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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컨추리우먼 Oct 07. 2022

울산으로 고고~

25년 차 직장인


아침 일찍 집을 나섰다. 7시에  광명역으로 가서 기차를 타고 울산에 간다. 전국체전이 열리는 날이다. 옆팀이 체육팀이라 격려와 응원차 간다.


7시 10분에 만나기로 했는데 핸드폰을 두고 온 사람이 있어 출발이 조금 늦었다. 그런데 고속도로에 들어가니 차가 밀린다. 기차 시간이 8시 17분인데 도착 예정시간이 28분이다.


운전하는 직원이 갑자기 갓길로 진입했다. 이번 기차를 놓치면 다음 기차는 한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비상등을 켜고. 갓길로 달려 플랫폼에 도착하니 8시 15분이다.  커피와 샌드위치를 샀다. 주차하고 온 직원은 17분이 되자 뛰어왔다. 휴~  


열차에 탄 우리는 복도에서 커피와 샌드위치를 나누어 먹었다. 숨을 고른 뒤에 객차로 들어갔다. 자리 잡고 앉아 서머싯 몸의 소설 인생의 베일을 펼쳤다. 온 텍트 북클럽 10월 도서다. 인간의 굴레나 단편소설집은 읽었는데 이 책은 처음이다.


결혼한 여자가 다른 남자를 만난다. 남편은 지루한데 그 남자는 즐겁다. 여자는 남자를 구하다가 혼기를 놓쳤고 여동생이 결혼한다 하니 부랴부랴 결혼식을 올린다. 남편에 대해 아는 건 거의 없다. 그저 자기를 좋아한다는 말에 결혼을 수락했다. 시작부터 흥미롭다.


울산역에 도착해서 태화강을 지나 순두부 맛집을 검색해서 들어갔다. 보쌈도 맛있고 직접 만든 순두부도 고소하다. 시장이 반찬이다. 배불리 먹고 카페로 갔다. 블루샥이라는 카페 체인점인 듯한데 내부가 깔끔하다. 흰 벽에 고래 지느러미를 파랗게 붙였다. 시그니쳐 메뉴라는 샥 라테를 주문했다. 얼음이 두 개 들어가서 시원하고 달달한 맛이 났다.  


이제 핸드볼 경기장으로 갔다. 응원하러 갔으니 응원을 해야 한다. 여고 핸드볼 예선전인데 목청껏 응원했으나 아쉽게 한 점 차로 졌다. 선수들은 울기 시작했다. 우리도 먹먹했다. 오늘을 위해 땀 흘렸을 노고를 생각하니 마음이 짠했다. 수고했다며 큰 박수를 보내주었다.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다. 기차역으로 가서 차 한잔 마시고 올라왔다. 긴 하루가 지났다. 운전하느라 애써준 직원에게 감사하며 남은 기간 멋진 경기를 보여주길 바라며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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