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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바치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주변에 있나요?

일못러에서 벗어나기

by 보이저

윤식 씨는 3년 차 사원이다. 하루하루 정신없이 쳇바퀴 돌아가는 듯한 삶을 살며 살아가고 있다. 사실 그는 일센스가 다소 부족했다. 그러다 보니 매일 살얼음판 위를 걷는 듯한 기분 속에서 직장을 다니고 있는 것이 현실이었다. 그런데 최근 한 과장이라는 사람이 같은 팀으로 오면서 큰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그는 고자질하기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팀에서 일어난 일은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다 팀장에게 일러바치는 사람이었다.


팩트만 이야기하면 그나마 다행이다. 자기가 조금이라도 서운하게 생각했던 것, 기분 나쁘게 생각했던 것들이 있으면 사실을 부풀려서 팀장에게 미주알고주알 떠들어댔다. 겉으로는 사람 좋은 척은 다 하면서 뒤에서는 다른 사람 흉보고 고자질하는 겉 다르고 속 다른 사람이었던 것이다.


한 과장은 특히나 윤식 씨를 싫어하고 무시했다. 그가 조금이라도 자기 눈 밖에 나는 행동을 하면 가만히 참지 않았다. 일일이 다 적어서 팀장에게 보고했다. 팀장은 전적으로 한 과장 편에서 윤식 씨를 질책하였다. 윤식 씨가 해명을 하려고 하면 변명하고 거짓말하려고 한다고 그를 막 몰아세우기 일쑤였다.


윤식 씨는 혼란에 빠졌다. 내가 그렇게 형편없는 인간인 건가? 한 과장이 유독 나를 더 괴롭히는 이유가 무엇일까? 윤식 씨는 이제 사무실에 들어오면 눈치부터 보는 게 습관이 되었다. 혹시라도 꼬투리 잡힐까 봐 말도 잘 안 하게 되고 한 과장 근처로는 가지도 않으려고 했다. 소심하게 변하고 만 것이다. 이 상황이 너무나 답답하기만 하다.



왜 일러바치기를 하게 될까?


유난히 일러바치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 사무실에서 벌어진 일은 참말, 거짓말 다 보태서 상사에게 일일이 다 보고하는 유형이다. 대놓고 이런 짓을 하는 사람도 있지만. 대다수는 보이지 않게 뒤에서 이런 행동을 한다. 그래서 티가 잘 나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이들은 왜 일러바치기를 하게 되는 것일까?



1. 상사의 환심을 사고 싶어 한다.

상사들은 사실 밑의 직원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고 어떤 행동을 하고 있는지 알고 싶어 한다. 중요한 정보를 상사에게 제공하면서 나는 당신이 필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어요.. 이런 메시지를 주고 싶어 하는 것이다. 그렇게 상사와의 유대관계를 강화하고 싶어 한다.



2. 복수심이 강하다

내가 당한 것은 절대 갚아줘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이다. 사소한 것이라도 내 기분을 상하게 한다면 절대 용납하지 않는다. 내가 직접 칼을 휘두를 수 없다면, 내 윗사람의 손을 빌려서라도 꼭 복수하려고 한다.



3. 지배욕구가 강하다

나에게 유리한 환경을 만들고 싶어 한다. 이런 일이 몇 번 반복되면 사람들은 조금씩 내 눈치를 보기 시작한다. 저 사람에게 조금이라도 밉보이면 큰일 난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자연히 내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려고 하게 되고, 그렇게 나에게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된다.




일러바치기가 가져오는 피해


서로가 서로를 믿지 못하게 된다. 내가 하는 행동들, 말 하나하나가 다 꼬투리가 잡힐 수 있다 보니 최대한 그 사람을 멀리하게 된다. 말을 하더라도 꼭 필요한 말만 하고 끝내게 된다. 당연히 이 사람과는 말하는 상황을 피하려고 하다 보니 제 때 정보가 공유되지 못하는 일도 자주 발생한다.


조선시대의 오가작통법이나 북한의 5호 담당제를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둘 다 주민들을 통제하기 위해 제정된 악법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다섯 가구를 한 그룹으로 묶어서 그 가구 중 한 곳에서 체제에 비판적인 행위가 적발될 경우 남은 네 가구를 같이 처벌하는 것이다. 이러면 내가 처벌받지 않기 위해 조금만 낌새가 이상해도 일러바치게 된다. 이러면 이웃 간에 무슨 정이라는 게 있고 협동 이런 게 가능하겠는가? 이처럼 일러바치기는 팀 전체를 파괴하는 악한 행동이다.




일러바치기에 대처하는 방법


일러바치기를 그냥 방치하면 안 된다. 가랑비에 옷 젖는다고 이걸 그냥 두면 대미지가 점점 쌓이게 된다. 권투에서 잽을 그냥 계속 맞으면 그 충격이 점점 누적되어 몸을 지탱하기 힘들어지는 것과 같다.



1. 리더와 직접 이야기하자


일러바치기 좋아하는 사람이 주로 고자질하는 대상은 리더이다. 그 리더도 그런 이야기를 자꾸 듣다 보면 점점 나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게 된다. 허구한 날 내가 지각한다느니, 주변에 팀장 욕을 하고 다닌다던지, 이번 달 실적을 하루 늦게 보냈는데, 그 자료도 틀려있더라는 이야기를 한다던지 이런 이야기를 듣게 되면 당연히 나를 보는 눈이 좋을 리가 없다.


직접 리더와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자. 그 사람이 나에 대해 나쁜 소리를 한다 이렇게 대놓고 말하기보다는, 요즘 나에 대한 이런 소문이 있다던데 이건 이래서 사실이 아니다 이렇게 말하는 것이다. 만약 내가 잘못한 게 맞다면 인정하면서 재발방지 방법도 같이 말하는 게 좋다.


