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마무리가 직장에서 중요합니다.

직장에서 살아남기

by 보이저

최근 한화 이글스의 상승세가 무섭다. 비록 어제 패해서 연승이 끊어졌지만 12연승을 기록하게 되었다. 고향이 대전이라는 죄로 한화 이글스를 응원하면서 십년이 넘는 세월을 고통 속에 지내야 했다. 도저히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처참한 성적에, 최근 3년 간은 아예 야구를 끊고 살기도 했다.


그런 한화 이글스가 최근 연승을 달렸다. 개막 14연패 이런 처참한 기록만 접하다가 12연승 단어를 들으니 이게 꿈인가 생시인가 싶다.


한화 이글스의 상승세의 원동력은 무엇일까? 많은 것이 있을테지만 그 중 하나는 든든한 마무리 투수가 생겼다는데 있다.

가뜩이나 잘 이기지도 못하는 팀이 마무리 투수마저 엉망이니 이기던 경기를 막판에 뒤집기 당한 적이 참 많았다. 그러나 김서현이라는 시속 160km 강속구를 던지는 투수가 마무리 투수로 자리잡게 되면서 이기는 경기를 뒤집히는 일이 현저하게 줄어들게 되었다. 그만큼 뒷마무리는 중요한 것이다.

image.png?type=w773 김서현 선수


마무리를 못해 발생하는 실수들


'화룡점정'이라는 말이 있다. 용의 눈을 그려넣어 용 그림을 마친다는 뜻이다. 용을 다 그렸다고 좋아하면서 눈을 안그리면 그건 제대로 된 용이 아닐 것이다.


직장에서의 일도 마찬가지이다. 뒷마무리가 정말 중요하다. 다 해놓고 마무리가 부족해서 다된 밥에 재뿌리는 상황이 종종 발생한다. 나 역시 마무리가 부족해서 실수를 참 많이 했다. 며칠이 걸려 고생했던 일이 마무리 때문에 빛이 바라는 경우도 있었다.


그렇다면 대표적인 유형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1. 이메일 발송 실수


어렵게 문구 하나하나 신경쓰며 꼼꼼하게 수신자까지 다 체크해서 이메일을 작성했다. 이메일에 들어가는 깔끔하고 잘 정돈된 안내문 이미지까지 아주 훌륭하다.


"이 정도면 완벽해!"


나 스스로 감탄하며 발송 버튼을 누른다.

그런데 몇 분이 지나지 않아 여기저기서 전화를 걸려온다.


"이미지 파일이 엑박(엑스 박스)로 떠서 안 보여요. 안내문을 읽을 수가 없네요"


이게 무슨 일인가..순간 머리속이 하얘진다.



2. 보고서 작성 실수


부사장님께 보고드릴 1분기 전국 서빙로봇 판매실적 보고서가 드디어 완성되었다. 이거 만드느라 3일간 자정까지 근무했더니 몸과 마음이 지친다. 이것만 잘 보고하면 하루 연차써서 강릉에나 다녀와야지! 벌써부터 내 마음은 동해안에 있다.


드디어 보고일이 되었다. 임원 회의실에는 임원진이 쭉 앉아 있다. 나는 떨리는 목소리로 PPT 장표를 하나씩 넘긴다. 한참 말하고 있는데 뭔가 느낌이 싸하다.


아뿔사! 도표에 언급된 숫자는 1분기가 아니라 작년 4분기 수치이다. 지난번 그래프를 그대로 복사해 온다는게 실수로 수치까지 복사해 온 것이다. 왜 이걸 이제서야 발견한거지? 지금까지 말한건 다 허위보고가 되는 것은 아닌지 등에서 땀이 흐른다. 동해안은 개뿔, 당장 내가 이 회의실에서 살아서 돌아갈 수 있을지나 모르겠다.



3. 일정 등록 실수


AI 챗봇 체험 교육, 드디어 모든게 다 준비되었다. 이거 준비한다고 온갖 AI 관련 유튜브, 책 찾아보느라 흰 머리가 100개는 더 늘어난 것 같다. 아예 AI 전문가로 프리 선언하고 나가볼까? 별별 생각이 떠오른다.


