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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컨추리우먼 Mar 08. 2022

학교급식 현장을 가다.

25년 차 직장인


아침부터 관내 초등학교에 급식현황을 확인하러 갔다. 교직원 학생 포함 점심식사 인원이 2천 명이 넘는다. 조리실무사 13명 배식원 6명에 영양교사 영양사까지 21명이 근무한다.

유치원생도 100명이 넘기 때문에 일이 많은 건 사실이다. 해서 올해 3월부터 조리실무사를 1명 늘려주었다.


아침 9시부터 조리 준비가 시작되었다. 김치를 썰고 야채를 썰고 닭을 삶는다. 10시가 되자 조리가 시작되고 11시가 되자 유치원부터 배식이 시작된다. 유치원생들은 식판에 밥 국 반찬을 모두 담아 테이블에 올려주고 아이들은 차례로 들어와 밥을 먹는다. 노랑 분홍 마스크를 쓰고 수저통을 들고 들어오는 아이들이 너무 귀엽다.


좀 있다가 초등 저학년 아이들이 들어온다. 선생님을 따라 줄을 선 아이들이 식판에 수저를 주면 앙증맞은 손으로 잘 들어 밥과 반찬과 국을 받아 조심조심 정해진 식탁으로 걸어가서 앉는다.


끼 식사를 제공하기 위해 아침 일찍 출근해서 일하는 분들이 계시고 아이들이 맛있게 밥 먹을 수 있도록 챙겨주시는 선생님이 계시다. 소중한 우리 아이들이 맛있게 먹고 자라서 이 나라의 일꾼이 된다. 얼마나 귀한 자녀들인가?


밥 먹는 모습을 보며 뿌듯한 마음으로 사무실에 들어왔다. 직원들과 교직원 식당에 가서 밥을 먹는데 오늘따라 밥이 귀하고 만들어준 분들께 감사한 마음이다.


조리실무사 노조에서는 급식 종사자들이 코로나 확진으로 결원이 얼마나 생기는지 자료를 달라며 면담을 요청했다. 그걸 알아낸들 대책이 있을까? 노조가 대신 가서 일해줄 것도 아니고 어차피 간편식이나 대체식을 하라고 안내를 했으니 코로나 상황이 종식될 때까지 협력해야 할 일인데 만나면 무슨 수가 날 수 있을까?


무조건 교육청에서 책임지라고 하면 안 될 일인데 참으로 답답하다. 학교마다 직원들이 남의 탓하지 말고 스스로 답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면 좋겠다.


날마다 "인력 달라 힘들다."라는 말을 들으니 이제 귀가 따갑다. 언제까지 듣기만 해야 할까? 우이독경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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