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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컨추리우먼 Jan 16. 2022

꼬리에 꼬리를 무는 급식 생각

공립병설유치원 방학중 중식 어쩌지?

오늘은 일요일. 느긋하게 일어나 구글링을 했다. 온통 머릿속이 병설유치원 방학 중 중식에 꽂혀 있어 관련 자료를 검색해서 읽어보았다.


기사 내용을 분석하니 병설유치원 원아들은 초등학생들과 똑같은 메뉴로 밥을 먹는다. 급식실은 하나인데 유치원을 위해 별도 식단을 짤 수가 없기 때문이다. 매운 음식이 나와도 참고 먹어야 한다. 일부 학부모들은 국가인권위에 제소를 했다. 아이들에게 매운 음식을 먹이는 건 폭력이라고 주장했다.


유치원 원아들의 성장 속도에 맞는  급식을 제공해야 한다는 점에는 모두 공감하지만 현실적인 벽에 부딪힌다.


첫째, 유치원 급식은 학교급식법이 아니라 유아교육법에 명시되어 있어 법망이 느슨하다. 초중고등학교와 원아수 100명 이상이 있는 단설유치원에는 영양사나 영양교사가 있고 조리실무사도 있다.


둘째, 병설유치원 원아수가 적어 별도의 급식실이나 식단 구성 배식 등을 하기 어렵다. 초등학교 시설과 인력을 이용하다 보니 학기 운영도 초등학교에 맞출 수밖에 없다. 방학중 방과 후 수업을 참여하려면 도시락을 싸와야 한다. 여름철에는 식중독이 우려된다.


셋째, 2018년 누리과정 도입할 때 유치원 급식 대책을 확실히 했어야 하나 비용이 많이 든다는 이유로 흐지부지 되었다. 학교급식법상 급식은 학기 중에 제공하는 것으로 점심은 무상급식이다. 방학중 중식은 학교급식에 해당하지 않아 급식팀에서 재정적 지원을 할 수 없다.


제주도는 조리사가 병설유치원에서 근무한다. 조리사는 유치원아들을 위해 일한다. 다만 급식경비는 유아학비로 지원한다. 나머지 시도는 도시락이나 외부운반 급식을 한다.


솔직히 방학중에 선생님은 출근하지 않는다. 영양교사도 마찬가지다. 그러면 누가 출근해서 밥을 먹일 것인가?


학교에는 다양한 교육활동을 지원해주는 인력이 많이 있다. 돌봄 지도사, 전문상담사, 스포츠강사, 교무실무사, 행정실무사, 과학실무사, 전산 실무사 등등 50개가 넘는 직종의 인력들이 근무한다.


조리실무사는 회계직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우리 지역 숫자는 2,400명이 넘는다. 이분들은 더운 여름이나 추운 겨울에도 급식실에서 밥을 하느라 고생을 많이 하신다. 그 고충을 이루 헤아리기 어렵다. 그분들 덕분에 아이들이나 교직원들이 따뜻한 식사를 할 수 있다.


시대가 바뀌고 여건이 나아지면서 근로자들의 목소리가 커졌다. 공무원이 아니기 때문에 더 눈치 볼 것도 없이 당차다. 일을 하자고 하면 응당한 대가를 요구한다.


결국 일은 사람이 해야 하는데 과연 이분들이 방학중에 아이들 급식을 위해 출근을 해줄까? 의문에 의문을 더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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