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컨추리우먼 Apr 25. 2022

새로운 한 주의 시작!

25년 차 직장인


  새로운 한 주 시작이다. 아침부터 날씨가 흐리다. 저녁에는 비가 내린다는데 이번 비는 농사일에 큰 도움이 될 거고 건조했던 공기가 촉촉해지니 산불방지에도 도움이 된다.


어제는 오래간만에 보양식 내기 스크린골프를 쳤다. 장소는 돌아가면서 게임을 하는데 어제 갔던 곳은 실외 스크린이라 실제로 연습장에서 치는 맛이 있다. 코스 난이도는 필드 5, 그린 3으로 했다. 그린 난이도가 높지 않아 부담 없다. 코스 난이도가 높으니 남자들에게 불리하고 거리가 짧은 여성들에게 유리하다. 난 초반부터 운 좋게 잘 맞았다. 버디도 잡고 마지막 홀까지 선두를 유지했다. 이곳에 처음 온 선배는 기기에 적응하느라 고생을 했고 한 두 번 와본 친구는 금방 적응했다. 2등과 3등은 서로 엎치락뒤치락하며 순위가 바뀌어서 박빙이었다. 2등 한 친구는 버디로 도망가다가 오비로 망하고 3등 하던 추격자는 파와 보기로 뒤집기에 성공했다. 결국 멀리건이 남은 자가 이겼다. 그것도 겨우 한 타 차로. 우린 너무 웃어서 수명이 10년은 늘어난 거 같다. 지금까지 스크린 게임 중 가장 박진감 넘치고 가장 많이 웃은 날이다. 사람들이 스포츠에 열광하는 이유를 알 거 같다. 게임은 역시 승부가 갈려야 제맛이다.


저녁 식사 장소는 계절의 별미 메밀 국숫집으로 정했다. 판 메밀에 수육이 세트 메뉴로 나오고 거기다가 왕만두를 두 접시나 시켰다. 살얼음이 들어간 간장 육수에 무즙과 대파, 고추냉이를 넣어 간을 맞추고 메밀국수를 넣고 김 가루를 뿌려서 한 젓가락 호로록 먹으니 여름이 성큼 다가온 느낌이다. 뭐니 뭐니 해도 맛있는 밥은 얻어먹는 밥이 제일이다. 3등과 4등은 사이좋게 밥값을 낸다. 배부르게 먹고 다음에 만날 날을 잡은 뒤에 우린 헤어졌다. 난 지금까지 한 번도 밥값을 내지 않았다. 벌써 다섯 번은 만났을 텐데 난 운 좋게 2등 안에 들었다. 매번 얻어먹어 미안한 마음도 들지만 나도 언젠가는 밥값을 낼 수도 있으므로 조용히 얻어먹는다. 가족 단톡방에 결과를 올리면 신랑과 아이들은 환호한다. 축하한다며 이모티콘을 보내준다. 그 덕에 난 다음에도 꼭 이겨야겠다는 다짐을 한다. 신랑은 우리 집 가계부를 위해서도 꼭 이기라고 응원해준다. 가족이 있어 고맙다.


아침에 사무실 들어오니 우리 팀은 다들 출장을 가고 아무도 없다. 본격적으로 정상 등교를 하게 되니 학교나 유치원에 급식 점검을 나가야 하고 민원이 들어오면 거기도 나가봐야 한다. 지난 금요일에도 아침 일찍 민원 학교에 갔는데 영양교사가 마침 연가를 내고 자리를 비웠다. 나와 직원은 할 수 없이 학교 관계자만 만나고 오늘 다시 직원만 출장을 나갔다. 민원 내용은 학교급식이 맛이 없고, 양을 적게 주며 식품비 비율만큼 급식비로 사용하는지 의심이 된다는 내용이었다. 민원인은 이미 지원청으로 여러 번 민원을 넣었던 학부모라 하는데 조사를 해서 요구사항을 충족시키지 않으면 언론에 제보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고 한다.


학교나 교육청은 쏟아지는 각종 민원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진정한 건의 사항이나 잘못된 내용에 대한 시정을 요구하는 민원이라면 야근을 해서라도 처리해야 한다. 단순히 꼬투리를 잡으려는 민원이나 다른 불만 사항을 해소하려는 민원은 처리하면서도 허탈하다. 학교에 방문하는 우리도 참 미안하다. 안 그래도 힘드신데 상급 기관에서 나오면 학교 현장은 얼마나 더 기운이 빠질 것인가. 이번 주는 별일 없이 잘 지나가기를 기원해본다.

작가의 이전글 내 시간은 어떻게 흘러가고 있을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