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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스타일을 만들어야 합니다.

역사에서 배우는 일 잘하는 방법

by 보이저

지미 핸드릭스가 성공한 것은 단순히 기타를 잘 쳐서가 아니다. 그랬다면 전설적인 존재가 되지 못했을 것이다. 자기만의 연주방식, 자기만의 기타 이론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제2의 인생을 고민할 때 이 부분을 꼭 생각해야 한다. 그 길이 창업이던, 글쓰기이던, 강의이던 마찬가지이다. 나만의 색깔, 나만의 철학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가급적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가는 것이라면 더욱 좋다. 지금 내가 하고 있거나 구상하는 것이 취미로 하는 것이라면 모르겠지만, 생계 수단으로 생각하는 것이라면 이는 선택사항이 아니라 필수이다.



애플이 독주할 수 있는 이유


애플의 아이폰은 그저 핸드폰이 아니었다. 문명을 바꿨다고 할 정도로 큰 혁명이었다.

기존 핸드폰은 전화통화나 문자 메시지가 주요 기능이었다. 일부 인터넷 서비스가 있기는 했지만 부가기능일 뿐이었다. 즉 핸드폰에 컴퓨터를 끼워 넣은 형태였다.


그러나 아이폰은 달랐다. 수많은 앱을 설치한 후 자유롭게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었다. 기존 핸드폰의 패러다임이 바뀐 것이다. 컴퓨터에 핸드폰을 끼워 넣은 것이다. 이는 삼성, 화웨이 등 수많은 도전자들이 애플을 따라 스마트폰을 출시했지만 애플이 이 세계의 아성을 지키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락인(Lock-in) 효과라는 것이 있다. 사람들은 처음 출시된 제품의 기능에 익숙해지게 되면 다른 유사 제품은 잘 사용하려고 하지 않는다. 이미 기존 제품에 익숙해졌고, 이미 그 제품에 맞는 앱이나 클라우드 등 부가 기능들을 구매했기에 그걸 버리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래서 가장 먼저 그 길을 여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많은 강사들의 현재 모습들


강의에도 이 논리는 동일하게 적용된다. 이 세상에는 수많은 작가들과 강사들이 있다. 매년 전문강사 리스트가 적힌 책이 업데이트되어 주요 기업에 배포된다. 교육업무를 처음 맡을 당시, 그 책을 보고 대한민국에 전문강사가 이렇게나 많구나 깜짝 놀란 적이 있다. 1,000쪽 가까운 페이지에 빼곡하게 강사 프로필이 적혀 있다. 거기에 없는 강사들까지 포함하면 대한민국에 전문강사들이 얼마나 많을지 상상이 되지 않는다.


리더십부터 습관 형성, 동기부여, 자기 계발 등부터 인문학, 예술, 심지어 바리스타, 소믈리에까지 많은 분야의 강사들이 있다. 10년 넘게 교육 업무를 하면서 많은 전문강사들의 강의를 들어볼 수 있었다. 이 중 계속 기억에 남는 강사는 자기만의 이론이 확실했던 사람들이었다.


대부분의 강사들은 국내외 유명 책자나 학자들의 이론을 소개하고 그 내용을 요약해서 전달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그리고 구체적인 방법은 제시하지 않은 채,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에요. 파이팅! 우리 잘해보아요!" 이 정도 메시지 전달 수준을 넘지 못하고 있다. 들을 때는 참 좋은데, 막상 자리로 돌아와서 뭘 하려고 하면 내가 도대체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전혀 알 수가 없다. 그저 잘해보자는 식의 좋은 말이었을 뿐이기 때문이다.


왜 그런 것일까? 첫 번째로는 본인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습관 형성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정작 강사 본인은 고민과 노력을 통해 습관을 만들어 본 경험이 부족하다. 회사에서 일을 못하는 사람이 어떻게 일 잘하는 습관을 만들어서 이를 극복했는지 그 경험이 있어야 구체적인 해결책이 나올 수 있는데 그런 경험이 없는 것이다. 주요 서적, 논문, 영상을 보고 요약해서 자료를 만드는 수준에 그치다 보니 피상적인 내용이 되고 마는 것이다. 이런 강의는 수강생들에게 울림을 줄 수 없다. 정작 내가 돌아가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많은 글쓰기의의 현재 모습들


글쓰기는 어떨까? 이 역시도 강의와 별반 차이가 없다. 자기 계발, 여행, 사색에 대한 수많은 분들의 글이 매일 올라온다. 읽어보면 비슷한 글들이 매우 많다. 심한 경우는 내가 다른 블로그나 책에서 거의 비슷한 내용을 본 기억이 또렷한데, 문구만 일부 바뀌어서 올라오는 글들도 있다. 부대찌개 집도 아니고 도대체 누가 원조일까 궁금해진다.


