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해운대를 여행했다.
이번 해운대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건 바로 해변열차이다.
블루라인파크가 생겼을 때 정도에 부산으로 여행온 적이 있었는데 그때는 블루라인파크가 있는지도 몰라서 타지 못했다. 이번엔 꼭 해변열차를 타고 싶었다.
블루라인파크는 스카이캡슐과 해변열차가 있다. 스카이캡슐은 두 명이 타서 더 프라이빗하지만 느리고 노선이 길지 않다는 단점이 있었다. 그래도 우리는 스카이캡슐을 타고 싶었다.
매표소에 가니 오전임에도 불구하고 다음 스카이캡슐은 오후 2시 넘어서 탈 수 있다고 했다.
우리는 고민하지도 않고 바로 해변열차를 탔다.
해변열차는 정말 좋았다.
기차여행의 낭만에 해변뷰를 섞어놓았다.
우리는 기차에서 나란히 앉아서 바다를 바라봤다.
해변열차 옆으로는 산책로가 잘 되어있었기 때문에 걷는 사람들도 많이 보였다.
적막한 풍경이 아니라 사람 사는 냄새가 나는 바다풍경이었다.
해변열차는 중간중간의 정류장에 내릴 수도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첫 정류장에서 마지막 정류장까지 갔다.
보통 차든 기차든 비행기든 앞으로 보고 가는데 옆을 보는 경험은 처음이었다.
나는 창가자리를 좋아한다.
비행기를 탈 때도 창가를 선호하고, 기차를 탈 때도 창가자리가 좋다.
멀리서 바라보는 모습, 휙휙 지나가는 바깥풍경이 좋다.
평상시 걸어서는 할 수 없는 시야와 속도이기 때문에 좋았다.
지금까지 창가자리에서 바깥을 보려면 몸을 틀어야 했다.
하지만 이번에 탄 해변열차는 바깥을 바라보게 앉을 수 있어서 무엇보다도 좋았다.
나는 뷰가 좋은 카페를 좋아한다.
바닷가뷰 카페를 선호한다.
나에겐 그런 느낌이었다.
계속 바다를 바라보지만 바다가 움직이는 게 아니라 내가 움직이면서 풍경이 빠르게 변하는 게 재미있었다.
또 좋았던 건 바로 남편과 함께 있다는 것이다.
해변열차를 혼자 탔으면 쓸쓸한 느낌이 들었을 것 같다.
그런데 남편과 함께 옆에서 같은 곳을 바라보는 게 행복했다.
가슴이 차오르는 행복감이 들어서 손을 꼭 잡았다.
함께 탄 해변열차에서 함께 바라봤던 풍경을 잊지 못할 것이다.
해변열차를 타고나서 블루라인파크 미포정거장을 벗어나면 바로 '미포어묵'이 보인다.
깔끔한 하늘색 푸드트럭 느낌의 점포는 왠지 관광객을 대상으로 바가지를 부릴 것 같은 외관이었다.
남편이 어묵을 사 먹자고 하면서 나도 먹을 건지 물어봤다.
"나는 안 먹을래요."
부산여행을 와서 끼니마다 맛있는 음식을 사 먹고 있었기 때문에 어묵을 굳이 사 먹고 싶지는 않았다.
남편이 맛만 보라면서 어묵을 한 입 줬다.
눈이 번쩍 떠졌다.
"아닛! 이 맛은?!!"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맛있었다.
매콤한 어묵이 국물부터 소스가 잘 배어 있었다.
"부산은 모든 어묵이 이렇게 맛있나?"
미포어묵을 먹고 나서 부산어묵의 매력에 눈을 떠서 그다음에 눈에 보이는 길거리 어묵을 다 사 먹었지만, 처음 맛봤던 미포어묵이 가장 맛있는 것 같다.
"여행 와서는 다 시도해봐야 하나 봐."
여행을 오니 평범한 어묵도 스페셜하고 맛있는 어묵으로 탈바꿈한다.
부산에 오니 부산어묵이라 그런지 어묵도 더 맛있었다.
"여보. 미포어묵을 안 지나치고 먹어줘서 고마워요.
덕분에 맛있는 어묵을 먹었어요."