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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컨추리우먼 Nov 28. 2021

자녀를 미대에 보내려면

큰딸과 작은 딸


우리 아이들은 미술을 좋아합니다.
 
큰 애는 실내디자인을 전공하고 있고, 막내는 시각디자인을 하고 싶어 하면서 패션디자인을 전공합니다.
 
나에게 없는 재능이 아이들에게는 있습니다. 다행일까요, 불행일까요?
 
일찍이 삼촌(신랑의 남동생)은 어릴 적부터 미술에 재능이 있었고 교내 대회에서 여러 번 수상을 했다고 합니다. 시어머니도 솜씨가 있으셨다 하니 아이들의 모든 유전자는 신랑 쪽이 우성인 거 같습니다.
 
큰애는 어릴 적부터 그리기나 만들기에 소질이 있었습니다. 찰흙으로 조각상도 잘 빚었고, 파스텔 물감으로 병이나 옷에 그리기 디자인도 잘했습니다. 머그잔 만들기 체험을 했을 때도 큰애는 작품을 완성했고, 막내와 나는 개성을 연출했습니다.
 
큰애는 무얼 해도 두각을 나타냈습니다. 큰애가 초등학교에 다닐 때 학교 행사로 교실에 들어가면 뒷면 게시판에는 꼭 큰애의 작품이 있었습니다. 초등학교부터 다니던 미술학원 원장님은 큰애가 미술에 재능이 많으니 꼭 미대를 보내라고 강조하였습니다.


미대는 어떻게 보내는 걸까요? 그냥 미술만 잘하면 되는 걸까요? 막연히 기대도 되면서 걱정도 되었습니다.
 
아이들은 주말이 되면 엄마와 함께 도서관이나 예술회관에서 실시하는 각종 축제를 따라다녔습니다. 어린이 열람실에서 책도 읽고, 만들기나 그리기 등의 체험활동도 했습니다. 무료 공연도 많이 보러 다녔습니다. 연극, 퍼포먼스, 음악공연, 전시회 관람 등 주말에는 집에 있지 않았습니다. 아이들은 외출을 좋아했습니다. 간식을 챙기고, 모자를 쓰고 나들이를 했습니다. 신랑은 바빴기에 나라도 아이들에게 다양한 것들을 보여주고 들려주고 싶었습니다. 아이를 키워주시던 큰엄마 댁에도 많이 갔습니다.
 
자녀를 미대에 보내려면 아이 본인의 적성이 가장 중요한 거 같습니다. 큰애는 워낙 미술에 재능이 있었지만, 막내는 다른 걸 하겠다며 고등학교 1학년 때 광고동아리를 들어갔고, 미술학원에 다니지 않았습니다. 근데 1학년 겨울방학이 되자 다시 미술을 하겠다고 엄마에게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엄마의 역할은 아이들이 하고 싶을 때까지 기다려 주면 되는 것 같습니다. 또, 중요한 건 어떻게 하면 미술교육을 잘 시킬 수 있을지 방법을 찾아내야 합니다. 큰애 때는 예술고 구경도 하고 상담도 하고 입시 미술학원에 가서 상담도 했습니다.


난 입시 미술학원에 대한 선입견이 있었습니다. 아이들의 개성이나 적성을 존중하지 않고 획일적으로 교육을 할 것이라는 편견을 가졌었습니다. 대신 개인 교습소를 추천받아 찾아다녔습니다.
 
막내는 상대적으로 쉬웠습니다. 언니의 사례를 참고하여 중학교부터 미술학원에 다녔고 예고에서 주관하는 각종 미술대회에 입상했습니다. 물론 그 고등학교를 진학하면 수상실적이 가점이라 유리했습니다. 하지만 내신이 더 중요했습니다.
 
좌충우돌 두 아이를 키우면서 참 많이 힘들었고 지금도 쉽지는 않습니다. 다만 아이들이 원하는 걸 해주고 있다는 작은 자부심이 있습니다.


자녀를 예체능으로 진학시키려면 참 많은 준비가 필요한데, 가장 중요한 건 아이들을 믿고 지지해줄 수 있는 부모의 진득한 강단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컨추리 우먼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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