자기 생각이나 이야기를 찾아보기 힘들다. 내가 가진 고민들, 깊이 탐구해서 내가 찾아낸 가치 이런 것이 궁금한데, 시중에 있는 책이나 이론을 단순 소개하는 것을 넘어가지 못하는 글들이 정말 많다. 이건 AI에 의해 대체될 수밖에 없다. AI가 수많은 기존 자료를 가지고 요약 정리해서 시사점까지 다 내주는데 이러면 AI에 의존하지 뭐 하러 그 글 읽겠는가?


시중에 있는 내용들을 소개하면서, 중간중간 내 생각을 몇 줄 끼워 넣고 이건 내가 재해석한 것이라고 말하면 안 된다. 추어탕에 고수나 마늘 조금 끼워 넣었다고 그게 다른 요리가 되는 것은 아니다. 본질이 바뀌지 않기에 나만의 레시피가 될 수 없다. 뭔가 내가 깊이 고민해서 사물을 기존과는 다른 방식으로 재해석한 것, 이게 필요하다.




강의 패러다임을 새로 만드는 방법


이쯤 되면 궁금해질 것이다. 당신 하는 말은 무슨 소리인지 알겠는데 그래서 당장 나보고 뭘 어찌하라는 것이냐? 새로운 스타일 창조하는 게 말이 쉽지 그게 가능하냐? 이런 생각이 들 것이다.


다음 세 분을 소개해 드리고자 한다. 이 세 분들은 기존 강사들의 스타일에서 벗어나 자기 방식을 만들어내며 이 분야에서 독보적인 자리에 오른 인물들이다. 이 분들의 성공 방정식을 보면 실마리가 보일 것이다.


첫 번째는 손주은 강사이다. 2000년 무렵 '손사탐'이라는 이름으로 화제가 되었고, 지금은 메가스터디 원장이신 분이다. 당시 사회탐구영역은 역사, 윤리, 지리 등 수많은 하위 영역마다 강사들이 따로 있었다. 그는 이걸 다 통합해서 사회탐구, 즉 사탐 강사가 되었다. 역사에서 다루는 부분을 윤리에서도 다루고, 지리에서도 연관하여 설명하면서 이해하기 쉬워지는 시너지 효과가 나오게 되었다. 과목을 통합하여 가르친다는 발상의 전환이 그를 유명강사로 만들게 되었다.


두 번째는 이지영 강사이다. 이지영 강사 역시 사탐 분야 강사로 이 분야의 독보적인 1타 강사이다. 이지영 강사는 수험생들이 자주 틀리는 문제유형들을 직접 다 분석하였다. 이걸 왜 틀리게 되는지, 이때 왜 수험생들이 쉽게 함정에 빠지고 잘못 이해하게 되는지 그걸 일일이 분석한 내용을 책자로 만들어서 배포하였다.


학기 중에 보는 책, 중간/기말고사 직전에 보는 책, 방학 때 보는 책을 구분하여 맞춤형 내용을 제공하기도 했다. 이렇게 기존 강사들과 다른 방식으로 교재를 만들어서 수험생들에게 꼭 필요한 맞춤형 강의를 제공한 것이 성공 비결이다.


세 번째는 토익(TOEIC)의 김대균 강사이다. 토익은 영어능력을 체크하는 시험으로, 취업 때 필수 자격증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이 분은 매 달마다 직접 토익을 접수하고 고사장에 가서 시험을 응시하였다. 그리고 문제 패턴을 분석하여 이런 문제에서는 이런 문장이 나오면 정답일 가능성이 크고, 토익에서 이런 패턴은 함정에 빠뜨리는 문항이라는 것을 직접 분석하기도 했다. 당시 이 분 강의를 접수하기 위해 신청일 전날 학원 앞에서 전날부터 줄 서서 노숙하며 기다리던 사람들이 화제가 되기도 하였다.