교육생은 30명, 이들의 일정에 교육일자를 등록해 놓는다. 잊지 않도록 예약 문자까지 발송해 두었다.


교육일이 되었다. 그런데 시작 시간이 지났는데도 아무도 오지 않는다. 무슨 일이지? 다급한 마음에 교육생에게 전화를 건다.


"으잉? 다음주 수요일 아닌가요? 캘린더, 문자 모두 그렇게 안내되었던데요?"


헉, 캘린더와 문자를 확인해보니 5월 13일이 아니라 5월 20일로 되어 있다. 당장 외부강사도 와서 기다리고 있는데, 그럼 강사료는 어떻게 되는거지? 눈 앞이 하얘진다.



4. 물건 빠뜨리고 가기


영업사원들은 본인이 판매하는 상품에 대해 과연 얼마나 알고 있을까? 학습자료를 주고 한 달 뒤에 테스트를 해서 결과가 좋은 직원에게는 아이패드를 선물로 주라는 사장님 지시가 떨어졌다.


학습자료, 시험문제까지 다 출제하느라 지난 한 달은 지옥의 여정이었다. 지방에 있는 영업사원들을 오라 가라 할 수 없으니 시험문제를 짊어지고 부산, 광주, 대구, 대전을 오가는 일도 많았다.


이번에는 전주다. 영업사원들에게 줄 시험지를 준비해서 드디어 도착했다. 시험지를 열어본 순간 나는 기절할 뻔했다. 새 시험지가 아니라 다른 영업사원들이 이미 푼 시험지였다. 이걸 어쩌나. 서울이었음 다시 출력이라도 하겠지만 여기서는 불가능하다. 망했다는 생각만이 머리 속을 스쳐 지나간다.




뒷마무리 잘 하는 방법


위 사례를 읽고 세상에 저런 인간들도 있구나 혀를 끌끌 차는 분들도 있으실 것이다. 그런데 나도 저런 실수를 언제든 할 수 있다. 이제 다 끝났다는 안도감에, 이만하면 됐다는 자만감에 실수가 튀어나오는 것이다.


집중력 갖고는 문제 해결이 어렵다. 결국은 메뉴얼이 해결책이다. 하나하나 짚어가며 처리해야 한다.

특히 정신없이 바쁠때 메뉴얼은 진가를 발휘한다. 시야가 좁아져 허둥지둥 댈 때 놓치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다.


누구나 실수하기 쉬운 것들이 있다.


- 이메일 보낼 때 날짜, 수신자 등록

- 일정 등록할 때 날짜와 장소, 참석자

- 출장갈 때 핵심 서류 챙기기

- 보고서 작성 시에 맞춤법이나 수치 정확한지 확인


이런 부분은 메뉴얼로 만들어서 꼭 다시 한 번 확인해야 한다. 의외로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는데 방심하거나 당황하면 실수가 나오게 된다.





마무리하며


신입사원 때 팀 회식을 하면 신입사원이 할 일이 하나 있었다. 혹시 누가 놓고 가는 물건은 없는지 다시 한 번 둘러보면서 확인하는 일이었다. 생각해보면 이것도 마무리를 잘하기 위한 일이었다고 생각한다. 누가 물건 잃어버리지 않고 아름답게 회식을 마무리하는 것이다.


스포츠에서 최악의 상황은 역전패이다. 8회까지 이기고 있다가 9회에 역전 당해 지는 야구 경기, 후반 45분까지 이기고 있다가 인저리 타임 5분 동안 두 골 내주고 지는 축구 경기..이런 경기는 단 한 번으로 피해가 끝나지 않는다. 선수들 멘탈에 악영향이 미치기에 자칫 연패로 이어지기 쉽다.


직장인도 마찬가지이다. 뒷마무리는 정말 중요하다. 이건 집중력 개선이 아니라, 매뉴얼로 해결하자. 정말 정신 없을 때 빠뜨리지 않는데는 매뉴얼 만한게 없다. 누군가에게는 이런 단순한 것도 알려줘야 하느냐 싶겠지만, 이 단순한 일이 자칫 전체 일을 망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경기가 끝날 때 까지는 절대 끝난 것이 아니다

요기 베라 (미국의 전설적인 야구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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