고자질 좋아하는 사람이 내가 점심 먹고 사무실에 늦게 복귀했다고 일렀다는 사실을 알아챈 경우 이렇게 이야기해 보자.


"어제 점심시간에 오랜만에 친한 친구랑 식사를 하다 보니 사무실에 늦게 복귀하였습니다. 사전에 팀장님께 사정을 말씀드려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죄송합니다. 앞으로 이런 일이 있으면 꼭 팀장님께 먼저 보고 드리겠습니다!"


내 이야기가 그 고자질쟁이 입을 통해 들어가지 않도록, 내가 미주알고주알 내 일에 대해 먼저 이야기하는 것이다.




2. 빌미를 절대 주지말자


일단 먹이를 주면 안 된다. 더러운 오물이 있는 곳에는 당연히 파리떼가 들끓는다. 그런 오물을 만들지 말자. 일러바치기 좋아하는 사람이 꼬이지 않게 빌미를 절대 주지 않는 것이다.


팀장이 두 번 말하는 것을 싫어하는 경우, 말귀를 잘 알아듣지 못하는 것은 큰 약점이 된다. 시킨 것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한 경우 일러바치기 아주 좋은 소재가 생기는 것이다. 이럴 때는 다른 것보다도 주변 사람들 말 잘 알아듣는데 가장 우선순위를 두어야 한다.


만일 팀장이 근태에 민감하다면, 조금 센스 있게 사무실에 20분 전에는 와서, 퇴근 시간 20분 뒤에 가고, 점심시간 1시간도 칼같이 지키는 것이 좋다. 그러면 팀장에게 고자질할만한 소재가 줄어들기 때문에 내가 표적이 되는 경우가 줄어들게 된다.




3. 나에 대한 불만이 무엇인지 파악하자


일러바치기 좋아하는 사람은 대체로 타깃을 정해서 그 사람만 집요하게 공격한다. 정글의 맹수가 사냥감을 정했을 때, 다른 초식동물들은 거들떠도 보지 않는다. 한 번 점찍은 그 특정 동물만 죽기 살기로 쫓아간다.


일러바치기 좋아하는 사람 정신 수준도 딱 정글의 맹수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저급하다는 의미이지만, 그만큼 동물적 감각 하나만큼은 뛰어나다는 뜻이기도 한다.

대체로 이들은 내가 뭔가 그들에게 서운하게 한 게 있는데, 제대로 해결되지 않은 것이 있으면 이게 시발점이 되어 나를 집요하게 파헤치고 일러바치게 된다.


그렇다고 이 사람들에게 직접 가서 "불만이 뭐예요? 도대체 왜 나한테 그러시는 거죠?" 그렇게 물어볼 수는 없다. 주변 사람을 통해 넌지시 파악해 보자. "그분이 저를 싫어하시는 것 같은데, 왜 그런 걸까요?" 그러면 자기 생각을 말해줄 것이다. 그들도 주변에서 보고 들은 것이 있기 때문에 이야기해 줄 것이다. 만일 내가 자초한 측면이 크다면 일단 나도 그 문제는 고치는 것이 바람직하다.




4. 강하게 경고하자


정말 도를 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건 사람을 공개적으로 망신 주고 내 사생활까지 다 파헤치고 이러는 수준이라면 이건 그냥 참아서는 안 된다. 칼을 빼들어야 한다.


참지 말고 이 때는 리더에게 이야기하자. 이런 부분이 불쾌하고 이건 잘못된 것 같다고 설명하는 것이다. 가끔 직장 내 괴롭힘으로 신고할까 생각도 든다고 하면 리더도 뜨끔할 것이다. 일이 커지면 본인에게도 좋을 것이 없이 때문이다. 강한 경고의 메시지를 내보낼 필요가 있다. 이 정도 했는데도 효과가 없으면 그때는 신고도 생각해 보자.




마무리하며


팀원들 사생활이나 직장 내 실수들, 옷차림, 근태, 말한 내용들 이런 것들을 리더에게 다 일러바치는 사람들이 있다. 이게 본인은 티가 안 나게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건 착각이다. 꼬리가 길면 밟히는 법이다. 대체로 내가 일을 못하거나, 팀원들과의 관계가 원만하지 못한 경우, 내 편을 들어주는 사람이 없게 된다. 이때 일러바치기 좋아하는 사람의 먹잇감이 되기 쉽다. 과거에 내가 뭔가 서운하게 한 일이 있었고 이게 잘 해결되지 않은 것 때문에도 이런 일이 발생할 때가 있다.


일단 원인부터 파악하자. 그리고 그 일러바침의 대상이 되는 사람(리더일 경우가 많다)에게 사실 내가 그때 이런 이유 때문에 그랬다고 자세하게 이야기하자. 변명을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실수했거나 잘못한 것이 있다면 솔직하게 내 입으로 말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 입을 통해 듣는 것과 당사자 입으로 듣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그리고 도를 넘는다고 생각하면 절대 그냥 넘어가지 말자. 이건 엄연한 직장 내 괴롭힘 사유가 될 수 있으니 최후의 카드로 직장 내 괴롭힘도 만지작 거려보자. 다만 이건 후유증이 크니 신중하게 생각하자. 독가스를 살포하면 그 가스가 적군에게만 가는 것이 아니라 아군에게도 오기 때문이다.


일러바치는 사람이 주변에 있다는 것은 엄청난 스트레스이다. 이건 꼭 해결하고 넘어가야 한다. 가뜩이나 힘든 직장 생활이 이런 사람 때문에 더 힘들어지지 않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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