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못러 탈출하기
몇 달 전, 가슴 아픈 소식이 있었다.
영주시청 소속 한 공무원이 스스로 세상을 등지면서
"직장에서 다들 나 때문에 힘들다고 한다. 소외되는 기분에 더 이상 사무실 나가는 것이 너무나 두렵다"고 마지막 유언을 남겼다는 소식이다.
누군가는 너무 나약하다고 비난할 수도 있지만 나는 이 분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한다.
회사에서 일을 못한다고 낙인이 찍히는 고통은 상상을 초월한다.
이런 환경에서는 생각의 폭이 좁아지고 합리적인 생각을 하기 어렵다. 눈앞의 고통이 엄청나기에 어떻게든 그 고통에서 탈출하는 것에만 모든 관심이 집중되는 것이다.
이분의 사례가 극단적인 수도 있지만, 이 대한민국에는 수많은 직장인들이 비슷한 고통을 겪으며 죽고 싶다는 생각까지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너무 마음이 아프다. 남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 분 역시 집에 돌아와서는 아이들의 엄마, 아빠로, 누군가의 아들, 딸로 아무렇지 않은 듯 웃으며 지내야 하지만 속은 새카맣게 타들어 갔을 것이다. 기분을 그 누구도 모를 것이다.
이 고통이 언제 끝나는지 누가 알려줄 수만 있다면 아마 대부분은 고통을 견뎌낼 것이다. 그러나 언제까지 갈지 알려주는 사람도 없고, 끝나기는 커녕 점점 터널 깊숙이 들어가는 기분은 사람을 지치게 한다.
나 역시 직장에서 이런 고통을 겪은 사람으로서 다시는 이런 비극이 안 생기게 하고 싶다.
"다 잘될거야~" 식의 막연한 다짐이 아니라 정말 필요한 내용을 알려드리고자 한다.
회사 생활이 재미있기는 어렵다. 그러나 죽을 만큼 괴롭고 힘들어서는 안 된다.
인간은 누구나 존엄성이 있고 이 존엄성이 훼손되어서는 안 된다.
여러분들이 존엄성을 훼손당하지 않고 회사에서 자기 방어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드리고자 한다.
이 방법들만 숙지하면 비록 내가 회사에 별 가치를 두고 있지 않아도, 삶의 중심이 회사를 향하고 있지 않더라도 최악의 상황으로 흐르는 것만큼은 막을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1. 회사에 있는 게 그리 나쁘지 않다. 좋다고까지 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힘들고 괴롭고 짜증 나는 것은 아니다.
2. 회사에 있으면 에너지가 다 떨어지는 느낌이고, 회사에 머무는 것이 답답하다. 사람들과 같이 지내고 어울리는게 힘들기만 하다. 빨리 퇴근하고 집에 갔으면 좋겠다.
그렇다면 회사가 잘 맞지 않아서 일을 잘 못하게 되는 것일까?
일을 잘 못하다 보니 회사가 잘 맞지 않게 되는 것일까?
나는 분명히 전자라고 생각한다. 분명히 회사에 맞는 체질이 있고 아닌 체질이 있다.
회사에 맞는 체질이란 자기 의사 표현이 분명하고 꼼꼼하며 다른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 활달한 성격을 의미한다. 한마디로 야무지고 사교적인 사람인데, 이 성격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회사 생활은 한마디로 작은 옷을 억지로 껴입는 것처럼 불편하게 느껴지게 된다.
나 역시도 혼자 읽기 좋아하고 사색하는 것을 좋아하는 내성적인 성격이라 친한 친구가 많지 않았다.학창시절 내내 나사가 빠진 것 같다는 평가도 여러 차례 듣던 터라 꼼꼼함과는 정말 거리가 멀었다.
(다음 글에서는 내가 일을 잘 못하는 일못러인지 아닌지 자가 테스트를 알려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