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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컨추리우먼 Oct 05. 2022

중심을 잡고 나를 찾자!

25년 차 직장인

새벽에 겨우 잠들었는데 아침 일찍 눈이 떠진다. 출근하기 싫은 날인데 30분 일찍 가야 한다. 매주 수, 금요일은 <가족 행복의 날>이라 30분 일찍 출근하고 일찍 퇴근한다. 30분인데도 출근 때는 쫓기고 퇴근 때는 가볍다. 아침부터 로봇처럼 노조의 전화에 쫓기다가 겨우 퇴근한다.


노조는 무조건 대표자 면담을 요구한다. 부서장도 국장도 안중에 없다. 요구사항을 들어주지 않으면 무조건 교육감님을 만나자고 요구한다.


노조에서 보낸 공문을 해당 부서에 전달하고 대책을 마련해서 달라고 했다. 국장님은 상황을 정리해서 대표님께 보고하라고 하신다. 오후에는 직원 연수를 하고 간부들은 워크숍을 떠났다.


비서실에서는 특정 노조만의 요구사항이니 국장님 선에서 해결하라고 한다. 내일 국장님께 보고하고 답을 들어야 한다. 3개 부서에서 요구사항을 분석한다. 대책을 마련해서 협의한 뒤에 협상을 진행해야 한다. 서두른다고 해결될리는 없다. 그렇지만 노조는 몰아붙인다. 임금협상을 시작하는 비정규직 노조에게 이번 사건은 전의를 다지는 기폭제가 된다.


오후가 되자 편두통이 온다. 타이레놀을 한 알 먹고 바람을 쏘이려 사무실 밖으로 나왔다. 하늘은 파랗고 나무는 푸르르다. 이렇게 좋은 계절에 왜 이리 힘든 걸까?


아침에 단톡방에 올라온 기사 스크랩을 보며 공감했다.


"바쁨은 다가올 고갈과 불행의 불길한 징조다.

당장 시간의 속도를 멈춰라! 그리고 자기만의 시간에 머물도록 애써야 한다."


 맞다. 내가 지금 불행하다 느끼는 이유는 나만의 시간을 보내지 못하고 일에 치여 중심을 잃은 이유다.


사무실에 들어와 탁상 달력과 거울 위치를 바꾸었다. 거울을 들여다보니 창 밖에 하늘이 보였다. 각도를 조금 바꾸었을 뿐인데 고개를 돌리지 않아도 하늘을 보니 저절로 힐링이 된다. 다시 기운을 내본다. 중심을 잡고 나를 찾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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