. 그거 중요한건데 그걸 말 안하면 어떡해?"




지시를 조금씩 놓치는 이유


우리는 수많은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회사에서 일한다. 팀원의 경우는 내가 말하기보다는 상사들이 하는 이야기를 듣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더 많을 것이다.


이걸 놓치지 않고 100퍼센트 잘 이해한다는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나 내가 잘 모르는 분야에 대한 이야기이면 더더욱 진도 따라가기가 벅차다.


들은 내용을 실컷 다이어리에 기록하고 녹음으로 남겨도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그 기록된 내용을 내것으로 만들지 않으면 팔 운동만 열심히 한 것이다.

그렇다면 지시를 놓치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1. 팀장이 듣는 사람을 고려하지 않고 말하는 경우

듣는 사람의 업무 경력, 이 업무에 대한 이해의 정도 이런건 고려하지 않고 자기 할 말만 다하는 경우가 있다. 한 대 때려주고 싶은 유형이다. 반대 상황에서 이 사람이 과연 얼마나 알아들을 수 있나 궁금하기만 하다. 어떤 경우는 팀장 본인도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지시할 때도 있다. 이러면 장님이 장님을 인도하는 상황이 펼쳐지게 된다.



2. 업무를 제대로 숙지하지 못한 경우

일단 모르면 이해가 어렵다. 당장 법률가들 컨퍼런스에 갔다고 치자. 근대 영미법과 대륙법을 비교하는 내용이 나오면 이게 무슨 카레 먹다 이빨 빠지는 소리인가 할거다. 모르는 내용은 아무리 귀를 귀울여 들어도 이해하기 어렵다.


3. 집중하지 못한 경우

순간순간 잡생각에 빠질 때 당연히 제대로 이해하기 어렵다. 졸고 있거나 아직 처리하지 못한 업무에 대해 고민하고 있을 때, 주식이 요즘 상한가인데 언제 내다 팔까 타이밍을 재고 있다면 팀장 지시가 머리에 들어올리가 없다.



팀장 지시! 리마인드 방법


이전에 팀장 지시사항을 놓치지 않는 방법에 대해 설명한 바 있다. 그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먼저 다른 보고서를 통해 기본지식을 쌓고 오자


2. 클로버 같은 녹음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자


3. 내가 이해한 것을 내 언어로 다시 한 번 팀장에게 물어보자


4. 내가 놓친 것은 없는지 다시 물어보자


5. 속으로 중요 포인트는 읖조리자



일단 기록 잘했다고 끝난게 아니다. 아무리 기록했다 하더라도 그걸 다시 보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당장 누가 전화해서 팀장 지시사항을 물어보면 어버버하다가 중요 내용을 빠뜨리기 십상이다.

회의 때 기록한 내용이나 팀장 지시사항은 꼭 다시 한 번 읽어보자. 그리고 중요사항은 형광펜으로 칠하거나 나만의 노트에 옮기자. 이러면 내 것으로 만들 수 있고, 히스토리 관리도 할 수 있다.




마무리하며


독일의 심리학자 어빙하우스는 내가 들은 것은 한 시간만 지나도 50%를 잊어버리게 되고 일주일이 지나면 80%를 잊는다고 한다. 잊지 않기 위해 자주 반복해서 확인하라고 강조하고 있다.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은 프로야구 10개팀 순위표를,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은 1부리그 강등권, 2부리그 승격 예상팀 순위를 줄줄 외운다. 그건 자기 관심사이기에 보고 보고 또 봐서 그런 것이다.


팀장 지시사항이 관심사일수는 없다. 꿈에서라도 나타날까봐 소금이라도 뿌리고 싶은 사람인데 당연히 다시 떠올리기 싫을 것이다. 실제로 팀장과 사이가 나쁜 경우, 팀장 지시사항을 적은 다이어리도 꼴 보기 싫어진다. 그러나 내가 회사에서 생존하려면 팀장 지시는 꼭 파악해야 한다. 팀장이 좋아서가 아니라 내가 회사에서 조금이라도 수명을 늘리기 위해서이다. 학교에서 공부하듯이 열심히 기록하고 또 열심히 다시 보며 복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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