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컨추리우먼 Oct 11. 2022

연휴가 지난 출근길

25년 차 직장인

꿀맛 같았던 연휴가 끝났다. 아침에 시계를 열 번은 보고 겨우 일어났다. 출근하기 싫다를 열 번 반복하고 출근했다. 어쩔 수 없는 직장인의 아침이다.


연휴 동안 무얼 했나. 비 내리는 일요일 오전에는 서울 한국체육대에 가서 바벨 운동 8주간 실시한 뒤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 체력 테스트를 했다. 체지방 검사도 했는데 8주 전보다 나아진 게 없다. 살이 더 빠지지도 않았고 체력이 더 늘지도 않았다. 세밀한 분석을 해 봐야 알겠지만 8주간 바벨 운동을 하며 건강관리를 했다는데 의미를 두고 싶다. 테스트가 끝나고 트레이나 선생님과 근처 쌀 국숫집에 가서 소고기가 얹어진 쌀국수를 먹었다. 따뜻한 국물이 들어가니 쌀쌀한 날씨에 딱 어울렸다.



오후에는 한 5개월 만에 파마를 했다. 염색을 해야 하기 때문에 미용실에 한 달에 한 번 찍은 가야 한다. 염색을 하지 않으면 바로 할머니가 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파마를 잘 안 하는 이유는 자칫 잘못하면 나이 들어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오래간만에 파마를 하니 기분이 상쾌하다.



일요일 저녁이 되어도 마음이 편한 건 다음 날도 쉬기 때문이다. 한글날 대체 휴무일인 월요일에는 느긋하게 일어나 연습장에 갔다가 오후에는 스크린골프 대결을 했다. 지난 주말에는 완전 패배를 했는데 어제는 첫 홀부터 파를 했다. 시작이 순조로웠다. 늘 잘 치는 동료와 전반 스코어가 똑같았다. 그 친구는 놀라며 비결을 물었다. 계속 동점이다가 마지막 홀에서 그 친구는 더블파를 했다. 결국 내가 일등을 했다.



살다 보니 이런 일도 있다. 일행들도 놀라고 난 맛있는 저녁식사를 얻어먹었다. 지는 사람이 밥을 사는 규칙은 내가 살 때는 가슴 아프지만 남이 사 주면 꿀맛이다. 커피까지 마시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다음 달에는 포썸 게임을 하기로 약속했다. 집에 가서 가족들에게 자랑을 했다. 모두 축하한다며 덕담을 해 준다. 골프채 바꿔주며 연습하라고 독려해 준 신랑이 제일 좋아한다. 고마운 신랑이다.



월요일 같은 화요일에 출근하니 아침부터 노조는 기자회견을 하며 조리실 환경개선과 근로자 배치기준 하향 조정을 요구했다. 임금교섭을 시작하며 다음 달 초에는 전국 급식 노동자들이 총파업을 한다고 한다. 임금교섭은 교육부에서 주관하지만 배치기준 조정이나 환경개선은 개별 사안이다. 노조의 요구사항을 모두 수용하긴 어렵다. 버티는 수밖에 없다.



언제 다시 연휴가 오려나. 4일만 버티면 주말이다. 기다리자.

작가의 이전글 울산으로 고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