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 KBS <시사기획 창>, '이태원에서 MZ를 생각하다' 찾아 보다 화들짝 놀람.
10.29 이태원 참사 당일, 6호선 열차에서 이 친구들과 마주쳤다.
예전 글에서 썼듯이, 참사가 일어나던 10시 15분에서 20분 사이 정도 이태원역을 지나쳤는데, 엄청나게 많은 젊은 승객들이 내리고 타기를 반복하던 그때 완벽하게 텔레토비 코스프레를 한 네 청년이 열차 같은 칸에 탔더랬다.
뭔가 굉장히 만족스럽고, '내가 좀 잘 했지'하던 표정으로 들떠있던, 20대 중반 정도로 보이던 네 친구들. 한 친구는 지하철을 타는 거 자체가 힘들었는지 열차 바닥에 주저 앉기도 했고.
속으로, '니네는 더 놀지 않고 왜 이리 일찍가니. 재밌게 놀았구나' 싶었는데, 참사 직후 이 친구들이 바로 떠올랐었다. 얘네들도 더 놀았다면, 참사가 난 그 골목에 있었다면... 내가 이태원 역에서 내렸다면 마주했을 그 아비규환도 떠오르고.
하아. 15일이 흘렀지만, 생존자들과 유가족들의 충격과 슬픔이 제대로 위로됐는지 의문이고, 사죄해야 할 책임자들은 '폼 나게' 면피하고 있다는데 분노가 가시질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