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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 헛기침을 하시나요?

나를 돌아보기

by 보이저

강 차장님은 늘 헛기침을 하신다. 그 주기도 짧다. 3분에 한 번씩은 "헛헛흠" 소리가 쩌렁쩌렁 사무실에 울려 퍼진다. 무슨 3분 카레도 아니고 3분마다 모래가 다 떨어지는 모래시계도 아니고..

긴장하거나 어떤 일에 집중하고 계시면 그 주기는 더 짧아졌다. 헛기침 소리도 더 커졌다. 평소가 50 데시벨이라면 이 때는 70 데시벨까지 소음이 올라갔다.


신경이 거슬려도 너무 거슬린다. 가뜩이나 소음에 취약한 나다. 집에서 잘 때는 째깍거리는 벽시계 소리가 거슬려서 방에 시계도 없애버릴 정도였다. 그런데 3분 주기로 "헛헛흠" 이 소리를 내는 강 차장님은 내 업무 집중력을 방해하는 원흉이다.


마음 같아서는 방독면이라도 씌워주고 싶다. 그 소리 안 들리게..



왜 헛기침을 하게 될까?


이유는 다양하지만, 헛기침을 하게 되는 이유는 다음과 같이 요약해 볼 수 있다.



1. 후비루 증후군

콧물을 코 바깥으로 내보내지 못하고 목 뒤로 자꾸 삼키게 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코를 풀어도 콧물이 나오지 않고 자꾸 목 뒤로 들어가게 되며, 이때 목은 불편함을 느끼고 강제로 콧물을 입 밖으로 내보내기 위해 기침을 하게 된다.



2. 위산이 목으로 올라옴 (인후두 역류)

위산이 많다 보니 위산 일부가 성대나 목까지 튀게 된다. 이때 목은 답답함을 느끼고 계속 기침을 하며 위산을 없애려고 한다.



3. 심장약, 혈압약의 장기 복용

해당 약들을 장기 복용하면 기침을 유발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 약들은 심장 박동을 조절하는데, 이때 기침이 반사적으로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4. 긴장했을 때

긴장하거나 뭔가 답답할 습관적으로 헛기침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뭔가 스트레스를 해소해야 하는데 그걸 밖으로 표출하기는 어렵고 안으로 삭히게 되는 것이다. 시험을 치르거나 면접장에 가면 유난히 헛기침을 심하게 하는 사람들을 볼 수가 있다. 헛기침을 통해 긴장을 풀려고 하는 것이다.




헛기침이 미치는 악영향


중요한 것은 잦은 헛기침이 다른 사람들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이다. 한참 집중해서 바쁘게 일하고 있는데 반복적으로 "크르릉" 소리가 들리면 집중할 수가 없게 된다.


사람이 한 번 소리에 꽂히게 되면 계속 거기에만 신경 쓰게 된다. 이렇게 되면 집중은 불가능하다. 본의 아니게 내 헛기침 소리 때문에 주변에 피해를 주게 되는 것이다. 이쯤 되면 왕 앞에서 헛기침 소리 냈다고 철퇴로 신하를 죽인 궁예의 심정이 이해가 될 정도까지 이르게 된다.



바람직한 해결 방법


1. 내가 헛기침을 자주 하는지 확인하자

본인은 잘 모른다. 마치 몸에서 냄새가 나는 것을 주변 사람들은 다 알아도 본인은 모르는 것과 같다. 만일 내가 그런 특징이 있다고 생각되면 친한 사람에게 물어보자. 사무실에 나랑 같이 오래 있으면서 내 습관을 잘 아는 사람이 좋다.




2. 종이에 써붙이자

자기도 의식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나오는 경우가 많다. 이걸 의지로 해결하려고 하면 고치기 힘들다. 종이에 쓰고 눈에 띄는 곳에 붙여 놓자.

마치 고3 수험생이 독서실 책상 앞에 "지금 자면 내년 월드컵은 재수학원에서 봐야 한다" 이런 문구를 써 붙이는 것과 같다. 월드컵은 아니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내 평판과 좌우되는 일이니 신경 쓰자.




3. 병원을 방문하자

앞에서 말한 방법들은 사실 근본적인 처방은 아니다. 근본적으로 헛기침을 자꾸 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비인후과를 방문해서 진단을 받자. 후비루 증후군인지, 목이 부어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틱 장애처럼 내 의지로 안 되는 영역인지 확인이 필요하다.




마무리하며


어떻게 보면 진짜 별 것 아닌 문제이다. 사실 본인은 내가 헛기침을 자꾸 하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주변 사람들에게는 참 거슬린다. 집중력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신경을 자꾸 거슬리게 하는 것도 문제이다.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을 판단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일을 잘하는 것이다. 그러나 헛기침 같은 사소해 보이는 요소도 은근히 사람 마음을 결정짓게 된다. 자꾸 신경을 거슬리게 하는데 그 사람이 좋다고 말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코골이도 부부 이혼 사유로 인정된다고 한다. 헛기침도 회사 직원들의 불만 사유로 인정된다고 생각한다.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게 한 번 나를 되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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