세 명의 사례를 보면 남들과 다른 나만의 강의 스타일은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감이 올 것이다. 그렇다. 그것은 바로 수강생의 가려운 부분을 직접 긁어줘야 하는 것이다. "나는 말해줬고요! 해결책은 직접 찾아보세요!" 이게 아니라, 정말 듣는 사람이 간절하게 원하는 것을 아주 구체적으로 직접 떠먹여 주듯이 제공하는 것이다. 생각만 많이 한다고 방법이 튀어나오는 것은 아니다. 그러려면 내가 그 입장이 돼서 직접 경험해 봐야만 한다.




글쓰기 스타일을 새로 만드는 방법


글쓰기도 강의와 다르지 않다. 자기 계발 분야이건 에세이이건 시이건 간에 읽는 사람에게 울림이 있는 글이 경쟁력이 있다.


자기 계발 분야라면 이 책을 읽고 당장 내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 수 있어야 한다. 나만의 이론을 만들어 보자. 저서 '아주 작은 습관의 힘'으로 국내에 습관에 대한 큰 관심을 가져온 제임스 클리어는 이 책에서 좋은 습관 형성을 위해 행할 것들, 버려야 할 것을 각각의 표로 만들어서 하나씩 달성하고 넘어갈 수 있도록 정리하였다. 읽는 입장에서는 내가 이걸 하고 넘어가면 되는구나 쉽게 알 수 있기에 큰 도움이 된다.


말을 조리 있게 잘하는 법에 대해 쓰고 싶다면, 말을 잘하기 위해 가져야 할 습관을 단계 별로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말을 잘하기 위해 먼저 경청하기가 중요한데, 경청을 위해서 가장 먼저 할 것, 그다음 미션, 최종 미션을 부여하고, 이게 끝나면, 내가 가진 말하는 방식 확인하는 방법 3가지 등 전제 프로세스를 만드는 것이다. 이런 논리와 프로세스를 내가 직접 만들어서 설명하는 것과, 기존 이론을 나열만 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에세이 분야라면 박완서 작가가 롤모델이 될 수 있다. 박완서 작가는 '나목', '엄마의 말뚝' 등의 작품에서 독자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주었다. 그 감동은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에 관련된 내용이다.


일제강점기와 6.25 전쟁을 거치면서 어머니가 겪은 시련을 지켜본 경험이 밑바탕에 깔려있다. 독자 입장에서는 아픈 현대사를 떠올리면서 몰입해서 읽을 수 있는 것이다. 전쟁이 어떻게 끝났고 북쪽에 있는 고향이 어떻게 되었는지 우리는 그 결과를 알기에 안타까운 마음으로 공감할 수 있다. 이렇게 자기 스토리, 자기 생각이 확실하게 반영된 글이 울림을 줄 수 있다.

박완서 작가


마무리하며


삼성 이건희 회장은 생전에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남들보다 반 보만 더 앞서면 반드시 성공한다"


누구나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성공적인 제2의 인생을 꿈꾼다. 그게 창업이 될 수도 있고, 글쓰기가 될 수도 있고 강의일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반 보가 앞서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수백 개의 클립이 잔뜩 담긴 클립통에 똑같은 모양의 클립 하나가 더 추가되면 그 클립이 과연 눈에 띌까? 절대 아닐 것이다. 그러나 그 클립의 모양이 다르거나 색이 다르다면 확 눈에 띌 것이다. 더 그립감이 좋고 고정을 잘 시킨다면 최고의 클립이 될 것이다.


반 보를 앞서게 하는 것은 내 강의를 듣고 내 글을 읽고 내 가게에서 물건을 사는 사람 입장에서 그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제공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철저하게 그 사람 입장에서 무엇이 필요한지 고민해야 한다. 그리고 나만의 이론과 체계, 프로세스를 꼭 만들자. 기존 방식 따라 하기가 아니라 내 방식을 새롭게 창조하는 것이다. 일 못하는 사람이 보이는 3가지 전형적인 특징, 일못러 탈출을 위한 4가지 사전 정복과제, 4가지 과제 정복 후 달성해야 할 3가지 법칙... 이렇게 나만의 원칙을 한 번 세워보면 어떨까? 어려워 보이지만 방법만 알면 분명히 할 수 있다.


지미 핸드릭스의 성공 비결! 당신도 그렇게 할 수 있다. 그러려면 나만의 이론, 나만의 방식을 확실하게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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